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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생활/공연

미나토미라이의 열기는 도무지 식을 줄을 모르고...

하루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듯

어느새 여름도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 말은 여름 더위가 한풀 꺾였다는 표현이라기보다는

마쯔리가 끝이 보이는 것을 보니 

여름이라는 계절도 떠날 차비를 하고 있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

무더위가 찾아든 7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부터

마쯔리를 찾아다니며 즐기다 보니

이젠 이러한 마쯔리는 날씨가 더워야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하니 선선한 가을이 오고 있음을 반가워 하기보다는

마쯔리의 계절 여름이 떠나고 있음에 대한 아쉬움이 슬며시 

생기고 있음을 느꼈다.

 

요코하마에 있는 미나토미라이에서 마쯔리가 열리는 날이다.

항구에서 저녁시간을 보내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쏘이며 걷기도 하고

마쯔리를 즐기는 사람들 속에서 지내다 보니 갑자기 이곳이 

참으로 좋다는걸 느꼈다

내가 분위기에 엄청 약하다 보니.... ㅎ

사실 요코하마는 일본 전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곳 랭킹 1위인 지역이니

매력이 많은 항구이다.

문득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바닷가 산책을 해도 좋을 것이고

항구 가까이에 멋진 공원들도 많으니 그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고

"우리 차라리 이곳 미나토미라이로 이사를 올까요?" "그럴까?" 

남편과 모처럼 의기투합하여 좋았는데

미나토미라이는 고층 아파트밖에 없는 곳이라

고층은 무서워서 싫다나 뭐라나 하며 금방 뒤집는다.

남편의 고소공포증! 농담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나...

ㅎㅎ 꿈이 현실이 되나 했더니 금방 식어버린 순간이었다 풋풋풋

 

거두절미하고

어서 미나토미라이 마쯔리 구경이나 갑시다.

 

 

 

 

공원입구에 들어서니 형형 색깔의 커다란 후르츠 트리가 눈길을 끈다

그런데 이 작품이 한국인의 작품이라는 소리를 듣고 나니

고향친구 만난 것처럼 훅 반가워졌다

 

이 후루츠 트리는 1961년생 최정화 씨 작품으로

요코하마 후지라이언스클럽이 창립 30주년 기념으로 협찬했으며

2001년 트리엔날레(3년마다 밀라노에서 열리는 미술 전람회)에 출품되었으며

그 후 2002년 FIFA 월드컵 한일공동주최 기념으로 요코하마시에 기증되었다고 한다.

 

 

 

 

마쯔리에 나온 예쁜 커플의 모습

싱긋이 웃으며 여자친구를 바라보는 청년의 눈빛은

여자친구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눈빛이었다

이들의 추상권 보호를 위해 살짝 얼굴을 가려놓긴 했는데

아 혼자보기엔 정말 아까운 찐 사랑의 눈빛이었다

(도찰을 해버려서 미안합니다)

 

 

 

 

 

요코하마를 상징하는 언제나 아름답게 보이는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함께 마쯔리를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

 

 

 

레몬스쿼시 카페

여름철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인 레몬 사와 & 레몬스쿼시

나처럼 밀밭 가까이만 가도 얼굴이 빨갛게 되는 사람은 잘 보고 사야 한다 

남편은 알코올음료인 레몬사와, 나는 레몬스쿼시

 

 

마쯔리 음식을 사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먹고 있는 

요코하마사람들

 

 

해 지는 저녁시간을 즐기고 있는 요코하마 사람들

왼쪽 아래 유카다 차림의 여인들이 너무나 시원하게 보여

사실은 이들 사진을 찍고 싶어서 찍은 사진

 

 

 

마쯔리음식을 사 먹기 위한 줄이 너무나도 길기 때문에

내년부턴 음식을 다른 곳에서 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줄을 서기 싫으니 저녁을 굶어야 할판이다

 

 

우리는 뼈가 붙어있는 이 프랑크소시지와 음료만으로 만족하고

좀 늦은 저녁을 인근 음식점으로 가서 먹기로 했다

 

 

어? 이 집도 딸딸이 집이네

우리 딸들 어릴 때가 생각이 나는 풍경이다

너무나 귀여운 쪼꼬미 우리 딸들은 어디로 갔나

 

 

 

드디어 마쯔리 대명사 봉오도리가 시작되어

음악에 맞춰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을 따라서

다 함께 무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며 춤을 추는 무대 아래의 사람들

 

 

 

코로나로 인해 지난 3년간 멈춰있던 마쯔리였으니 얼마나 기다렸을까 

감개무량이었으리라

 

 

일본이 고령화 사회라지만

요코하마는 확실하게 젊은이들의 도시이다

6학년인 나도 저들 틈에 들어가기가 쭈뼛쭈뼛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사람을  따라서 한 바퀴만 돌고 나면

두 바퀴 째부터는 즐겁게 춤을 추며 봉오도리를 즐길 수 있으리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심플한 춤이다

 

 

마쯔리에는 

무대에서 춤을 추어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고

무대 아래서 그들을 보며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모두를 카메라에 담는 나 같은 사람들도 있다

 

 

 

보는 즐거움으로 만족하는 사람들

바다 밤바람으로 인해 시원한 즐거움을 주는 마쯔리로 무르익어 가고...

 

 

 

휴식의 시간에 접어들었다

남편은 또다시 레몬사와, 나는 레몬스쿼시로

갈증을 해소했다.

 

 

무대 위에서 춤추는 이들도

잠시 앉아 시원한 차로 휴식을 취하고 

 

 

 

저 건너 바다 위엔 마실 나갔던 유람선이

뚜~ 소리를 내며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목마를 즐기는 아빠 어깨 위의 아가들 

 

 

 

밤은 이렇게 깊어만 가는데

미나토미라이의 열기는 도무지 식을 줄을 모른다

 

 

 

 

짧은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