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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생활 일기

엄마의 내복

서랍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이 분홍색 내복

올해는 색다르게 새로운 감회에 사로잡혀

입은 일이 없지만 곱게 빨았다

그리고 섬유린스까지 해서

곱게 차분하게 개어 놓았다.


이 내복은 그러니까 몇년이나 흘렀나....

손가락을 꼽았다.

25년? 26년전 쯤 되려나...

겨울에 친정에 갔는데 친정집은 단독주택이라 오들오들 추웠다

엄마가 " 야가 왜이리 추워 보이노" 하시며

장롱안에서 이 분홍색 두툼한 내복을 꺼내주시며

"이거라도 좀 입어라 "하시며 엄마의 두툼한 내복을 내미셨는데

입어보니 정말 포근하고 따뜻하고 좋았다.

친정에 있는 동안 입다가 그대로 입고 내집으로 돌아 왔다.

내가 사는집은 아파트이니 이런 내복은 입을 일이 없으니

다음에 갖다드려야지 하면서

빨아서 그대로 장롱속에 모셔 두었었다.


그후 내가 수차례 이사를 하고

더구나 일본으로 올때는 살림도 대거 정리를 하고 왔는데

이 내복만큼은 어찌 이리 열심히 챙겨 다니게 되었을까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그후 강산이 두번이 훨 넘어 세번이 다되어가는 이 시점

집안의 많은 물건들이

정말 손에 꼽을정도로 그때의 물건은 남아 있지 않는데.....

신기하다


그야말로 내게 있어서

이 내복은 단 하나밖에 없는

내가 가지고 있는

엄마의 유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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