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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가마쿠라(鎌倉)

카마쿠라의 아침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카마쿠라(鎌倉)

아침잠 없는 남편과 새벽길을 달렸다.

한국에서 사찰로 유명한 곳이라면 경주를 꼽듯이

일본에는 교토(京都)를 꼽을 수 있는데

카마쿠라(鎌倉)는 작은 쿄토라고 불릴 정도로 유서 깊은 사찰이 많은 곳이며

태평양 쪽으로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다.

 

 

 

 

 

카마쿠라에 너무 일찍 도착하여 동네 구경하며 어정어정

이른 아침 시골 공기가 참으로  좋기만 하다.

이러한 기차길옆 분위기가 나는 괜스레 좋다

예전에 카마쿠라에 다녀온 이후에도 이 전철역 주변이 가슴에 남았는데

오늘도 이 선로주변에 도달하니 괜스레 좋다

향수? 향수인가?

내가 기차길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의

그 아기라도 된다는 말인가?

아니 어쩜 그럴지도

생각해보니 나는 국민학교에도 들기 전에는 툭하면 할아버지댁으로

보내져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지냈던 기억이 난다. 

나는 할아버지 댁 사랑마루에 앉아 저 멀리 동구 밖으로 놓인 철길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 철길 위로는 아지랑이가 자주 아롱아롱 피어올랐다.  

그리고 아지랑이를 헤치고 기차가 뿌앙 하며 지나다니기도 했는데

어린것이 그 풍경을 보며 울적함을 느끼기도 했으니

아마도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 오빠가 있는 집이 그리웠나 보다

어른들은 네 살 터울의 남동생을 키우는 엄마를 배려해서 그리했을 것이지만

어린 딸이 그때 벌써 우울함을 경험했으니...

이런! 

 

 

 

기찻길을 보니 이젠 이 세상에도 안 계신

다 떠나들 가신 옛 어른들이 생각이 나서 그런지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 그냥 좋기만 하다

 

기찻길을 따라 학생들도 걷고 어른들도 걷고

나도 걷고 너도 걷고

아침햇살은 뜨겁다.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나타나니 거리가 비좁다

군데군데 학생대표들이 서서 길 지나가는 우리에게

정자세를 하고 인사를 건네 온다

"오하요 고자이마스" 

"오하요고자이마스"

 

 

골목길로 들어오니

이곳에서도 재잘거리며 등교하는 꼬마들이

인사를 건네 온다

"오하요 고자이마스"

"오하요~"

 

도쿄와는 달리 어른들을 보면 인사부터 건내는

이곳 아이들로 인하여

기분이 좋아지는 아침이다.

 

 

 

재잘거리며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꼬마들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쁘다 이쁠 때다

 

 

 

오른쪽 건물은 카페 같은데....

두리번두리번 올려다보며

우리도 골목길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