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비오는 날을 빼고는 거의 매일같이
10여년 나의 발이 되어준 자전거가
몸살을 앓았다
툭하면 바퀴 바람이 다 빠져 나가기도 하고
브레이크 잡을 때마다
끽-하는 소리에 주변사람을 화들짝 놀라키기도 하고
따르릉하는 벨도 고장이 난지 몇년이 되고
기아도 툭하면 말을 안들어서 언덕길을 올라갈때 마다
고전을 하기도 했고
녹이 많이 슬어서 지저분했다.
멀리 다니는것도 아니고
동네 슈퍼에 갈때나 운동하러 휘트니스 갈때나 타기때문에
이동수단으로 아직은 쓸만하다는 생각이었는데
.......
자전거를 교체하게된 결정적 역활을 한것은
자전거를 세워두는 받침대 부분이 부러졌다는 사실!
부러진걸 고쳐볼까?? 하며 밍그적거렸는데
이럴땐 남편의 판단이 빠르다
내게 물어보지도 않고
"낼 자전거 사러 갈테니 어디 어디로 나와"라고
통보를 해왔다.
자전거 사러가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입구에 나와 있던 그린색 자전거를 보더니
"이것 좋아 보이네 이것으로 햇 "
" 아니? 내가 탈자전거인데 내가 골라야 하지 않겠어욧"
하며 발끈했다.
"그럼 골라 봐! " 하며 남편은 뒤로 물러나서 관망자세로 돌입...
나 혼자 매장을 한바퀴 두바퀴 ....
그저 색깔을 보고 빨강이 좋을까 흰색이 좋을까를 생각하고...
기능면에서는 별 사전 조사도 없이 나왔으니...
거 쉬운일이 아니네...
결정장애가 슬금슬금 발동을 하기 시작했다
남편 눈치만 슬금슬금 보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럼 그것으로 할까~"
잘 난척 해봤자 결국 남편의 손바닥위에서...
끌끌끌...
꼬리를 착 내리고 결국은 남편이 골라준 것으로 다가-
짠~
앞으로 나와 늘 함께 할 친구
완전 맘에 든다
타보니
완전 포니 타다가 그랜저 타는 기분일쎄! ㅎㅎ
(그런데 요즘 한국에 포니라는 자동차가 있는가??)
우리 동네 한바퀴!
횡하니 돌아보고...
자전거를 산 매장에 헌자전거를 가져다 주면
무료로 폐기처분을 해 준다길래
헌자전거를 매장에 가져다 놓고
돌아서 나오면서 사진을 한장 얼른 쿡 찍었다.
잘 있어라.. 잘 가거레이-
기계도 정이 들면 헤어질때 섭섭해짐을 어쩔수 없다.
문득 생각이 난다
예전에 일본으로 오면서 팔아버린 소나타 쓰리!
그런데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와서 하룻밤 사이에 누가와서
SONATA3 의 S와 3을 떼어가 버려서 onata가 되어 버렸다
궁금해 지는 하얀색 onata 1955
그당시 소나타가 출시되고 얼마 안되어 소나타를 장만하고
우리는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베란다에 서서 밖에 서있는 소나타를 내다 보며
저 차를 집으로 들여놔야되는데... 하며 농담을 하며 웃었다.
몇년 못타고 일본으로 오게 되어 어쩔수 없이 팔게 되던날
업자가 우리 집에 와서는 돈을 넘기고는 차를 몰고
인정사정없이 어찌나 빨리 쌩하니 아파트를 빠져 나가 버리는지...
소나타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정이 든다는것은 꼭 살아 숨쉬는 동물 에게서 만이 아니더라
무생물에게서도 정을 뗀다는것은 가슴이 아린 일이더라
즐거운 자전거 교체 이야기를 쓰다가
이야기 흐름이 우울모드로...
이럴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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