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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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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봄날은 가고 후훗 웃기는 일이지 벚꽃이 간다고 하여 봄이 끝나가는 것처럼 호들갑이로다 이제 진짜 봄이 시작되고 있구먼 내 말이 그 말이다. 벚꽃이 절정을 이루던 지난 4월 첫 주일 미사를 마치고 성당을 나서니 어찌나 화창한지 눈이 부셔서 하늘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던 날이었다 봄날씨는 이 정도는 되어야 봄이라고 할 수 있지! 하며 그야말로 봄의 본때를 보여 주는 듯한 날이었다 이대로 집으로 가기는 섭섭하여 몇몇 지인들과 성당 앞에 위치하고 있는 호텔 '친잔소'의 정원으로 벚꽃구경을 나섰다 코시국 때는 호텔 숙박객 이외에는 출입금지였는데 이제는 활짝 호텔 내 정원을 일반공개를 하고 있었다. 그동안 매일같이 칙칙한 봄 날씨를 보며 벚꽃들이 피어? 말어? 하며 옆친구들 눈치를 살펴가며 야금야금 피긴 했지만 이날은 눈치 볼..
도쿄 도심 공원의 나른한 정오의 풍경 도쿄 도심 한복판에 있는 120년 되었다는 히비야 공원 "히비야 공원에 겨울 튤립이 한창이라던데 튤립 사진 찍으러 가볼까?" "무슨 꽃사진은! 나는 튤립 사진 찍는 것 싫어해욧" 이유 없이 나는 그렇게 남편이 하는 말에 툴툴거렸다. 그리 말을 하면서 그래도 남편을 따라나섰다. 그런데 1월의 튤립이 봄날의 튤립보다 분위기 다르게 참 이뻤다 이렇게 사진 찍고 저렇게도 찍어 보고 뒤에 여인이 지나가길래 후다닥 여인을 넣어서 찍어 보기도 하고 여인이 지나간 후에 깔끔하게도 찍어보고 한참을 튤립 앞에서 사진 찍기 놀이를 하다가 고개를 드니 남편이 저 만치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도둑이 제 발 저린다'더니 집을 나오기 전에 내가 지껄인 말이 떠 올라서 "튤립사진 찍는 거 싫어한다고 큰소리치더니 잘만 놀고..
이만하면 봄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이사를 떠나오면 그대로 멀어질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도 훅 다녀왔었는데 며칠 전에 그지역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멀지 않은 곳에 그 공원이 있으니 잠깐 들렀다가 갈까? 요즘 그곳에 수선화가 절정이라는 대 말이야 라며 남편이 차를 돌려 그때 옛 추억이 많은 그 공원으로 달려갔다. 저의 오래된 불친님들은 이곳이 기억나실까? ㅎㅎ 코시국 때 이공원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했으니... 이공원이 있는 이 동네에 약 11년을 살았는데 이 공원에서의 추억은 그 11년 중에 단 2년간의 추억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도쿄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코시국 때 이 공원에서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떠 오른다. 저 멀리 도쿄만 푸른 바다를 멍~ 오른쪽 저 멀리로 두 마리 용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마주 보며 있는 형상이라는 ..
막간을 이용 해 옛 동네 옛 공원을 찾아가다 계획에도 없었는데 카사이 예전에 살던 동네를 부리나케 다녀왔다 지금 생각하니 꿈속에 다녀왔는지... 이렇게 사진을 안 남겼다면 분명 꿈 이였나?? 그랬을지도 모를 정도로 충동적으로 휘리릭 다녀왔다. 인근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어라, 여기서 전철을 타면 두 정거장이면 다녀올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마침 홈으로 들어오는 전철을 보자마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철에 올라탔다. 요즘 해가 어찌나 빨리 지는지 4시 반만 되면 벌써 어둑어둑하다. 하루 해가 짧아도 너무 짧아져서 어딜 나서기만 하면 늘 서두르게 된다. 예전 내가 살던 동네에 위치하고 있었던 '카사이 임해공원' 코시국 2년 동안 나의 최고의 놀이터이자 나의 위안처가 되기도 했고 나의 친구와도 같았던 곳이다 시도 때도 없이 수시로 드나들어 ..
찬비 내리는 가을 정원 산책 1 올 들어 처음으로 한기를 느낄 정도로 추워 보이는 날씨 가을비까지 주룩주룩 마치 여름비 처럼 쏟아져 내렸다. 휴일 아침 날씨는 비록 궂은 날씨지만 어디론가 가을을 만나러 나가봐야 하지 않겠어? 비가 내리니 서글퍼지는 마음도 훅 들기도 하지만 나가보는 거다 지난 10월 초에 갔었던 요코하마에 있는 일본 정원 산케이엔(三渓園) 그때는 단풍이 전혀 안 들었기에 단풍이 절정일 때 다시 오마 라고 무언의 약속을 했으니 찬비 내리는 날이라 좀 서글프긴 하지만 그곳으로 나가보는 거다. 물 위의 둥둥 떠 있는 작고 검은 물체는 전부 오리들이다 날씨도 추운데 물위에 둥~떠서 잠자고 있는 오리들 다들 깊은 잠에 푹 빠져 있다. 업어가도 모를 일이다 내가 모르는사이에 연꽃은 그렇게 왔다가 떠난것이로구나 내년엔 내가 널 꼭 ..
가을은 참 예쁘다/ 쇼와 기념 공원 3 가을은 참 예쁘다 / 박강수 가을은 참 예쁘다 하루하루가 코스모스 바람을 친구라고 부르네 가을은 참 예쁘다 파란 하늘이 너도나도 하늘에 구름같이 흐르네 조각조각 흰 구름도 나를 반가워 새하얀 미소 짓고 그 소식 전해 줄 한가로운 그대 얼굴은 해바라기 나는 가을이 좋다 낙엽 밟으니 사랑하는 사람들 단풍같이 물들어 가을은 참 예쁘다 하루하루가 코스모스 바람을 친구라고 부르네 가을은 정말 참 예쁘다 농촌 마을에서 타작 구경을 하며 푹 가을 향수를 달래고 돌아서 나오면서 만나게 된 드넓은 꽃밭에서 비록 끝물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예쁜 가을임을 알려 주는듯 꽃밭은 아롱다롱 이쁘기 그지없다. 가을빛이 이렇게 고왔나 가을빛을 받아 백일홍은 더욱더 매혹적인 빛이다. 피어나 한철을 멋지게 보내고 이렇게 떠나는 그순간..
타작하는 농촌 풍경 / 쇼와 기념 공원 2 노란 코스모스를 밭을 돌아 나오는 길에 쇼와 기념 공원(昭和記念公園) 내에 있는 농촌 마을로 들어섰다. 옛 농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작은 마을이다 이름하여 난쟁이 마을(こもれびの里)이라고 한다 난쟁이가 산다라기보다는 규모가 작다는 뜻이려나... 이 공원에 오게 되면 늘 들리는 곳이 이 마을이다 국민학교에도 들기 전에 나는 툭하면 할아버지 댁에 가서 지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들에 나가시는 할아버지를 따라 나가서 자연 속에서 지냈던 그 추억들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삼삼하게 떠오르는 걸 보면 그 시절이 나의 성장과정에 정서적으로 참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 이름하여 난쟁이 마을(こもれびの里)이라고 농가는 사실 한채 밖에 없다. 이곳이 메밀밭이라고 하니 뽀얀 메밀꽃이 피었을 때 와 보면..
아직 코스모스가 있으려나 / 쇼와 기념 공원 1 지난 10월 중순의 어느 날 기가 막히게 날씨가 좋다며 갈 바람이 나를 기어이 밖으로 불러냈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그립다 했더니... 자연에 대한 오래된 갈증이 코스모스를 보면 해소될 것 같았다 이 갈증을 해소를 잘해야만 가을 후반전을 맞이하여 멋지게 대미를 장식할 것이기에 갈바람이 코스모스가 있을 그곳으로 나를 이끌었다. 그런데 10월 하고도 중순인데 코스모스가 아직 있으려나.... 와~~ 있었어 있었어 코스모스가 달려들다시피 하여 가까이 다가서 보니 아쉽게도 끝물이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 내가 코스모스 밭을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갈증이 해소가 되어 흡흡 흡~~ 코스모스를 들이켰다 그런데 흡흡하고 들이킨 공기에는 코스모스가 떠나간 잔여물이 뒤섞여 목에 들어와 걸렸다. 그러게 코스모스가 한창 물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