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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이웃과 함께

도쿄도심 야간 나들이

한국에서 남편 친구 부부가 일본으로 온천여행을 왔다가

도쿄에 들린다며 연말을 맞이하여 근사한 곳으로 가서

저녁을 사주겠다고 연락이 왔단다.

아니 오시는 손님인데 우리가 사줘야지 무슨말이야?

 

그러고 보니 문득

아주 오래된 예전에 나의 고등학교 친구부부가

일본으로 여행을 왔다고 하여 만났는데

아이들 학습지와 십자수를 넣어 예쁘게 만든 미사보 주머니를

선물로 주고 갔다.

가면서 나더러 고생이 많다며 친구가 눈물을 흘렸는데

그때 그 눈물이 내게 위문처럼 느껴졌다.

 

그 당시 나는 사실 문화도 다르고 언어가 서툴러도  해외생활의 그 모든 것은

나에게 있어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던 젊었을때라서

해외에서의 삶이 그렇게 고생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친구의 그 모습이 오히려 겸연쩍게 느껴졌다.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라는 완전 그런 기분으로

나는 고생이라는 생각보다는 그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부딪쳐서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이제야 돌이켜 보니 고생은 고생이었으며

나도 참 고생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위문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오랜만에 도쿄도심으로 나가보니 길거리 풍경이 화사하기 그지없다.

내 키보다 더 높이 매달려 있는 꽃바구니가 이뻐서

까치발을 하고 서서 아슬아슬하게 찍은 사진이 이사진이다

나무에 매달아 놓은 반짝이는 이루미네이션보다도 나는 이 꽃바구니가

마음에 들었다.

 

 

 

꽃바구니는 길 건너 가로등 아래 저렇게 두 개씩 저런 식으로

걸어 두었는데 그 분위기가 참으로 따사롭고 좋아 보였다.

 

 

 

길 한가운데 내어 놓은 노란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서

이루미네이션의 밤을 즐기고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도 흘러나오니

12월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되었다.

 

 

 

 

한창 이루미네이션이 화려한 시기라  군데군데 이렇게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이 많았다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있다가 사진을 찍는 순간에 이렇게

반팔차림의 신부로 변신을 하는데

"아휴 추워라~ "하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뒷모습만 봐도 선남선녀 아름답게 느껴지기만 한다.

 

 

 

 

 

 

"앗 남편 친구 부부다~~"

(오른쪽에 두 사람)

 

이 길에서 친구부부를 만나기로 하고  

나는 남편 뒤를 따라 분주히 따라가면서

길거리 분위기를 쿡쿡 사진을 찍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사진에 남편친구 부부가 들어있네 ㅋㅋ

쿠사츠 온천을 다녀오면서 도쿄 긴자에 호텔을 잡아놓고

우리를 만나러 밤마실을 나온 것이다.

 

이렇게 만나서 반갑다며 서로 악수를 나누고

어머나~ 오랜만에 만났는데 옛 모습 그대로예요

나는 아주 맛이 갔는데 말이에요 ㅠㅠ

뭐 그런 이야길 주고받으며 근사한 곳이라는 곳으로

식사를 하러 갔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