
저 아래
요코하마 베이브리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랐다
이 언덕에 넓디넓은 공원이 있었으니
그 공원 이름도 이름하여
요코하마 야마테에 있는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이다.
지금 가을 장미가 한창이라 하여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으로 달려갔다.

2년 전 5월 봄날 이른 아침에 남편과 나는 카메라를 메고
장미가 한창인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에 갔다.
그 해에 남편은 정년퇴직을 했기에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시절이었다.
고요한 공원의 코끝으로 스며드는 상쾌한 아침 공기와 신선한 장미 향기
은은하게 와닿는 형형색색의 장미와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피어있는 키 작은 꽃들의 조화로움
아름드리나무 사이사이로 비춰드는 아침 햇살에 더욱 아름다워진 신록의 눈부심
남편이 사진을 찍으며
"이런 공원에서 일을 하면 참 좋겠네" 하며
그냥 스쳐 지나가는 소리로 무심코 그러한 말을 흘러 보냈다.
그런데 IT분야에서 평생 책상 앞에 앉아서 일하던 사람이 이러한 공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될 줄이야
말이 씨가 된다고 그렇게 무심코 흘러 보낸 말이 그로부터 일 년 후
4월 봄날에 이 공원에 첫 출근을 하여 아르바이트가 시작되었다
그날은 축하의 팡파르를 울려주는 듯 야마테 온 거리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남편이 푸른 작업복과 모자를 쓰고 벚꽃나무 아래서 씩~ 웃으면
내게 보내왔던 첫 출근 사진이 문득 떠 오른다.
이러한 멋진 공원에서 더구나 외국인인 남편이 일하게 되었으니
같은 연배인 일본인 지인들이 "어떻게 그 공원에서 일하게 되었냐?"며
놀라며 한 마디씩 물어왔는데 그 인연이란 것이 우리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평생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던 사람이 나이 들어 공원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일이라니 특히 여름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강한 자외선과 풀 벌레와 모기떼들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니
무더위 속에서도 옷은 완전무장으로 입어 그 옷 속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얼굴에 땀은 비 오듯 쏟아지는 육체노동이 있는 공원 아르바이트
집으로 돌아오면 찬물보다 더한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는 시간들,
장미 가지치기를 하고 쓰레기장으로 실려 가야 할 형편에 놓인 장미가 아깝다며
한아름 집으로 가져와 우리 집 거실을 장미거실로 만들어 버렸던 일들,
장미에 가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가시가 많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던 아름다운 붉은 장미였다.
가을이면 공원에 노랗게 떨어진 은행알을 주워와 은행 밥을 해 먹던 일들 등등등....
짧다면 짧을 기간이었지만 이로 말할 수 없는 많은 추억을 안고
지금은 귀국을 앞두고 그 공원일을 퇴직을 하였다.
남편은 1년 6개월 동안의 공원아르바이트는 정말 값진 체험이었으며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돈 받고 하였던 ㅎㅎ
정말 좋은 경험을 하였다고 한다.
이제는 공원에서 한걸음 물러난 제삼자가 되어
카메라를 메고 공원 산책을 나와
작업복을 입고 여전히 열심히 공원일을 하고 있는 옛 아르바이트 동료를 만나
공원 근황을 들으며 인사를 나누며 웃는 모습을 보니
그들은 남편에게 있어서 참 좋았던 시절인연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야마테(山手)에 있는 많은 서양관 중에 남편이 담당한 영국관 앞이다
언제나 이 공원에 나가기만 하면 저 잔디밭과 장미나무 앞으로 언제나 나를 데려가서
저 잔디 내가 깎았다며.. 저 장미 내가 가지치기했다며
저 낙엽 쌓인 저곳을 내가 말끔히 청소했다며...
초등학교 어린이 마냥 내게 자랑을 했다 후훗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하트하트)

시월장미는
오월 장미처럼 풍성하거나 신선한 아름다움이라기보다는
도톰하고도 소담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
시월의 풍경
시월이 가기 전에 한번 만끽해 보세요
앗! 오늘이 마지막 시월이네요~~~

가을 백일홍인가??
색깔도 모양도 예쁘기 그지없다




















나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아 온 가을 장미
컴에다 이렇게 풀어놓고 들여다보니 참으로 풍성하고 가슴이 훈훈한
그 무엇을 느끼게 한다.
한 장 한 장에 동안의 많은 추억이 담겨 있는 듯
소중해진다.
지내놓고 보니 추억은 정말 버릴 것 하나 없는
다 그리운 일이고 좋았던 그때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하루도 먼 훗날에는 소중한 추억이 되는 이 시간
오늘도 부지런히 열심히 쏘다녀야겠다.

마침 요코하마 야마테의 여러 서양관에서는 핼러윈 장식을 하여
우리에게 선 보이고 있었다.
오늘은 잠시 맛보기 만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남편이 야마테(山手)에 있는 공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게 된
야마테(山手) 서양관 담당자와 잠시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순간 포착!
남편의 값진
공원 아르바이트 시절 때 만난 이들은 모두
참 좋았던 시절인연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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