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들어 햇빛 반짝하는 날을 만나기 어렵다
매일같이 칙칙~한 것이 장마도 아니면서 장마 흉내는 내는 하늘이다
이날은 운좋게도 유월의 햇빛이 따사롭기 그지없었다.
친구와 친구 되어 놀러 나가기 딱 좋은 날
집 구경하고픈 사람은 100엔을 내고 들어와도 좋다는...
100엔은 없고 90엔을 쫘르르 쏱아넣고
나는 들어갔다
어릴 적 할아버지 댁 사랑마루가 생각나는 풍경
할아버지 사랑마루는 겨울 내내 해가 들어 참으로 따사로웠다
바람을 빼곡히 적은 팻말 뒤편에도 블루 수국...
아기부처님에게도 블루 옷을 입혀주고
블루 수국을 헌화하고...
확실하게 블루 블루하다
이곳이 뭐라고 사람들이 이곳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있었다
뭔지 모르지만 일단은 나도 줄을 서 있다가 찍었다
이곳이 뭐라고
그러니까 내가 뭘 찍어야 하는지 몰랐던 게지
돌아가서 보니 이곳
나는 너를 찍고 너는 나를 찍는구나
서로 사진도 돌려가며 보여주면 좋을 텐데...
보지 못한 얼굴이지만
'이쁜 아가씨들' 일 것 같다
동선이 같아서 내 카메라 안에 엄청 자주 들어오는
기모노의 여인들
꽃창포도 이제는 떠나가고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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