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하늘의 방/등산

새해 맞이 오야마(大山) 등산

여름하늘~ 2025. 1. 8. 21:17

등산 갈까?

모처럼 마음이 동하여 남편과 새해맞이 첫 산에 올랐다.

좋아하는 북알프스에 가자면 승용차로 6,7시간은 달려가야 하기에

1박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곳이지만

집에서 전철로 갈 수 있는 당일치기 등산은 부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기에 

가벼운 배낭 하나를 메고 가벼운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그렇다고 1시간 정도 전철을 타고,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본격 등산로가 나오니 결코 동네 뒷산 같은 코스는 아니다.

등산하기에 좋은 가볍고 심플한 복장으로 집을 나섰더니

이른 아침이라 공기가 아주 차서 한기가 느껴졌다.

아무리 이 지역이 춥지 않은 영상의 겨울날씨라 하지만 그래도 겨울산인데

산 정상은 춥지 않을까 조끼를 하나 더 가져올 걸 그랬나,

얇은 패딩을 하나 더 입고 올걸 그랬나? 하며 걱정이 많아졌다

그러고 보면 나는 외출을 할라치면 추울까 봐 하는 걱정은 많았지만

더우면 어쩌지? 걱정은 해보질 않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나는 추위보다 더위에 강한 사람인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여름을 좋아하잖아 끄덕끄덕....

 

전철 타고, 버스 타고 달려와 내린 이 곳

 

 

춥다 춥다 노래를 했더니 남편이 옷을 하나 벗어줘서

남편옷을 하나 더 입고 가는 중이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극구 벗어주는 남편

에구 미안해라 그저 입이 방정이다.

 

기념품을 파는 이런 상가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이 지역은 팽이가 유명하다고 크고 작은 팽이가 아주 많이 보인다

 

 

팽이를 보자 남편이 태윤이 선물로 사가야겠다며 몇 개를 골라 샀다.

팽이 4개를 돌려놓으면 태윤이는 휘둥그레한 눈으로 팽이를 들여다보며

얼마나 재미있어할까.

그 모습이 떠올라 나도 팽이 고르는데 일조를 했다

"초록 팽이를 사요 태윤이가 초록을 좋아하거든요"

 

 

 

어린 아들 딸을 데리고 등산에 나선 한가족이 참으로 참해 보인다

잘 걸어가 주는 아이들도 참으로 기특하고

참으로 이상적인 가정이라는 생각이 들어 극구 따라가며 이렇게 사진을 찍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6분! 표고 300m인 이곳까지는 가볍게 올라왔다.

산 정상이 1,252m이니 나머지 약 1000m만 올라가면 되는구나

그런데 이러한 신사(神社)를 거쳐야만 등산 입구가 나타나니

어쨌든 오야마(大山)에 오르는 사람들은

싫든 좋든 이 신사(神社)는 거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大山阿夫利神社 (おおやまあふりじんじゃ) 오야마 아후리 신사

 

 

 

 

 

 

 

 

저 멀리엔 바다도 보인다

태평양이렸다

 

 

드디어 등산입구가 나왔다

등산 소요시간이 90분 , 하산은 60분이라고...

 

 

헉! 시작부터 급경사 계단이다

위로 올려다보니 숨이 턱 막히는듯한 기분이다

뭐 어쩌겠어 왔으니 올라가는 수밖에 ㅎ

 

 

 

올라와서 내려다보니 까마득~~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발아래만 쳐다보고 꾸역꾸역 올라왔다

 

 

 

 

겁 없이 태양을 쿡! 사진 찍었다.

 

 

 

 

벌써 하늘이 보이는 것을 보니 정상에 도달한 것 같다

한 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등산길은 급경사이고 돌이 많아서

아주 험한 등산로였다.

 

 

 

 

 

 

 

 

 

오야마 (大山) 1,252m 정상에 도착

 

 

 

새해맞이 훈련차 등산을 온 단체 학생들이 많았다.

 

 

 

 

때마침 점심시간

많은 사람들이 먹고 있으니 나도 갑자기 허기가....

 

 

이런이런!

젓가락을 안 가져왔네 난리난리

컵라면을 젓가락 없이 어찌 먹냐고!

이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고...

결국엔 나뭇가지를 꺾었다.

끓는 물에 살짝 소독을 하니 나무껍질도 잘 벗겨지네

 

 

이만하면 멋진 나무젓가락 탄생이다

컵 라면도 꿀맛이었다는 사실

 

그런데 요즘 마트에도, 편의점에도 신컵라면 안 보인다는 사실

웬일인가? 이럴 땐 신라면이 최고인데 

무슨 일인가!

 

 

산정상까지 올라올 때 옷이 젖을 정도로 땀을 뻘뻘 흘렸는데

점심을 먹느라고 잠시 앉아 있었더니 추워졌다

오들오들...

 

춥다~~ 빨리 하산합시다

 

 

 

새해를 맞이하여 학교 육상부 학생들, 럭비부 학생들이

단체로 등산을 많이 왔다.

이 학생들은 산에서 껑충껑충 올라왔다가

껑충껑충 뛰어 내려가더라

힘이 넘쳐난다 에너지가 넘쳐나고

웃음도 넘쳐났다.

 

보는 이를 즐겁게 해 주던 학생 들이었다

 

 

 

 

 

 

 

속에 입었던 패딩이 땀을 흡수하여 고스란히 머금고 있음에 깜짝 놀랐다

그러한 패딩이 따뜻할 리가 없다.

오들오들 추웠다.

하산을 서둘렀다.

 

다음에 또다시 겨울산을 오르게 된다면 이번 경험으로 알게 된

이러저러한 준비물도 떠 오르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겨울 등산 경험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멀리 어렴풋하게 보이는 바다

그 근처쯤이  요코하마겠구나

 

 

 

 

수령이 500, 600년이 된 '부부 삼나무'라고 한다

부부의 연을 생각해 보게 되는 나무로다

 

날씨가 이렇게 건조하니 흙이 푸석푸석하여 걷는데 온통 먼지가 풀풀 났다.

곳곳에 산 불조심이라는 말이 눈에 많이 띈다.

 

 

하산하는데 돌이 많아 미끄러질까 봐 어찌나 조심조심 내려왔는지...

다리 근육통을 걱정했는데 아닌 게 아니라 근육통이 4일이나 있었다는...

연말연시 긴 연휴를 맞이하여 도통 운동을 못 했더니

다리 근육통은 그 영향인가?? 그럴 수도 있겠구나 ㅎ

 

 

등산 초입에 나를 놀라게 했던 숨 막히는 계단

이제는 내려가는 길이니 아주 가뿐하게 하산이다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 신사

장작불에 잠시 몸을 따뜻하게 덥히고

 

 

하산에 앞서 잠시 폼도 잡아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 그리고 버스를 타고 전철역으로 고고~~

 

 

전철역에서 도토르에서 말차라테 한 컵 씩 사서

전철에 올랐다

전철 의자 아래서 뜨거운 바람이 훅훅 나오고

우리는 따끈하고 달짝한 라테를 후후 마셨다

이만하면 등산의 마무리는 최고다.

 

따사로운 온기에 오들오들했던 몸이

스르륵~ 잠에 빠져 들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