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오카야마(岡山)에 살고 있는 오바타상(小幡)에게서
올해도 어김없이 정스러운 선물이 왔다.
작은아이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 내 엄마 탁구부에서 알게 된
20년도 훨씬 지난 오래된 지인이다.
일본 생활 초창기에 탁구보다는 일본사회에서 일본친구를 사귀기 위해
어눌한 일본어 실력으로 그들 세계로 푹 뛰어들었던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용감무쌍했던 젊은 시절이었다.
그때 알게 되었던 오바타상은
도쿄지사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고향인 오카야마로 전근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그때부터 메일로 소통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일본어 자판을 익혔는데
그야말로 독수리 타법으로 더듬더듬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아휴~ 서툰 일본어와 서툰 일본어 자판으로
메일 하나 쓰는데 어찌나 시간이 걸리는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마치 일본어 작문을 하여 선생님께 숙제를 제출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
아무리 우정도 중요하지만 힘도 들고 재미라곤 눈곱만치도 없어서
내쪽에서 흐지부지 답장을 보내는 것도 점점 게을러져서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오바타상은 그러한 나 이지만 정말 부지런히 안부 메일을 보내곤 해서
참으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정성에 감탄을 하였다.
나는 일 년에 한 번 연하장을 보내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는데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에게도 발 빠른 소통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오바타상은 같은 탁구 멤버였던 미야까와상과 함께 3명의
라인 그룹창을 개설하여 부지런히 안부를 실어 보내왔으며
한 해가 끝날 무렵 집에서 키운 각종 야채와
그 지역의 특산물을 보내오곤 했다.
정확하게 25년이 되어가는 3명의 인연이다
이렇게 오래도록 인연을 유지해 온 것은
오바타상의 노력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면에서 오바타상 그녀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인연을 오래도록 유지 해 나간다는 것
결코 자연스럽게 얻어지는것이 아니라는....
복숭아 푸딩과 치즈샌드
그리고 맨 아래는 '모모타로' 찹쌀떡
일본 옛날이야기 '모모타로'
할머니가 개울에 빨래를 하러 갔다가
물에 둥둥 떠내려오는 복숭아를 건져왔는데
그 복숭아 속에서 아기가 나왔는데 그 아기 이름이 모모타로이다
모모타로는 씩씩하게 잘 자라서
어느 날 사람들을 괴롭히는 도깨비를 물리치러 가는데
이때 할머니께서 요깃거리로 싸 준 것이 수수경단인데
수수경단을 먹고
모모타로는 씩씩하게 도깨비를 물리쳤다는 옛날옛날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오카야마의 이야기였나??
오카야마는 복숭아 특산지이니
모모(복숭아)타로 이야기가 나올만하네
사진의 맨 아래 작은 통에 들어있는 것이 쫀득쫀득한 수수 찰떡이며
모모타로와 도깨비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귀여운 캐릭터이다.
오바타상 집 마당에서 키운 과일 칸나츠(柑夏)
일본에선 주로 정원수로 많이 키우고 있는데
요즘 한창 주렁주렁 동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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