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생활 일기

가족이 함께 달린 수박 마라톤

여름하늘~ 2017. 7. 4. 22:04


내가 처음으로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10킬로를 완주를 했다는 이 사실!


남편은

올해는 가족도 한명 늘었으니 뜻깊은 이벤트로

가족모두 수박마라톤에 참가해보지 않겠냐며 우리에게 의견을 물어왔다

평소에 달리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다 좋다고 하여

10킬로 마라톤에 참가를 하게 되었다. 


수박마라톤이 개최되는 토미사토시 (富里市)는

도쿄에서 승용차로 한시간반 정도 되는 찌바현(千葉県)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서

일본전국에서 수박이 두번째로 생산이 많이 되는곳이라고 한다.

해마다 수박마라톤을 개최하는데 이 마라톤대회는 상당히 인기가 있어서

추첨에 의하여 참가자를 확정하는데

남편이 신청서를 넣은것이 턱하니 당첨이 되어

온식구가 다 마라톤대회에 나갈수 있게 되었다.


고요하던 시골에 25,000여명 가량의 사람들이 몰려 들어 달렸으니

그야말로 동네잔치였으며 그날 아마 그동네의 수박과 옥수수가

다 팔려나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수박과 옥수수를 한박스나 사들고 왔으니 말이다.


마라톤을 개최하여 전국에 동네도 알리고 

수박도 팔고 옥수수도 팔고

훌륭한 아이디어 인것 같다




10킬로마라톤 준비작업

식구가 한사람 늘었으니 티셔츠가 다섯장

가족이 다섯이라는것

넷이라는 숫자에 길들여져 있어서


다섯이라는 숫자를 의식하지 못하고 순간 놓칠때가 있다

아차 이젠 다섯이지 하면서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된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마라톤 대회장으로 가는 길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지나 가는 길

예쁜빵집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나왔다

하나씩만 먹어보자며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다섯명이 된 가족사진은 처음인가??


비닐 비옷을 입고 춤추고 있는 지수

우리가 재미있다며 웃으니 계속해서 춤을 춘다 ㅋㅋㅋ

빗줄기는 점점 더 굵어지고 있는데

오늘 마라톤은 어찌 되려나...

아침 일기예보에는 번개,천둥의 주의보까지 내렸는데...


개최측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는 수박

주룩주룩 비가 내리니 서글프기는 했지만

그래도

수박마라톤 왔으니 수박은 먹고

출발해야 되지 않겠냐구


수박은 얼마든지 먹고 싶은데로 먹으라고

마구 썰어놓고 있다

수박 산지 현지에서 먹는 수박맛!

빗물과 함께 지만 꿀맛이네 꿀맛!


대회장옆에서 비를 맞고 있는 수국

비내리는 날의 수국

수국은 역시 비내리는 날과 잘 어울린다

장마와 수국!


 

운동화에 칩을 달아서 달리는데

저 칩은 스타트 지점과 골인지점에서 체크가 되어

기록이 재어진다..


남편처럼 저렇게 달아야하는데

나는 신발끈을 풀어서 꽁꽁 묶어 놨더니..

칩을 반납할때 아~주 시간이 걸렸다는...


스타트 지점으로 서서히 ....



이런 복장도 등장하고... 슬슬 재미가 있어지네





길거리서 응원해주는 동네주민들





5킬로 지점

드디어 반을 달렸네


이 지점부터 남편이 나를 취재하기 시작해서

내가 자주 등장을 한다.

사실 남편은 내 속도에 맞춰 달린다는 것은 아주 심심한 일 일것이다

그래서 사실 사진을 찍어가며 달리는것이 덜 심심할것같다.

열심히 잘 찍어주세요~ 요로시꾸~~


달리며 물도 마셔주고-

얼음물을 먹은 스폰지도 하나 낚아채듯이

하나 가져다가 열기를 식혀가며 달렸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이 물먹은 스폰지를 내 뒷목에 주루룩- 

짜서 넣는것이 아닌가

"앗 차거워 뭐예요? 뭐?"

"이렇게 해야 시원한거지"

남편은 마라톤대회에 나가면 늘 이렇게 하는가 보다.

ㅋㅋ


달리면서 좋은 풍경있으면 사진을 찍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왼손에 휴대폰을 꼭 쥐고 달리고 있다.

그런데 사실 여유를 부릴시간이 전혀없더라

조금이라도 쉬면 다시 달리는것이 더 힘들어 질것 같아서

같은 스피드로 꾸준히 달렸다.


재미있는 사람들

복장도 옛날 그시절이고

들려오는 노래도 그시절 노래를 틀어서 함께 달리니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마라톤은 지치지 않는것 같다.


어떤사람들은 발걸음에 맞춰 호루라기를 불어주는 사람들도 있고...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달리지

혼자서 10킬로를 달리는것은 도저히 못할것 같다.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저 여유!

길거리 응원단의 함성도 달리는 사람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예전에 도쿄마라톤 구경을 나갔을때

한글로 무슨무슨 마라톤동우회 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달리는 아저씨를 발견하고

어? 한국이닷! "대한민국~ 화이팅!" 하고 넵따 소리를 질렀더니

그 아저씨가 달리면서 뒤로 힐끗 바라보며

웃으며 두손을 마구 흔들며 달려갔다.


그 아저씨가 나를 기억 하려나 ㅋㅋㅋ



덥다고 물도 뿌려주네

아흑 시원해라 브이-



골인까지 3.4킬로 남았다네

영차영차...


남편이 얼음물먹은 스폰지를 내 뒷목덜미에 쿡 짜 넣더니

저봐 내등판이 저렇게나 다 젖었잖아

아흑


하이 파이브~


탐스런 수국쪽으로 나를 유도 하는 남편덕에

수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계속되는 우리남편의 취재열기!

스고이데스네



물이 있는곳 마다 들러서

수분 보충을 빈틈없이 해 주었다


물 마시고 컵을 길거리에 휙 던졌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아무생각없이 휙 버릴수 있는 특권

오늘은 마라토너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렸다.

마시고 휙- 버리니 은근 재미있네

은근 폼이 난다

혹시 내게 마라톤이라는 숨은재능이 있을지도 ㅋㅋㅋ

꿈 깨시요-



지역 할머니들께서도 응원나오셨다.

그런데 달리는 사람들 구경하는것도 재미가 있을듯하다

고요하던 시골동네에

2만5천명가량의 외지사람들이 모여서 달리니'

동네는 그야말로 떠들석-

잔치분위기일것 같다





드디어 수박코너에 도착했다


수박은 언제 주려나 언제....

하면서 달렸는데-


얏호 두개 획득



조금전에 두개를 들었더니

다시 세조각이나 내손에 들려 있다

그럼 벌써 다섯조각째란 말씀?

입이 미어 터지게 수박을 베어물고 있네

ㅎㅎㅎ 달리다가 먹는 달달한 수박이라 꿀맛 꿀맛


다들 먹느라고 정신없다

어서 골인지점까지 달려야 하는데 말이다

아직 2킬로가 남았다고 했는데...

기록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나 부터 말이다



수박먹기전에는 허벅지가 뻐근하고 다리가 천근만근

그랬는데 수박을 먹고나니 아랫배가 출렁출렁 무거웠다

그러게 적당히 먹지 그렇게나 많이 먹냐고-


동네주민과 하이파이브~


얘는 뭐니?

수박 도깨비??

어디어디 다가가서악수라도 해야지


뛰는 폼이 완전 프로 깜이다

혹시 ...

내게 나도 모르는 재능이 숨어있는지도...

꿈도 야무져요 ㅋㅋㅋ 재밌다


엄마~

아빠~


부르는 소리에 옆으로 보니

먼저 도착한 딸들과 사위가 손을 흔들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찍힌 사진에는

다 이빨강옷 입은 사람이 우리를 가리며 같이 달리고 있었다

아이구아이구...




모두 골인을 한 기념으로

찰칵!



다음은 길거리 카매라맨들이 판매용으로 찍어놓은사진

캡쳐해서 왔다

이사진들은 사 버릴까 생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