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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쯔부야끼(혼잣말)

얼핏 보고 노숙자인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아침 산책을 나갔다.

이른 아침햇살 이거늘

작렬하는 태양빛은 한낮의 햇살 못지않다.

달그락거리는 물건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누군가가 지나가는 소리가 났다

 

 

 

 

얼핏 보아

차림새가 남루하길래

노숙자인가 보구나 했다.

 

 

 

 

 

꽃밭이라고 하지만 타들어가는 날씨에

가뭄이 들어 이렇게나 볼품없는 꽃밭이 되어있었다.

돌 보는 이가 없다 보니 이 모양이 되었나 보다

척박한 땅이지만  백일홍이 있어 사진을 찍기 위해 올려다보니

좀 전의 그 남루한 여인이 달그락 거리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물조리개였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두 개씩이나...

 

허리가 너무 굽다 보니 머리가 보이질 않는다.

 

 

 

 

내 눈길은 백일홍이 아닌 

물조리개를 든 여인에게로 쏠렸다.

 

여인은 힘겹게 오름 막 길을 올라가고

나는 내림 막길을 내려가고...

 

 

 

 

어머! 화초에게 물을 준 흔적이 이곳에....

 

 

도라지 꽃에게도 물을 준 흔적이...

 

 

이곳에도 물을 준 흔적이...

 

그녀는 노숙자가 아니라

무더위에 바싹 타들어가는 화초에게 마실물을 길러다

먹게 해주는 천사였던 것이다

허리가 너무 굽어 얼굴도 안 보이는

그러한 천사

 

나에게 깨우침을 주려고

천사는 그러한 모습으로 나를 스쳐 지나갔구나 하는.....

 

 

 

예정대로 라면 오늘 이 시간은 한국에 있어야 할 시간입니다

오늘 새벽같이 지나가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행기가 결항한다는 통고가 있어

우릴 주저 앉게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화창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이렇게 억울할수가!

태풍 너 그럴래?

 

하여 하루 미뤄서 오늘 18일 한국행 비행기를 탑니다

일주일 동안 아주 바쁜 일정으로 동가숙 서가식하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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