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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윤 아빠 이야기

'조경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의 튤립이 피었다

지난 1월

겨울 추위가 절정에 달해 있을 때였다.

'아파트 화단에 튤립 구근을 심는 작업을 하는데

도움을 주실 분들은 참여를 해 달라'는 아파트 공고를 보고

남편은 선뜻 나가보겠다며 공고가 뜨는 날부터 벼르고 있었다.

 

어느 날 장갑도 찾아 내놓고 작업용 신발도 꺼내 놓으며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길래 어딜 갑니까? 했더니

튤립 구근 심으로 간다고...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 가는 거예요?

이 추운 겨울에??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뜻으로 묻고 또 물었다.

 

남편은 요코하마에 살 때 공원에서 아르바이트를 1년 6개월 정도 했는데

그때 그곳에서 쌓은 경험과 시간들이 아주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듯

그때의 일들을 좋은 추억으로 가끔 회상을 하며

공원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남편이 준비를 하고 서둘러 그렇게 나간 후

나는 외출을 하면서 지나가는 길에 튤립구군을 심는 곳으로 가봤더니...

 

 

때는 1월 9일, 땅이 꽁꽁 얼어있는 한겨울날이었다.

 

땅에 덮어놓은 비닐을 벗겨내고 한창 땅을 일구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오늘 같은 날은 마을 잔치처럼 많은 주민이  나와서 들썩거릴 줄 알았는데

'에게게 뭐야? 겨우 3명??' 나중에 1시람이 합류를 하여

결국엔 4명이 작업을 마쳤다고 한다.

그중 1명은 아파트 조경 전임담당자라고 한다

 

 

 

 

요코하마에서 남편의 공원 아르바이트는

정년퇴직 후 소일거리로 시작하게 되었으며,

한국으로 귀국을 하면서 공원일은 그것으로 모두 끝인가 했다.

그런데 꽃과 나무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렇게 추운 날 순수 봉사로 참가하여 저렇게 작업을 하고 있을 정도였으니...

 

회색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이 남편인데..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진지하고 정성이 느껴지는지

꽃과 나무에 대한 사랑이 진심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 땅을 일구어 거름을 섞어서 튤립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튤립구근은 심고, 그 위에 다시 비닐을 씌워 따뜻하게 구근을 잠재워

봄을 기다린다고 했다.

 

남편은 튤립아기들이 추운 날 잠은 잘 자고 있는지 

지나는 길에 수시로 가서 덮어 놓은 거적을 살짝 들춰서

상태를 살펴보곤 하였다 

 

남편의 조경을 사람 하는 마음이 진심이로구나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삭막한 겨울이 떠나고 

4월 봄이 왔다.

 

 

그로부터 약 3개월 후

남편의 지극한 사랑과 관심 속에서

튤립은 빵강색으로 이렇게 예쁘게 피어났다.

 

 

 

 

 

 

 

 

 



 

 

튤립 구근을 심던 그날로부터

남편은 아파트 내  '조경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에서

주요 멤버가 되어 이제는 아파트 조경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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