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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요코하마

남편이 내게 사진 값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창으로 비춰 들어오는 맑고 신선한 햇살이

아주 산뜻한 아침 기분이게 했다.

어딘가 자연 바람을 쏘이러 나가봐야 할 것 같은 충동이 일었다.

집에서 과히 멀지 않는

"미쯔이케(三ツ池) 공원에라도 갔다 올까요?" 

"10시에 요가 예약이 되어있으니 그전에 와야 돼요"

라며 남편의 생각을 타진했다.

그러자면 늦어도 공원에서 9시에는 나와야 된다는 계산

그럼 빨리 나갑시다며 세수도 없이 모자 눌러쓰고 마스크 하고

아침도 안 먹고 부랴부랴 집을 나선시간이 6시 30분이었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 보니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봄빛이 참으로 이쁜 공원

마음에 와닿는 풍경이 넘쳐 나는 오늘 사진을 찍고 또 찍고....

카메라에 그 모두를 쓸어 담고 또 담아도 미련이 남는

미쯔이케(三ツ池)  공원의 아름다운 봄

 

 

 

이사 온 지 벌써 4번째 봄을 맞이하고 있건만

어째 미쯔이케(三ツ池)의 봄이 이렇게 아름다운 봄이었다는 걸 몰랐을까

이제야 보고 감탄을 했다.

 

 

 

앗! 바람아 멈추어 다오

이제 겨우 벚꽃 분위기에 익숙해지려고 하는데

벌써 꽃잎을 떨구면 어쩌란 말이야

 

 

순식간에 벚꽃은 마치 눈 내리듯 펄펄 펄펄

마~ 쏟아져 내리는 그대들을 내 어쩌겠어

그대로 이대로 꽃눈을

내 다 맞으리라

 

 

 

자고 일어나자마자 햇살의 이끌림에 여기까지 쫓아 나왔더니

공원은 어찌나 봄볕이 아름답고 꽃들은 어찌나 이쁘게 살랑거리는지

 

우리 뭐에 홀린 것 마냥 이른 아침 길을 달려 나왔네 잘했지?

신통하지, 어떻게 이 아침에 공원에 나가자는 생각을 다했어?

남편의 감탄에 난 괜스레 우쭈쭈 폼을 잡아본다

 

우쭐우쭐

 

 

 

 

올봄엔 유채꽃도 한번 못 보고 지나 가나 했더니

이 미쯔이케공원에 나오니

벚꽃이면 벚꽃,  유채꽃이면 유채꽃

한꺼번에 한자리에서 다 해결이 되었네

 

 

 

그저 실실 봄 웃음을 흘려 내 보내는

유채꽃 밭 속의 그녀

 

 

 

 

 

모델 그만하고 나도 사진 한 장 찍어 갑시다

했는데...

여의치 않고...

 

 

 

 

 

 

아침도 안 먹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서며 9시에는 돌아가리라 생각했는데

꽃 속에서 놀다 보니 시간이 가는지 오는지 벌써 12시가 다 되어가니

눈앞엔 온갖 먹거리들이 왔다 갔다 왔다갔다

 

10시로 예약한 요가도 캔슬하고

아침도 굶고,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뱃속은 요동을 치고 있구먼

사진 삼매경에 빠진 남편은 꿈쩍도 안 하네

 

"나 이제 그만 모델 파업 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