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련복에 대한 추억
친정식구들 형제카페에 갔다가
오빠가 올려 놓은 옛사진 중에서
어머나~ 이런 사진이!! 하면서
놀라움과 반가운 마음으로 얼른 사진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이리 대문짝만하게 올려놓고 나니
아이쿠 좀 부끄럽기도 해라
내가 고등학생이던
어느날 지금 사진속에 입고 있는 저 교련복을 빨아서
마당에서 빨래줄에 널고 있는데...
우리집에 세들어 살고 있는 새댁언니집 방에서
놀러와 있는 친정여동생이 새댁언니에게 하는 말을
내가 듣게 되었다.
"어머머... 별꼴이야
여학생이 저런 옷을 입는단 말이야?
어머머 세상에 별꼴이야 "
세상에 나도 기분이 나빴다
뭐가 별꼴이니?
그런데 나는 그때 알았다
경상북도 만이 여학생들에게 저런 교련복을 입혔다는 사실을!
서울도 전라도도 충청도도 그렇치 않았다는 사실을-
(사실인가??)
왠일이냐고...왠일이냐고요
우리는 저 교련복을 입고 행군을 하고 군가를 부르고
좌향앞으로 갓! 우향 앞으로 갓! 뒤로 돌아 앞으로 갓!
학교대항 행군도 하고 사열도 하고...
물론 붕대 감는법도 배우고 ...별일 다했네 정말!
저 교련복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주로 등판쪽부터
희끄무리하게 빛이 바래지기 때문에
교련복 색깔을 보면 몇학년인지 짐작을 할수도 있었다.
그런데 고3 즈음해서 물이 안 빠지는 기지로 된 교련복이 나와서
몇몇 멋쟁이들은 새로 산뜻하게 교련복을 맞춰 입고
허리는 잘록하게 그야말로 개미허리 처럼 허리띠를 조아매고 다녔다
그 산뜻한 새 교련복을 입었던 몇몇 인물이 지금도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르는걸 보면 그 새로 나온 교련복을 입은 모습이 부러웠나보다
교련복을 입은 사진을 보니
그때 운동장에서 있었던 교련시간도 떠 오르고
군기가 빡- 들어간 여자 교련선생님 모습도 떠올랐다.
드물게 정말 드물게 보여 주었던 미소가
그래도 이쁘게 떠 오르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