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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요코하마

내가 요코하마 야마테(山手)를 좋아하는 이유

지난 4월 5일 토요일 그날 벚꽃구경을 나서면서

야마테(山手)로 갈까 하다가  오오카가와(大岡川)로 갔었는데

그날 오후에라도 야마테(山手)로 들릴걸 그랬다

작년에 아주 싱싱한 절정의 벚꽃을 이 야마테(山手)에서 보고 

올해도 다시한번 그날의 감동을 맛보리라 벼르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아뿔사 한발 늦은 아쉬움이 있었던 야마테의 벚꽃이었다.

하지만 끝자락이라도 잡았으니 그게 어디냐고 하며 나를 다독였다.

 

 

흐리고 비도 오락가락 하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이곳에 도착을 하니 햇빛이 반짝 얼굴을 내밀어

그렇잖아도 화사한 벚꽃이 더욱 화사하게 막바지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동네 꼬마들도 봄 방학을 맞이하여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소리까지 들려오니

그야말로 봄은 참으로 즐겁고 이쁘다 라는

즐거운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팔랑거리는 튤립이 있어 봄은 정말 이쁘고도 이쁘다.

 

 

 

야마테 거리로 들어서니 벚꽃잎은 얇고 힘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그러니 연두잎에게 밀려 날수 밖에...

군데군데 연두빛 이파리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어

때는 바야흐로 화사한 봄이 싱그러운 봄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아, 지난 토요일 오후에 이곳에 들렀어야 하는 것인데

나를 기다리다 지쳐서 그만 이렇게 떠나고 말았구나

연둣빛으로 변해가는 이곳 분위기에 아쉬움을 느끼며

내년 봄엔 내가 이곳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더욱 아쉬움을 갖게 한다.

 

 

 

야마테(山手)를 내가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야마테거리에 이 야마테(山手) 성당이 있어서 더더욱 그러하다.

야마테 성당은 일본이 개국 후 최초로 세워진 성당이란다. 

역사 깊은 성당이라 생각하니 괜스레 정이 드는 성당이 되었다.

 

 

성당에 잠시 들러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모두가 감사한 봄날이다.

 

 

 

성모상은 1868년 프랑스에서 받은 것으로 일본에 온 지 150년이 넘는 성모상이다.

두 손을 모으고 위로 성모님을 쳐다보면 내게 눈을 맞춰 주는 듯한

내 기도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듯한 모습이기에

언제나 내편이 되어 주시는 듯한 남같지 않은 성모님이다

 

 

성당 마당 한쪽에 

그러니까 성당 후문 쪽에 튤립이 옹기종기 모여

살랑살랑 인사를 건네왔다

얼마나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튤립에 키를 맞추어 납작하게 앉아 미소 지으며 이 친구들을 들여다보며

잠시 놀았다 이곳에서~ 후훗

 

 

 

벚꽃나무로 둘러 싸인 이곳 서양관은 

남편이 아르바이트로 나가는 공원의 사무실로 쓰고 있는 곳이다.

사무실이 이렇게 멋있어도 되는 것이냐고요.

 

이 일대가 다 이렇게 수령이 오래된 벚꽃나무로 온통 가득한 곳이니 

내가 이 지역 야마테를 안 좋아할래야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는....

쉬운 이야기를 왜 이렇게 빙빙 돌려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원!

 

야마테를 참으로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작년에 이 나무를 보고 너무 아름다워서 이곳에서 한참을 빙글거리며 돌았다

작년엔 꼬마들이 대여섯 명이 이 벚꽃나무 주위를 쫓아다니며 놀았는데

올해는 여학생 두 명이 먹거리를 가져와서 자리 깔며 준비 중이네

꽃놀이 왔구나...

 

 

 

작년엔 유치원 엄마들이 이곳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벚나무 아래서 이야기를 나누고들 있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구나 하면서

부러운 눈으로 그녀들을 힐끗힐끗 곁눈질하곤 했었는데....

 

 

내가 이곳에서 한참을 어정거리며 사진을 찍고 있으니

저 여학생들의 꽃놀이에  참으로 방해물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벚꽃이 정정인 시기에 나도 벼르고 별러서 이곳에 왔으니 

나도 충분히 사진 찍고 놀아야겠기에....

그러고 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미안한 시간이 되었다

사진을 들여다보니 스타벅스에서 마실 것도 사 왔네 ㅎㅎ

 

알았어 알았어 내가 먼저 떠나가 줄 테니

꽃놀이 잘 하고 오려무나 

 

 

 

같은 마음이었을까

저 여학생 들도 자리를 접으며 철수를 하고 있는 듯하네

 

 

 

어이쿠 내가 먼저 양보를 해야겠다며

나오면서 미련이 남아 사진을 한 장 더 찍고 찍었다

도무지 이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떠나자니 발이 안 떨어졌다

올해의 벚꽃은 오늘이 지나면 부는 바람에 우수수~~

 

내일이면 다 사라질듯하니 말이다

 

 

 

벚꽃나무 뒤쪽에서 들려오는 테니스 치는 사람들 소리,  공치는 소리.. 

그러고 보니 이 지역은 일본 테니스의 발상지 라고 한다

뒤쪽에 테니스 기념관도 있던데...

 

여러모로 이곳 야마테는 매력이 넘치는 지역이다.

 

 

 

예전에 가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예전에 도쿄에서 살 때 먼 훗날 내가 일본을 떠나게 되면

이곳 도쿄 요쯔야(四谷)를 참으로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며

그 지역을 참 좋아했는데

지금 이곳, 요코하마 야마테를 이토록 좋아하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간다면 한국에서 참으로 그리워하는 곳이 되겠구나 하는... 

 

내가 그리워 하게 될 곳이

도쿄 요쯔야(四谷)에 이어 요코하마 야마테(山手)

이렇게 한 곳이 또 늘었다.

해외 떠돌이 생활 몇십년이 되다 보니

곳곳에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 생기는구나

 

 

 

이 꽃이름은 무엇일까

튤립의 일종일까?  처음 만나는 꽃이다

야마테에는 처음 보는 생소한 꽃들도 많다

공원도 많지만 공원관리도 참으로 잘하고 있다는 것이

 

내가 야마테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또 하나가 되겠다.

 

 

꽃이 피면 모양이 이렇게 되는데

튤립 맞을까??

다음에 가면 다시 유심히 보고 와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