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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

곶감 만들기를 이제는 가족행사 차원으로...

예전에 한국에 살 때

여행 중에 경북 청도지역을 지나게 되었는데

집집 마다 마당 가득 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감이 저렇게 많으니 어디 안 사갈 수가 있겠나 하며

그야말로 충동구매로 한 상자를 사서 실어왔는데

그것이 매년 가을 우리 집 곶감 만들기 역사의 시작이다.

 

그때 처음으로 곶감을 만들어봤는데

어찌나 기가 막히게 맛있는지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그 후 일본으로 와서 가을이면 그 추억이 삼삼하게 떠 오르는지

남편이 재미 삼아 곶감용 감을 한 상자를 주문을 하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그런데 매년 한 상자씩 주문량이 불어 나게 되었다.

어느 해 큰사위를 맞이하고 나니 한 상자가 불어났고

작은사위를 맞이 했다고 또 한상자가 불어나

올해는 5 상자 나 주문을 했다는 말에

 

캭~~ 어찌하시려구욧

곶감 가게라도 차리실 거예욧

비라도 내리면 큰일이야욧

하며 와이프는 내심 재미있어하면서도 버릇 삼아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내참! ㅋㅋㅋ

 

 

 

 

올해는 단골로 주문을 했던 그 집이 감이 흉작인가??

감이 잘다고 남편이 영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으면 금방 말릴 수 있으니 좋은 점도 있을 것이라며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고 했다

하지만 내년엔 감 생산 집을 바꿔야겠다며 남편이 덧붙였다.

 

감 집은 이제 큰일 났다!

우리같이 착한 단골손님을 잃게 생겼으니 그렇지 않남?

 

 

감이 도착하는 날부터 우린 주간 일기예보에 초관심 집중을 했다.

감이 도착을 한 날부터 며칠 연속으로 맑음이라면

그날로 바로 민첩하게 감을 깎아야 한다.

그러하니 가족 모두 모일 수 있는 휴일까지 감깍는일을 미뤄 둘 수는 없다

쏟아져내리는 태양열을 어디다가 담아둘 수 있다면 담아두었다가

감을 다 깎거든 이용을 하면 좋겠지만 그럴수도 없는일!

감을 깍아서 약 일주일은 말려야 하는데

맑은 날이 일주일 연속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니

맑은 날이 연속 3일만 되어도 바로 감을 깍는 일은 실행에 옮겨야 한다 

몇 년 곶감 농사를 해보고 난 후 경험에서 나온

우리만의 노하우가 생긴것이다.

 

부득이 평일에 감을 깎아야 하니

시간 되는 사람은 감을 깎으러 오라고

가족창에 알림을 보냈다

 

 

작은딸 부부가 근무를 마치고 밤에 왔다.

작은 사위는 사실 결혼하고 난 후에 과일을 처음 깎아본 사람이라

서투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 깎는 일에 크게 기대를 안 했다.

그런데 감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며 깎는 모습이 어찌나 진지한지

힐끗힐끗 쳐다보며 나는 웃음이 실실 나왔다.

 

 

곶감 만들기 체험학습을 아주 진지하게

잘 참여하고 있는 막내사위! 귀엽습니다 ㅎ

 

큰딸 부부는 평일엔 시간이 안되어 다음날 휴일에 와서

곶감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다 깎은 감꼭지를 줄에 끼워 넣는 과정이다

 

이렇게 하여 끓는 물에 약 5초 정도 넣었다가 꺼내는

살균소독 과정을 거쳐서 베란다에 내다 걸었다.

 

 

아침햇살이 어찌나 맑고 이쁘게 비춰오는지...

조롱조롱 매달려 있는 감들이 이쁘기 짝이 없다.

 

 

 

동쪽 해님, 남쪽 해님, 서쪽 해님

어쨌든 많이 많이 

많은 사랑을 주시옵소서

 

 

에구구 3일째 되는 날 비님이 왕림을 하신다 하니

우리는 감을 집안으로 피신을 시켰다

 

 

남편이 들이는 정성에 감동해서 라도

너희는 맛있게 맛있게

아주 맛있는 곶감으로 거듭 태어나야 하느니라

 

 

 

 

 

여기는 작은딸 집 베란다

작은딸 부부는 집에서 직접 말려 보고 싶다하여

깍은감을 상자에 담아 가서 이렇게 베란다에 걸어놓았다

 

 

 

사위가 곶감만들기 체험학습을 어찌나 재미 있어 하는지

재택근무 중에

시간만 나면 베란다에 나가서 감 구경을 했다고 하네

 

 

비가 내리는 날은 집안에 들여다 놓고

ㅎㅎ 옆에 온풍기가 있는걸 보니

온풍기까지 틀어 놓았나 보다

 

작은딸이 하는 말이

이 곶감 만들기 행사를 이제부턴 매년 가을마다

가족행사로 하자고 하는것이 아닌가!

ㅎㅎ 완전 재미 들었네

 

 

 

햇빛이 도와주어 이렇게 까슬까슬하게 뽀송뽀송하게 이쁘게

 감은 이렇게 곶감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감은

이렇게 반건시로 우리 집 곶감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불친님들

이렇게 자랑만 늘어놓아서 어쩌지요?

가까이 계신다면 이렇게 한 접시 이쁘게 담아서 대접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