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에 포스팅을 한
'인연을 오래도록 유지해 나간다는 것'에서
20년도 훨씬 지난 오래된 인연
딸아이 초등학교 시절 학교 내에 있었던 어머니 탁구부 멤버였던
오바타(小幡)상이 집에서 키운 하귤(柑夏) 보내왔었다.
나는 새콤 쌉쌀한 이 하귤을 믹서에 갈아서 꿀을 타서
맛있게 마셨다.
그런데 그 시절 같은 탁구멤버였던 미야카와(宮川)상은 그때 받았던
하귤을 가지고 이러저러한 먹거리로 변신을 시켜서
오바타(小幡)상과 내게 보내왔다.
오바타상이 보내준 노란 열매인 하귤(柑夏)이
이렇게 크게 변신을 하여 우리에게 왔다
여름귤로 파운드케이크, 잼, 쿠키 그리고
하귤(柑夏) 껍질을 쵸코에 졸여서 만든 하귤 쵸코필
그리고 해산물 톳을 보내왔다.
미야카와상은 손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손으로 잘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기에
이 정도 가지고는 새삼 놀랄 일은 아니지만
보내온 하귤을 이렇게 변신을 시켜 다시 보내오다니
그 정성이 감동스러웠다.
내가 탁구부에 들어갔던 그 시절에
미야카와상이 내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일주일에 두어 시간씩 우리 집에 와서 한국어 공부를 했는데
그때 올 때마다 빵을 구워서 왔기에 온갖 종류의 미야카와상의 빵을
아주 다양하게 먹었던 기억이 떠 오른다.
미야카와상은 아들만 4명인데 그 아들 모두가 의사이다
그것도 놀랍게도 3명이 동경대학 출신이다
남편도 시아버지도 모두 의사이기에 그야말로 '미야카와 종합병원'을 하나 차려도 되겠다며
우리가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그러한 의사 집안이지만 어찌나 검소하게 생활을 하고 있는지 혀를 휘두를 정도였는데
특히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다 만들어 쓰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은 70이 넘은 할머니이지만 여전히 이렇게 베이커리를 하여 우리에게 보냈다.
일전엔 스킨로션을 직접 만들었다며 보내 주셨는데 어찌나 보습이 잘되는지
그해 겨울은 얼굴이 건조해 본일이 없을 정도로 아주 요긴하게 잘 썼다
그때 아, 화장품도 만들어서 쓰시는구나라고 눈치를 챘다.
(그러고 보니 스킨로숀 재료를 좀 알려 달라고 하는 것을 잊고 있었네)
마침 큰딸 가족이 와 있어서 식구들이 다 함께 맛있게 먹었다
큰딸도 예전엔 베이커리를 잘하곤 했었는데
문득 생각이 나는지 "나도 이참에 파운드케이크를 한번 구워볼까?" 한다
딸이 만든 따끈한 바나나 케이크 이라든가 당근 케이크가
참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그래 한번 해봐 해봐" 하며 부추겼다 ㅎㅎ
이렇게 손편지도 꼭 써서 보내오니
그 정성과 성의는 내가 따라 하려고 해도 늘 못 미친다
감사 감사
'생활 이야기 > 이웃과 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쿄 중심부에 이러한 곳이 있다니... (40) | 2024.04.25 |
---|---|
비아티나와 함께 지유가오카 (自由が丘)에서 (44) | 2024.03.14 |
인연을 오래도록 유지 해 나간다는 것 (52) | 2024.01.29 |
요코하마 관광길에 오른 에도가와 세 자매 (0) | 2024.01.14 |
도쿄도심 야간 나들이 (30) | 2023.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