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적으로 집을 비워주는 날
4주 전에 한국으로 이삿짐을 싸서 보내고
남은 짐들은 쓰고 버릴 짐이라면 남겼는데
출국이 임박하여 막상 버리려고 하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다시 그래도 가져가고 싶은것만 박스에 챙겨서 담으니 4박스나 되었다.
그 4박스를 우체국을 통해 한국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다 쓰레기장으로 보냈다
요코하마로 이사 오면서 짐은 거의 반을 줄였는데
또다시 귀국 이사를 하면서 버리고 또 버리다 보니
이사 몇 번 더 하다가는 살림이 남아나는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국하여 새로운 집에서 생활을 시작하다 보면 또다시 그 집에 채워 넣고
채워 넣고 살금살금 여기저기서 이것저것 물어다 체워 넣게 되겠지
그러나 이제는 설마 하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필요한 짐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으니
살림 욕심은 이제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살림 정리를 다 마치고
집을 남에게 넘겨주기 위해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집을 나섰다
게이오대학 캠퍼스 입구 은행나무가 한창 옷을 갈아입기 위해
햇빛을 받으며 노랗게 노랗게 한창 열일을 하고 있었다

올 가을도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도로 옆 작은 화단도 한창 단장을 하고 있었다
올 가을엔 또 올 겨울엔 어떤 꽃을 피우게 될 것이며
내면 봄에는 어떠한 꽃들이 선을 보이게 될는지...
나 떠나고 난 뒤에도 여전히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이
아름답게들 피어나 동네를 환하게 밝히겠지

집을 나서다가 말고 들어서서
추억에 남기려고 사진을 찍었다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거실
커다란 텔레비전이 있고, 내 책상이 있는 곳이기에
블로그 포스팅이 늘 이 공간에서 이루어졌다는...

나의 주방
주방 그릇장은 정말 내 마음에 드는 제품으로
이 집에 맞추어 들여 놓았기에 아주 흡족하게 사용했던 그릇장이다
이사 오는 분들께 양도를 했다.
냉장고가 빠져나간 자리가 휑하다.
주인이 떠나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세면대를 늘 깨끗하게 닦았다는...
내 마음에 들었던 세면대였기에...

현관에 들어설 때나
나설 때나 이 전면거울을 보며 나를 체크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마음에 드는 공간

새로 이사 오는 주인이 이 커튼을 마음에 들어 하기에
그분들에게 양도를 했다.
이 아파트는 유달리 천장이 높아서 커튼이 유달리 길다
작은 딸과 함께 신경 써서 골라서 거금 들였던 커튼이기에 아까웠지만
서울집에는 어울리지도 않을 커튼이었기에
미련을 끊고 선뜻 양도를 했다
좋은 주인을 만났으니 잘 지내리라...

우리 집 이 열쇠만 소지하고 있으면 내가 들어올때나 나갈 때면
아파트 입구 자동문는 스르르 열리고
현관문 손잡이를 눌리기만 현관문이 철컥 열리는..
이 집에 이사 와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새로운 주인에게 이 열쇠를 넘기는 날이었다.

아침 9시 태윤이는 이 유치원 버스를 타고 등원을 한다
오늘도 내일도....
"할아버지 할머니는 내일 한국에 간다~"
라고 해도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생글생글 웃기만 한다
이를 어쩜 좋아

아파트에는 어느새 가을이 이렇게 아름답게 찾아와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이기에 떠나는 마음이 오히려 더 가볍다
아름답게 이쁘게 잘 살다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출국을 앞두고 잠자기 전에 부랴부랴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을 들려드리며...
내일 입국하여 서울에 자리 잡히는데로 입국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일본 생활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 주셨던
구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귀국하여 '어리버리한 서울 생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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