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원/미즈모토 공원

험난한 행군이었다는...

지난 포스팅

'힐링의 시간', '도쿄 공원에서 사이타마 공원으로 넘어가다'

에 이은 이야기입니다.

 

호수 건너편 나무가 울창한 곳은 '도쿄 미즈모토 공원'

사이타마현 미사토 공원이 끝나는 이 지점에서 갈등을 했다.

오던 길을 돌아서 도쿄로 가느냐 그대로 전진을 하여

빙 돌아서 도쿄로 돌아 가느냐

 

오던 길을 돌아서 가는 것보다

새로운 길로 가보고 싶다는데 뜻을 모아

가는 길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남편은 구글 지도를 열어 검색을 했다.  

 

그리고 길은 있을 것 같다는 추측 판단하에 출발을 했다. 

가자 도쿄로~

 

 

이런! 공원에 나가니 차도만 있고 인도는 없네

워킹을 하기엔 위험한 길이로구나

뒤에서 달려오는 차소리에 귀가 쫑긋 등골이 오싹

그리고 낯선 동네에서 살짝 긴장이 되었다

 

 

 

남편은 구글 지도에 보며 앞장서서 가고

나는 남편에게 뭐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처럼

가 보자는 주장만 해놓고 뒤 따르고 있었으니... 

 

내가 사이타마 새로운 길로 가 보자고

너무 주장을 했나??

살짝 불안과 후회가 생기기도 하고..

 

양갈래 길이 나오자

남편은 또다시 지도 검색 중이고....

나는 "어머 사이타마(埼玉) 구경도 하고 좋네 좋네" 

두리번두리번 하며 새로운 장막이 열리는듯 즐거운 마음이 되었다.

 

 

일본에서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만 살았으니

단독주택이 들어서 있는 이런 곳을 보면 늘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게 된다.

 

 

 

특히 이러한 골목길을 보면 어릴적 향수가 떠오르기도 해

쑥 들어가 보고 싶어 지지만

갈길이 머니 눈으로 스캔만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지나갔다.

 

차를 따라 걷는 길은 차 소리가 시끄러워서 동네 뒷길을 택했다

사실 동네로 들어서는 것보다 이러한 하천이 있는 곳을 따라 가면

도쿄 미즈모토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연결될 것만 같은 안도감도 생겼다

 

 

 

 

깔끔한 연립주택 앞에 "어머나 파 좀 봐요"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싱싱 그 자체! 땅도 어찌나 비옥한지요"

이러한 풍경을 보면 이렇게 반가워진다.

사실 마당 있는 집에 살아보는 것이 로망이긴 하지만

자신이 없어 늘 머뭇머뭇 하다보니 세월만 흘러간다.

 

 

 

후훗 재미있는 풍경

머리에 수건을 덮어쓰고 있는 자동차가 있는 어느 집 앞 풍경

꽃이 있어 더 돋보이는 풍경

 

 

 

낮달 맞이 꽃이 활짝 피어 가는 길을 밝혀주고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방긋방긋 웃음도 주니 

갑자기 낯선 동네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가는 길이 재미 있어졌다.

다음엔 어떤 풍경이 우리를 반겨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기고

초행길은 이렇게 두근거림이 있어서 좋다

 

그러나 여기까지 였다

 

 

갑작스레 이러한 풀이 자옥한 길이 나타났다

어머 길이 끊긴 것 아닐까??

살짝 긴장감이 몰려오고...

 

 

옆을 돌아다보니 저곳!

저 건너편이 도쿄가 아닌가??

저 물만 건너면 되는데... 도쿄가 지척에 있는데...

하는 안타까움이 몰려드는 지점이다

 

 

 

 

길은 이렇게 험난해졌다

아아악 난 이런 길 진짜 싫어하는데

무섭잖아요~~

금방이라도 풀숲에서 스르륵 뱀이 나올것만 같은...

 

 

최근에 본 텔레비전 뉴스에서

집에서 키우던 팔뚝만한 구렁이가 집을 나가서 실종이 되었는데

아직 못 찾고 있어 동네 주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세상에 어쩜 집에서 구렁이를 키울 수가 있냐고 별난 취미도 다 있다며 떠들었는데

그 동네가 이 동네는 아니지만 여하튼 뱀은 딱 질색이다.

 

 

 

나는 이 길을 남편보다 더 앞장을 서서

껑충껑충 마구 달려 걸음아 나 살려라~~라고 도망가다시피 했다

 아마도 100미터 달리기 선수 수준이었다고 한다면

그 긴장의 순간을 제대로 표현한 것이 될까 ㅎ

 

이 길은 안 되겠다며 다시 동네로 들어섰다.

 

 

동네로 나오니

입가에 미소도 지어지고 금방 마음이 편안해졌다  휴~

 

햇빛이 좋으니 베란다에 이불도 널어놓고...

사람 사는 동네에 사람사는 풍경 같아서 나는 참 좋다

 

 

 

오른쪽 그림이

환경 축제 미사토 2015

하천 환경상 수상작품

이라고 한다

 

 

 

미사토 시립 후키카미 소학교(三郷市立吹上小学校)

초등학교가 보이니 반갑다

노란색 현수막에 제일 먼저 눈이 간다

내가 요즘 노란색 글자를 썸네일에 자주 애용하다 보니

노란색의 위력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보행자 신경 써서 부드럽게 밟는 페달’

어린이들 자전거 교통안전 홍보를 위한 슬로건

 

하천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하천 정비가 참으로 잘 되어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하천을 따라 걸으며 동네 구경을 하니 이 재미도 참 좋았다.

하지만 이 재미에 빠져 하천을 따라 걷다 보니

아뿔싸~

점점 도쿄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반대쪽에 있는 동네 골목길에 들어서서

도쿄 미즈모토 공원 방향으로 서둘러 걸었다.

골인 시간이 정해 것도 아닌데 괜스레 걸음이 빨라졌으니....

 

 

 

드디어 하천을 건널 수 있는 다리 '코우몬(閘門)'이 나타나자

이젠 됐다 하는 안도감이 ....

 

오른쪽에 보이는 숲이 미즈모토 공원인데 왠지 비밀의 화원 같은 분위기

뭐 여하튼 반갑습니다~

그렇게 한 바퀴 휘 돌아서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화사한 색깔의 꽃이 우리를 반겨준다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것 같은 이 느낌! 뭐지? 

 

이제는 미즈모토 공원은 산책이고 뭐고

어서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달려 집으로 가고 싶어졌다.

 

메타쉐콰이어 숲도 그냥 휘휘 그냥 지나가고

 

 

또 이러한 숲속 길도  지나고...

 

남편은 갑자기 걸음이 빨라진다

나는 종종걸음으로 따라가고...

 

 

미즈모토 공원에서 미사토공원으로 한 바퀴 돌면서(빨강 선)

많은 낚시꾼 포스팅도 하고 개망초 포스팅도 했다

 

파란색 선이 오늘 포스팅을 한 코스로

인도가 없는 차도로 걷기 시작할 때부터 풀밭을 통과할 때 까지가

험난한 행군이었다.

그 외에는 낯선 지역에서 호기심으로 걸었던

사이타마에서의 볼거리는 참 좋았다.

 

이 모든 워킹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분 좋은 워킹'이었다는 생각이 드니

포스팅 제목을 험난한 행군에서

 '5월 아름다운 행군'이었다고 해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