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목련의 세상으로
며칠 전 미나토미라이에 영화를 보러 나갔다가
자목련을 우연히 만나 어찌나 반갑고 좋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폰카로 후다닥 몇 컷을 찍고
뭐에 쫓기는 사람 마냥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왔더니
그 자목련들이 눈에 삼삼했다.
목련은 수명이 오래가지 않던데... 오래 기다려 주지 않던데...
그런 마음이 들자 그들을 만나러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오늘은 오전시간 피트니스에 갔다가 끝나자 말자
카메라를 메고 나섰다.
오후가 되니 바람이 시작되는 듯 길가의 나무들이 휘리릭~
휘리릭 나부끼는 소리마저 들려온다.
그리고 훈훈한 바람이 피부에 와닿았다
이러다가 금세 여름이 오는 것은 아닌지 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전철에 올랐는데 전철은 그새를 못 참고 에어컨을 틀어 놓아
여름추위를 느끼게 했다.
따끈하게 햇빛을 받고 있는 자목련 나무아래 들어서서 올려다보니
훈훈하고도 따사로운 햇살이 비춰 들어 자목련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때마침 대학교 졸업식 복장인 하까마를 입고 재잘거리며 걸어오고 있는
여학생들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후다닥 셧터를 눌렀다.
이쁘다~ 좋을 때다~
........
그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3월은 각 대학교마다 졸업식이 있는 시즌이라
길거리에 나서면 이러한 복장을 흔히 볼 수가 있다.
또다시 자목련의 매력에 빠져들다
올봄은 이렇게 시작이 되는 듯하다
후훗! 말을 해놓고 보니 그럼 그동안 구경을 다녔던 매화는
꽃이 아니고 풀이었더냐?
매화가 알면 속상하겠네
자목련이 이렇게 멋진 꽃이었던가
아름다운 꽃으로 올봄부터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자목련을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참 좋았던 시간이다
푸른 나뭇잎을 배경으로 사진 찍어보고...
어느 꽃을 어떻게 찍으면 좋을까 대략 난감이다
그냥 올려다보며 쿡쿡 셧터를 눌렀다
이 구도 참 좋다!
내 마음에 드는 사진이 찍혔다
미나토미라이의 심벌이라고 할 수 있는
랜드마크타워 빌딩을 배경으로 자목련을 담았다
햇빛을 받아 꽃잎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꽃종이 같다.
이렇게 한 두 송이 얌전한 자목련이 있는가 하면
나비처럼 나풀거리는 듯한 자목련도 있다.
봄바람에 제법 우수수 꽃잎이 나부끼며 매려 앉았지만
그래도 이렇게나 아직 아직은 풍성하다
나무아래 앉아서 열심히 사진을 담고 있는 여인이 있어
더 돋보이는 자목련 나무가 되었다.
꽃나무 아래 서 있는 여인 들이나
이들을 내려다보며 이 모두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사람이나
그 모두가 아름다운 봄풍경으로 좋은 추억이 된
3월 오후의 어느 날이 되겠구나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