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텔레비전에서 방금 휘리릭 영화광고가 지나갔는데
뭐였지? 교황님이 비친것 같은데...
그야말로 반신반의 상태로 다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남편이 "'교황선거(콘클라베)' 저 영화 보러 갈까?"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가톨릭신자이지만 남편은 비신자인데 어찌 먼저 그러한 의견을 내놓다니
내가 뭘 잘 못 들었나? 하며 내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잽싸게 "그럴까?" 하며 사인을 했다 후훗!
그렇게 해서 예정에도 없었던 토요일 오후의 스케줄이 잡혔다.
아, 에어로빅 가려고 예약해 놓았는데 어쩌지? 아까워라~
정원이 40명으로 예약 개시 1분이면 다 마감되어 버리는 인기 있는
에어로빅인데 캔슬을 한다는 것이 어찌 아깝지 않을 수가 있겠어
매일 총알같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나는 잽싸게 예약도 아주 잘한다
빈틈없이 차곡차곡 매일같이 예약은 다 잘 잡아 놓고
요즘 들어 이리 빼먹고 저리 빼먹고 어쩜 좋아
오늘도 캔슬하고 영화 보러 갑니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 <콘클라베>
정치 칼럼니스트 출신 영국 작가 로버트 해리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에드워드 버거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레이프 파인스, 스탠리 투시, 이사벨라 로셀리니 등이 출연한다.
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 노미네이트, 각색상
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각본상,
78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비밀 투표를 치르는데
투표를 거치며 교황 선출을 향한 음모와 대립이 드러나고 성추문과 이혼 등
교회 내 민감한 주제들을 통해 긴장감이 극대화된다지만
다 성직자들인데 신부님도 아니고 하물며 추기경님들인데 무슨 큰일이야 있겠어
단지 콘클라베 투표 과정이 베일에 쌓여 있는 것이니 만큼 그 점이 잘 그려낸 영화일까
뭐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영화를 봤는데
영화 끝맺음 부분에서 완전 쇼킹! 그야말로 헉!이었다
마지막 부분을 보고 나니 아 그래서 각본상, 각색상, 작품상을 받았구나 하는
나름대로 그러한 생각을 하며 영화 엔딩을 알리는 음악이 끝날 때까지
난 얼떨떨한 기분으로 스크린을 멍하게 쳐다보며 앉아 있었다..
완전 반전이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다.
멋지고 훌륭한 추기경님들
영화를 보러 가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이것!
남편이 먹겠냐고 묻길래? 손사래를 마구 치며 "나는 안 먹어 안 먹어...." 했다
그래 놓고는 사 오면 내가 다 먹는다고..ㅋㅋㅋ
오늘도 슬그머니 집어 먹고 또 먹고...
영화를 보고 밖으로 나서니 딱 분위기 좋은 해 질 녘이다.
미나토미라이에 정말 오랜만에 나왔다.
신호 대기 중에 서 있으니 맞은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설레는 마음 아가씨 마음 두근두근 두근거리네~~ 콧노래 흥얼흥얼..
다름 아닌 길 건너 오른쪽에 있는 저 분홍 꽃나무가 나를 노래하게 했다.
저길 가보자
카와즈벚꽃이 피어 있나 봐
와서 보니 자목련이네
얏호~ 그렇잖아도 올봄엔 목련구경 한번 못하고 지나가네 했더니
이곳에서 이렇게 우연히 자목련을 만나게 될 줄이야
꽃잎이 어쩜 이렇게나 이쁠 수가 있을까
마침 서쪽으로 저녁놀이 곱게 물들고 있어
자목련이 이렇게 곱게 피어 어찌나 분위기가 부드럽고 조화로운지
이보다 더 이상 아름다울 수는 없을 거야
자목련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
요코하마 도심에서 이렇게 아름답게 피어나
빌딩과도 이렇게 조화롭다니...
폰카를 들고 이곳저곳 모두 들이대기만 해도
자목련이 자태는 완전 예술이다
초저녁 분위기와 완전 환상의 궁합처럼 보이는 자목련
<콘클라베> 영화도 참으로 여운이 남는 영화였지만
2부 행사로 자목련의 향연 또한 그에못지 않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예정에도 없던 요코하마였는데
이렇게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네
그러게 그저 발 빠르게 쏘다녀야 얻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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