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이야기

'환갑'이라는 말이 너무나 어색하네

제가 환갑을 맞이 했습니다.

1989년에 아버지와 어머니 환갑잔치가 있었는데

'우리 부모님이 벌써 환갑 이라니...'

하며 연로해진 부모님을 생각하며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세월이 참으로 많아 달라졌어요

지금은 60대로 진입했다는 것은 연로 라기보다는

이제는 인생의 황금기라고들 하니까요.

 

환갑 기념으로 나는 이탈리아 여행을 가고 싶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다니지 말라고 하니 이렇게 주저 앉을수 밖에 없네요.

그리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가서

마음 편히 식사도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보니

환갑 기념 식사도 집에서 오븟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대신 음식솜씨 좋은 딸들이 음식을 만들어 차렸는데

다른 그 무엇보다 잘해 주려고 하는 정성이 가득 느껴져서

울컥 할정도로 정말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게 이러한 딸들을 주심에 감사한 하루 였습니다.

 

딸들이 집에 와서 음식 만든다고 분주를 떨고

작은 사위는 주문해 놓은 케이크를 찾으러 간다고 나가고

남편과 큰사위는 집에 풍선 장식을 한다고 푸푸 풍선을 불어

벽에 붙이고....

 

집안 분위기가 모처럼 온식구가 다 모여서 들썩들썩

정말 환갑잔치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들썩이는 이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오늘만큼은 이쁘게 차려입고 엄마는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하네요 후훗

 

 

 

 

도쿄에서도 유명하다는 록폰기 LOUANGE의 케이크라고합니다 ㅎ

케이크를 보니 'Happy Birthday おんま(엄마)'

라고 쓰여있어요 ㅎㅎ

 

 

지금 보니 케이크에 무당벌레도 있네요 ㅎㅎ

촛불은 내가 하나만 켜라고 했는데 여섯 개를 다 켰더라면...

하는 생각이....

 

딸들이 만들어 차려놓은 음식 어때요? 환갑상차림 같은가요? ㅎ

 

 

 

중요한 선물 증정식! 두둥~ ㅎ

 

손에 들고 있는 앙증맞게 작은 것은 '고프로'입니다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는 것으로도 만족이었는데

남편이 이젠 본격적으로 열심히 해보라는 뜻으로

이렇게 '고프로'를 선물해 주네요 ㅎㅎ

저렇게 손안에 쏙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자그마하고 가벼운데

많은 기능이 담겨있으니 앞으로 열심히 익혀 봐야겠어요.

 

내 취미를 인정해 주고 응원해주는 남편님께 감사합니다. 

 

두둥~ 딸들이 선물해준

불가리 제품으로 아주 자그마한 다이아가 쫑쫑 박혀있는

예쁜반지입니다.

이번 기회에 여자 셋이서 똑같이 하나씩

손가락에 끼기로 했습니다

 

이젠 누가 뭐라 해도 세 모녀입니다.

 

남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담소의 시간

무슨 이야기이길래 저렇게 웃고들 있을까....

참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이렇게 저도 60대에 올라섰습니다.

귀여운 새내기 인사드립니다.

인생의 황금기라는 60대

황금기답게 폼나게 열심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프라이즈

 

환갑 모임은 가족이 다 모일 수 있는 토요일로 했는데

이틀 뒤 정식 생일날 저녁에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작은딸이 보낸 택배가 왔습니다.

아주 커다란 박스! 

 

뭐지? 뭐야?

이렇게나 큰 박스! 뭐지? 하며 뜯어보는 순간!

 

슈슝~ 

 

 

 

이렇게나 큰 풍선이 박스에서 슝~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작은 풍선들이 따라서 슈슝~

천정으로 두둥실 떠올라 가는데

어찌나 황당하고 웃음이 나오는지...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는 풍경에

그 풍경을 보고 있던 남편도 웃고

나도 간만에 유쾌하게 웃어 보았던 저녁시간이었습니다.

 

여하튼 못 말리는 재미있는 딸래미입니다.

 

저녁준비 하다가 말고

풍선을 들고 좋아라 웃고 있는

60대 새내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