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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생활 일기

얼마 만에 나가보는 신주쿠 인가

신주쿠(新宿)는 도쿄도(東京都) 내에 있는 23개 구(區)중의 하나로서

도쿄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도쿄도청이 있는 곳이다.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오기 전 12년을 살았던 곳이기에

남 다른 첫정이 있는 곳이다.

신주쿠 구에는 오오쿠보(大久保)라고 하는 코리아 타운이 있는데

한국식품을 사거나 특히 머리손질을 할 수 있는

한국 미장원이 많이 있어서 늘 즐겨 다니는 곳이다.

 

그런데 신주쿠(新宿)야 말로 많은 사람들이 복짝거리는 동네이고

다양한 외국인도 많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나도 외국인이지만ㅎㅎ)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고 나서는 조심스러워서 코리아타운에는 통 나가지를 않았다.

그러니까 작년 2월에 그 동네 미장원에 다녀온 이후 

일 년이 훌쩍 넘은 18개월 만에 그 동네 오오쿠보(大久保)를 다녀왔다.

 

그러니까 용기를 내어 파마를 하러 나갔다 왔다는... 후후 훗!

 

 

환승 하기 위해, 전철역 플랫홈에 서서 전철을 기다리며...

 

이 생활이 얼마만인지...

매일같이 동네 공원, 정원 그리고 산이나 다니며

그야말로 이슬(?)만 먹고살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홈에 서 있다니

마치 딴 세상에 나와 있는 듯 꿈이라도 꾸고 있는 듯이 기분이 묘했다.

 

 

 

신주쿠에 있는 코리아타운의 오전 10시 무렵이지만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어 어깨가 부딪칠까 옆으로 비켜서 지나가곤 할 정도였다.

2000년 초반에 드라마 겨울연가로 인하여 불어온 한류 열풍은 

열혈팬 일본 아줌마들로 인하여 이곳 코리아타운이 번성하기 시작했는데

한일관계 악화로 이 타운이 싸늘히 식어 가는가 하더니

다시 K팝의 열풍으로 젊은이들로 가득한 동네가 되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단골 미장원에 들어가니

"어머나~ 이게 얼마만이예요~ 건강하셨어요? "

라는 인사를 나누며 잠시 호들갑을 떨다가 의자에 앉아

묶어 놓았던 머리를 풀어놓으니 미용사님이 깜짝 놀란다.

늘 짧은 머리만을 해오던 내가 머리를 이렇게나 길러 갔으니....

 

그동안 동네 일본 미용실에 두 번 정도 가서 머리를 다듬고

늘 질끈 묶어서 지냈는데 이제는 머리손질도 좀하여

가을바람에 머리카락이 사라라 날리는

가을여인이 되고 싶은 충동으로 한국 미용실을 찾았다.

그런데 "긴 머리도 잘 어울리시네요 자르는 것은 너무 아까워요~"

하는 미용사님의 말에 현혹되어

"어머 그래요? 그럼 어디 이쁘게 손질 좀 해줘 봐요"

하며 못 이기는 척 머리를 맡겼다.

이렇게 내 헤어스타일을 내 주장이 아닌

내게 잘 어울리게 해달라고 그냥 맡겨 버리고 싶을 땐

일본 미용실보다 한국 미용실을 찾아야 한다.

 

미용사님이 마지막 머리 손질을 하며

"남자들은 대체로 머리 긴 여자들을 좋아하는데 아저씨께서 좋아하시겠어요~" 

했는데 집에 들어오니 남편의 반응은

"머리 자르러 미용실 간 것 아니야? 그대로 돌아왔네" 

그대로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름대로 머리 자르고 파마하느라 2시간이나 걸렸는데...

남편은 긴머리 보다는 짧은 머리를 좋아하나??

아무래도 '대체로 남자들은~'에 속하지 않는 남자 사람인가 보다

뭐 이찌 되었건 내 마음에 드는 헤어스타일이 나와서

기분 좋게 돌아왔다.

 

 

 

미장원에서 나와서 그 동네에는 맛있는 짜장면 집이 많으므로

짜장면이나 한 그릇 사 먹고 갈까 하다가

코로나가 의식되어 얼른 볼일만 보고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라는 

조급한 마음이 들어 마음을 접고, 

꼭 필요한 신발이나 한 켤레 사가자며 전철 한정거장 거리에 있는

백화점이 많은 신주쿠 도심으로 나갔다

도심 전철역에 오니 코로나 이전이나 다름없이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걸 느끼며

나도 저들이 되어 저 속으로 훅  뚫고 들어갔다.

 

신주쿠역 동쪽 출구에 있는 스튜디오 ALTA, 

모 방송국에서 낮 12시에 생방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매일 낮 12시 이 건물 앞 길거리 사람들의 풍경이 텔레비전에 비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기에 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전자상가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이 거리 저 고급 과일 상점을 보니 옛 생각이 떠 오른다.

고급 과일이라 함은 신선하고 좋은 과일로 만든

아주 부드러운 케이크나 빵을 먹을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 있다.

 

일본 초창기 시절이 눈에 선하게 떠 올라

그 시절의 내가 저 길을 지나가는 것이 눈에 선하게 떠 오른다.

저길 은 정말 수없이 지나다녔으며 그 시절 만나던 사람들도 떠 오르고..

추억의 장소이다.

 

 

구두도 한 켤레 사고, 옷도 사고

나는 후다닥후다닥 뭐에 쫓기는 사람처럼 후다닥 물건을 샀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있었던 잠자고 있었던 그 두려움이 일어나는 듯 함을 느꼈기에...

그 두려움이라 함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나는 도심에 나와 있었다.

한 가지 볼일만 보고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았을 텐데

다시 전철을 타고 이동을 하여 큰 시장에 들렀는데 그때 지진이 나서

전철이 끊기는 바람에 그날 밤 집에 못 돌아갔던 경험이 있다.

그 트라우마로 인하여 전철을 타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나가면

어서어서 볼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조급증이 생겼다.

10년이나 훨씬 지난 일이니 서서히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잘 지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사회가 어수선해지니 또다시 그 조급증이 발동을 하였음을 느꼈다

후다닥 구두 한 켤레 사고 후다닥 옷을 사고...

 

얼마 전에 남편이 위치추적을 할 수 있는 앱을 휴대폰에 깔자고 했다.

하지만 위치추적 앱은 하늘에서 누군가의 눈이 나를 감시하며

따라다니는 것 같아서 기분 나쁜 일이고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라며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재난이 생겼을 땐 좋은 앱이란 생각이 들어 일단 휴대폰에 앱을 깔았다.

평소엔 꺼 놓고 지냈는데 오늘은 집을 나오며 남편에게

"위치 추적 앱을 켜 놓았어요~"라는 말까지 하고 나왔다.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찾아 달라는 뜻으로...ㅎㅎ

 

코로나 시대를 보내다 보니 그동안 복잡한 곳으로 나가는 걸 피하고

사람들을 안 만나고 살았더니 마음이 다시 소심해졌음을 느꼈던 하루였다.

 

 

 

왼쪽에 멋지게 생긴 건물은

모드 학원 코쿤타워라고 하는데 학교법인 모드 학원이 건설한 지상 27층(지하 3층) 높이 203.65m의 고층빌딩이다.

도쿄 모드 학원은 패션 디자인, 메이크업, 그래픽, 인테리어 분야에서 인재를 기르는 전문학원으로 유명하다.

신주쿠의 상징인 건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신주쿠역 서쪽 출구 앞

이제 볼일을 다 봤으니 어서어서 우리 동네로 가는 전철을 타러 가자

어서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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