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호와동 형제들과의 2박 3일 여행도 마지막 날이 되었다.
우리는 전북 부안에서 충남 대천 그리고 충북 진천으로 달렸다.
지금까지의 한국에서의 나의 주 활동 근거지가 경상도와 서울이었는데
집으로 돌아와 지도책을 펼쳐놓고 이번 여행에서 여기저기 날아다닌 이동경로를 보니
나의 시야가 엄청이나 넓어진듯 하여 훗훗하다.

기대가 되는 진천의 농다리에 도착하니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와~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쏟아져 나왔다.
흐르는 물과 징검다리는 그 자체가 운치투성이니
보기만 해도 즐거울 지경이 되었다.

멀리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남편에게 손도 흔들어주고....

나는 징검다리 위에서 사진 찍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언니들이 벌써 저 멀리 저렇게 빠져 나가는 줄도 모르고
나는 이곳에서 이 꼬마들이 이뻐서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으니...



남편과 둘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찍히며 정신없이 놀다 보니
주변에 형제들이 다 사라졌다.
"어라?? 다들 어디 갔지?"

오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디야?"
"폭포 있는 이곳에서 사진 찍고 있어요~"
"그곳은 초입에 불과한 곳이야 얼른 길 따라와"
"앗! 여기가 전부가 아니구나"
이 곳만 해도 충분히 아름다운데...하며
남편과 나는 부랴부랴 걸음 옮겨 놓기 바빴다.

그 와중에 또 사진 한 장 찍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오빠와 만나 합류를 하고
함께 출렁다리가 있는 쪽으로 간다고 걸었는데....
오빠도 이곳이 초행길이라며 두리번두리번
남편도 휴대폰을 꺼내 들여다보며 두리번두리번...
나도 함께 두리번두리번~
출렁다리는 어디에 있나~

아무래도 이런 길은 아닌 것 같아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걸 보니 길을 잘못 들어섰네
출렁다리에 가려고 하는데....
완전 길을 잘못 들어 헤매고 있는 중이다 ㅠㅠ
언니들은 빠르기도 해라. 벌써 어디로 날아가고 없다
작은 언니에게서, 어디로 어디로 오라고 전화가 왔다.
이럴 때마다 우리는 하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휴대폰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만나고 했을까'

그리고 이 하늘다리를 건너서....

드디어 언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완전 이산가족 상봉이나 한 듯이 기쁘고 반가웠다.
남편이 팥붕어 아이스크림을 먹겠냐고 하니 다들 손사래를 친다
다들 당뇨약을 복용 중이니 이런 것도 함부로 먹지를 못한다
하지만 맛이라도 보자며 겨우 한 개를 사서 여자들 셋이서 나눠 먹었는데
남편은 여유롭게 한 마리를 다 드셨다는....

하늘다리를 건너온 우리는 출렁다리로 가고
출렁다리를 건너온 언니들은 하늘다리로 가게 되었으니
이렇게 우리는 또다시 헤어졌다.

오빠도 남편처럼 고소 공포증이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출렁다리를 보니 길이가 엄청나던데
출렁다리를 못 건너겠다며 패스하고 가는 것이 어떠냐고..
두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거의 합의에 들어가는 찰나에
내가 끼어들었다.
"일단 가보기라도 해요.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나는 건너고 싶어욧~~!! "

그래요 많이 힘들었다고요

남편이 초평호 건너편 사진을 찍고 있길래
그곳을 쳐다보니

두 언니가 씩씩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언니~~~"
"언니~~~"
큰 소리로 외치고 또 외쳐도
씩씩하게 앞만 보고 걸어가고 있는 언니들이다

초평호도 아주 멋지지만 초평호를 따라 설치되어 있는 테크길은
하루 종일 걸어도 피곤하지 않을 것 같다.

알았어요
두 할아버지들과 함께 힘내서 출렁다리를 건너 볼게요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오빠가 먼저 비장의 각오를 한 듯,
성큼성큼 출렁다리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다리 아래를 보지 말고 앞만 보고 걸으라며
우리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오빠는 저렇게 초연히 걸어가고 있다 ㅎㅎㅎ
갑자기 오빠의 뒷모습이 왜 이리 귀엽게 느껴지는지... 후훗!

오빠는 까마득하게 멀어져 가고...
다음은 남편 차례!
쳐다보니 남편은 싫다고 뒷걸음질을 치네
풋풋풋...
그런 나 먼저 갑니다.
"올 때 다리 쪽을 보지 말고 저 멀리 앞만 보고 걸으세요"
나도 훈수를 한수하고 쿵쿵 쿵 앞장서 걸어 나갔다

나의 이 여유로움!
나는 다리 위를 걷다 말고 초평호를 물살을 가르고 지나가는
뭐였더라? 조정경기??
한참 저들을 사진 찍고 있을 때
조심조심 뒤 따라오던 드디어 남편이 나를 앞질러 지나갔다
(출렁다리를 건너가니 '핸드폰 사용금지'라는 안내문이 서있네..
사진을 찍으면서 폰 떨어뜨릴까 봐 나도 참 조심스러웠는데...
미안합니다 다음부터는 주의하겠습니다)

드디어 무섭다며 패스하자고 하더니
이렇게 출렁다리를 건너와서 인증숏까지 찍게 되었으니
정말 멋진 기념사진이 되었다.
나는 저 멀리서 엑스트라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이렇게 우리는 진천에서 큰일을 해 냈다는 으쓱으쓱



'미르 309 출렁다리'의 '미르'는 용의 순우리말로
용의 모양을 닮은 초평호의 지형을 상징하며
'309'는 다리의 전체 길이인 309m를 의미한다고 한다.

열심히 무엇인가를 설명해 주는 오라버니...
듣고도 다 잊었네요
무슨 말을 들려주었을까..






진천 초평호의 농다리

이렇게 2박 3일간의 친정식구들과의 여행도 이렇게 끝이 났다
무엇보다 맨 앞에 앉으신 큰 형부와 큰언니가 참으로 흐뭇해하시던 여행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큰 형부께서 전화를 주시고
여행기간 동안 운전을 해준 윤서방 정말 수고했다는 말씀과 함께
덕분에 참 좋은 시간이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올해 81세, 80세를 맞이하시는 두 분의 건강을 늘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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