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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한국여행

세자매가 처음으로 함께 떠난 제주도 여행 1

세 자매가 처음으로 함께 떠난 여행

큰언니 나이는 77세, 작은언니 나이는 74세

내 나이는 60대 초반 

자매라고 하기엔 나이차가 엄청나다.

하지만 친자매이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언니들은 벌써 학교 선생님이었고

나이 어린 학교 친구들은 큰언니가 우리 엄마인 줄 착각하는 아이들도 있었으니.. ㅎㅎ

큰언니는 내가 초등학교 때 일기만큼은 어찌나 잔소리와

야단을 치는지 엄청 무서운 호랑이 언니였다.

그 덕분에 내가 일기 잘 쓰는 어린이 상을 툭하면 받을 정도였으며

 내가 일기하나는 지금까지도 잘 쓴다.

언니들은 내가 중학교 다닐 때 다 결혼을 하였으니

나는 언니가 있으면서도 언니가 없는 외동딸 같이 살았으니

나이 두세 살 터울의 언니가 있어 친구처럼 지내는

아이들이 참으로 부러울 때도 많았다. 

 

내가 결혼을 하고 일본에 와서 산지도 20년 훨씬 넘다 보니

나는 나대로 언니는 언니 들 데로 서로 자주 만나지도 못한 채

나이를 먹고 또 먹고 어느새 이렇게 나이가 푹 들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언니들이 그랬다.

"희야만 한국에 있다면 세 자매가 함께 여행도 가고 싶고..."

라는 아쉬움의  말을 듣게 되었는데 그동안 내가 사는 것이 바빠 전혀 여유가 없었기에

그 말을 듣고도 그저 가볍게 미소만 지으며 받아넘겼다.

그랬는데 얼마 전에 문득 큰언니의 나이를 확인하고 헉하고 놀랐다

'세상에~  우리 언니나이가 벌써 이렇게 되었나?'

그야말로 여든 살이 코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은 그래도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걷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이는데

언젠가 다니는 것이 힘들다며 여행이고 뭐고 다 귀찮다고 하는 때가 올 텐데.... 

그때는 내가 언니들과 여행을 하고 싶어도 못할 텐데

이렇게 자꾸 미뤄서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들에게 제의를 했다

'이제는 내가 봄, 가을 두 차례는 한국에 올 테니 꼭 셋이서 여행을 가자'

이렇게 하여 가게 된 첫 번째 여행이 제주도가 되었다.

마침 작은 언니가 지난봄에 제주도살이 한 달을 했기에

제주도 파악도 어느 정도 되어있고

평소에 여행도 많이 하고 운전도 능숙하게 잘하기에

작은 언니가 그 모든 총괄기획을 했다.

 

내가 어릴 때부터 큰언니, 작은언니 라며 언니들을 불렀는데

그때는 큰언니는 키가 커서 큰언니이고,

작은 언니는 키가 작아서 작은 언니인 줄 알았다.

그만큼 큰언니는 키가 큰 편이고 작은 언니는 키가 작은 편이다.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너 걸어오고 있는 언니들을

내가  후다닥 사진을 쿡쿡 찍으니 언니들이 놀란 토끼눈을 하고 쳐다본다

"후훗 내가 이래 봬도 블로거랍니다"

 

 

 

제주도! 이 얼마만이냐

대학1학년 겨울방학 여행 그때

이곳 제주도에서 두근두근 첫사랑의 사연이 탄생하기도 했고 ㅎㅎ 

대학 4학년 졸업여행 그리고 결혼 10주년 때 하나가 넷이 되어

여행을 했었던 제주도이다

 

 

다들 배가 고파있었을 시간이라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갈치조림집이 눈에 띄어 차를 급하게 세워 유턴까지 해서

찾아 들어간 제주도에서의 첫 식사이다.

나는 꿀맛처럼 먹었는데 작은언니는 "들쩍 찌근하고 값만 비싸고..." 하며 투덜거렸다.

요리솜씨하면 우리 작은언니를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엄지 척 인 수준이니

작은 언니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후후훗!

 

 

산굼부리!

모든 여행에서 언제나 첫 발자국을 찍는 곳이 가슴 설레는 발걸음이 된다

매표소 가까이에 있는 커피집에서 커피를 뽑아서 한 모금씩 마시고

두근두근 입구로 들어섰다. 

 

 

 

공기 좋고 확 트인 드넓은 자연 

내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러한 곳이 있다면 수시로 와서

아니 매일같이 와서 이곳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두리번두리번 걸었다.

 

 

 

초가집이 있고 검은색 돌담길이 있어 제주도만의 정취

그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는데

길도 이러한 흙길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꼭꼭 꼭 밟으며 걸었다. 아~ 흡족흡족

 

 

 

우리 언니들을 그네에 태우고 일렁 일렁...

국민학교도 들기 전 어릴 적에 살았던 주세붕이세운  소수서원(백운동) 이 있는

순흥마을의 작은 집이 생각이 났다.

고등학생이던 작은언니가 나에게 꼬불꼬불 파마를 해준다며

미장원놀이를 해주던 때도 생각이 나고

대학생이던 큰언니를 따라 처음으로 미장원에도 갔었던 기억도 떠 오른다.

어린 나에게 많은 추억을 만들어 준 예쁜 언니들이다.

 

 

 

멋진 돌 하르방을 향해

'제주도에 여행 왔습니다' 하며 거수경례를 척 하니

뭘 그렇게 까지 하며 돌하르방이 빙긋이 웃어 주시네 하하하

 

 

중문시장에 들르니 구경구경거리가 많았다.

어느 지역엘 가나 역시 시장에 들어가면 눈이 반짝반짝 구경거리가 많은데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번쩍번쩍 빛이 났던 말로만 들어보던 은갈치!

너무 은빛이 강해서 은갈치가 찍히지 않은 사진도 있었음에 놀라움!

막 과자 파는 집에 시식코너가 많아서 지나다니며

이맛 저 맛 시식하는 재미도 어찌나 재미있던지 언니들과 후훗 ㅎ

 

 

 

미남청년들이 어찌나 신나게 춤을 추며 랍스터를 잘 굽는지

나는 재미있어서 넋을 놓고 구경을 했다.

언니들이 몇 번이나 그만 오라고 불러대는지...

나의 재미를 집에 가서도 즐겨 보려고 영상으로 담아서 왔다 후훗

 

 

우와~ 만두종류가 이렇게 많아요~

눈이 휘둥그레~~

 

오겹말이는 어떤 맛일까

이것은 구경만 하고 지나갔네 아쉽 아쉽

 

이렇게 시장구경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얼마 만에 이렇게 자보는가

세 자매는 나란히 요를 깔고 누워 불을 꾸고 누워

왕수다의 밤이 시작되었다

나는 언니들의 수다를 자장가 삼아 들어가며 잠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 일출봉을 오르는데 일기가 심상치 않았다

일출봉을 오르는데 몇 번이나 비가 내렸다가 개였다가

우산을 꺼냈다가 집어넣었다가를 반복을 하며 걸어 올라갔다.

급기야 이렇게

비가 주르륵 쏟아져서 잠시 쉬어가기도 했다.

 

 

정상에 가까이 가니 다행히 말끔하게 비가 멈추고

일출봉 아랫동네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짠하고 선사를 해주시네

 

 

지나가시던 분이 세 자매 사진도 이렇게 멋지게 찍어 주셨다.

 

 

얏호 드디어 일출봉 정복하고 왔다~

기념사진 찰칵!

큰일하고 왔으니 우리 모두 우리에게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

큰 상을 주었기에 우리는 꿀맛처럼 먹었다는...

앗! 사진에는 없는데 그곳에서 사서 마신 제주사랑 오렌지 주스!

어찌나 시원하고 맛있었는지 한숨에 원샷을 했다

이것이 제주의 맛이로구나

 

'바다로 뻗어 나온 곶'이란 뜻의 제주도 지명인 '섭지코지' 가는 길

후덥덥한 날씨에 바람도 엄청 불고 걷기에 힘들었다

에고고....

 

 

 

바람에 날려갈라

언니야 조심조심

큰언니가 힘들어 보이는데 힘든 내색을 안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 반바퀴로 만족하고 그만 돌아가자'로

만장일치하고 돌아갔다.

 

일출봉아래 마을에서 점심을 먹었어야 하는 것인데...

아직 12시 전이라 점심이 이르다 생각하고 차를 달렸는데

세상에~ 달려도 달려도 자연 속이라

식당이라곤 전혀 눈에 띄지를 않아서 난감했다

그러던 차에 수제비라고 쓰인 곳을 발견!

수제비라는 품목도 맘에 들었지만 배가 고파서 흑흑흑

차를 세우고  기대를 하고 초가집으로 들어섰다

 

 

집도 이렇게 운치 있어 맘에 드는데

이 웬일 가게문은 이렇게 훤하니 열어놓고 집주인이 안 보인다

아무리 불러보고 두리번 찾아보고 기다려보아도

도무지 나타나지를 않네 안내문도 없고...

 

 

이 집에서 딱 수제비를 먹으면 딱 좋은데...

돌아서자니 아쉽고 우리는 한참을 서성 거렸다

그러다가 포기!

우린 갈길이 바쁜 사람이니 가자

달리고 달리고 자연 속에서 달렸다

그러다 보니 점심때를 놓쳐서 생으로 골았다는 흑흑흑

여행 와서 이렇게 굶는 수도 있구나

억울억울! 

 

중문 주상절리대에 왔다

참으로 잘 가꿔진 공원이었는데 어찌 사진이 없다

전부 영상으로 담아왔더라고요 '

 

이곳에서 회모둠이라는 간판은 봤는데 음식을 파는 곳이 없어서

이곳에서도 먹거리를 만날 수 없었다 

이미 배고플 시간도 다 지나갔다 

그냥 돌아가는 거다

우리의 보금자리 한화 리조트로 고고~

 

 

돌아가는 길 비가 정말 퍼부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작은언니 파이팅!

이리하여 둘째 날 제주도 관광도 무사히 잘 마쳤다.

 

제주도의 맛있는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찬스를 한번 놓쳤다는 것이

섭섭하기 그지없지만 

그래도 참 좋았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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