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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의 방/도쿄마라톤 & 워킹

도쿄 마라톤 2019 (1)

3월 3일 도쿄마라톤 당일  비소식

하지만 오후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고 했기에

비 내리기전에 완주가 되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샴푸도 정성들여 하고 시간을 투자하여

마음에 들게 헤어스타일도 잡아주고...

 

 

 

이러한 유니폼으로 상쾌하게 달려 봐야지

하며 준비도 완벽하게 마쳤는데...

그랬는데....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가 지금까지 출전한 마라톤대회

10킬로 마라톤, 20킬로 마라톤, 하프마라톤, 30킬로 마라톤, 풀마라톤

5개 중에 3개의 마라톤대회가 모두 비가 내리는 날이 되어 버렸다.

심지어 도쿄마라톤 사전 접수하는 날 까지도 비가 주룩주룩

마치 여름비처럼 주룩주룩 내렸다.

 

나는 아무래도 비를 몰고 다니는 여자

 "아메온나(雨女)"

맞나 보다 ㅠㅠ

 

이게 뭐야 얼마나 기대했던 도쿄마라톤인데...

속상속상

 

 

 

다들 이렇게 달리다가 버려도 좋을 비닐을 하나씩 덮어쓰고 나왔다.

 

 

 

한눈에 반한 꽃핑크빛 티셔츠로

산뜻하게 가뿐하게 달려 보자며 꿈을 꿨는데...

계획에도 없었던 이런 폼으로-

 

남편이 커다란 비닐봉지를 가운데 부분과 양쪽에

커다랗게 구멍을 내어 일회용 비옷을 만들어 주었다 

여차하면 훅 벗어던져 버릴 수 있는

그야말로 1회용

 

뭐 어쩔 수 없지 뭐

 

 

 

 

 

(도쿄도청)

 

28,000여 명이 엄청난 인원이 참가한 마라톤대회

 휠체어선수들이 출발선 맨 앞에 서고

 그다음 마라톤선수가 서고 

그 뒤로 시민런너들이 보유 기록 순으로

A~M까지 순서대로 출발 대기를 하고 있다.

 

 

나는 풀마라톤이 처음이니 기록이 없어서

목표시간을 6시간으로 써서 냈는데

내게 J 50471이 주어졌다

내 뒤로 K도 있고 M도 있다는 말씀??

 

내가 완전 후진 그룹이 아니라는 사실에

아직 달려보지도 않고

흐뭇~ ㅋㅋㅋ

 

 

(도쿄마라톤 홈피에서 가져온 사진 / 도청 앞)

 

펑펑펑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가 나자

  비를 피해 나무속에 숨어 있던 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장관을 이루었다.

 

선두그룹들은 벌써 이렇게 출발을 했고...

 

 

 

 

 

출발선으로 전진을 하고 있는데

도쿄도청 앞에는

도쿄마라톤을 개최한 코이케 (小池) 도지사와 

도청직원들이 나서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오른쪽에 초록색 옷을 입은 합창단이 불러주는

멋진 응원가 소리에 가슴이 쿵쿵쿵...

 

드디어 출발하는구나~

 

 

 

 

 

3번지점에서는

 내게 일전에 응원 먹거리를 보내준

미야카와상이 나를 응원하러 나와 있었다는데

만나지를 못해서 너무 안타까웠다.

 

4번지점은  5킬로 지점으로

 남편과 남편회사 동료분을 만났다..

 

휴대폰을 들고 달린다는 것이 무겁고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서

이 지점에서 남편에게 휴대폰을 건네어줬는데

실수였다!

달리면서 사진 찍고 싶은 곳이 많았기에

무척 아쉬웠으며

 

이후 사진이 하나도 없으니...

 

아이코 실수다!

 

나의 풀마라톤 이야기도

이곳에서 단절되는 기분이 든다.

 

 

 

(펌 해온 사진)

 

 

 

 

 20킬로 지점

 

이 꼬마는 5킬로 지점에서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20킬로 지점에서 또 나를 기다려주었기에

너무 반가워서 하이파이브도 하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

 

남편과 딸, 사위

그리고 회사동료분들과 회사동료의 부인과 아들까지..

찬비 내리는 길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상봉의 감격 그리고 감동의 시간이었다.

 

 

 

 

딸이 찍어준 사진

 

 

30킬로 지점에 이르자

양쪽 다리가 뻐근하고 내 다리가 내다리가 아닌 듯

다리를 옮겨놓기도 힘들어서 난간에 다리를 올려놓고

쭉쭉 스트레치를 해가면서 달리기도 하고

길거리 응원단들이 건네주는

스프레이 파스를 다리에 뿌려가며 달렸다.

 

걷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나는 걸으면 무릎에 오히려 충격이 가하는듯한 아픔이 오길래

멈추지 않고 천천히 계속 달렸다.

 

그 바람에 아마도 50여 명은 추월을 한 듯 ㅎㅎㅎ

 

 

 

 

 

 

드디어 완주!

 

완주를 하고 받은 매달

내가 풀마라톤을 완주를 하다니...

 

감동과 감격의 풀마라톤 비하인드스토리는 나중에

다시 한번 써야겠다.

 

달리면서 몇 번이나 울컥하며 흐르던 눈물....

 

 

 

 

머리부터 발까지 비와 땀에 젖고

절룩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딸 집에 도착하니

큰딸과 사위가 준비해 놓은

뜨끈뜨끈한 샤부샤부와 뽀얀 밥과 김치가 어찌나 반갑던지...

 정신없이 먹고 또 먹었다.

 

작은딸이 준비해 준 샴페인도 달달하고..

커다란 꽃다발도 안겨주고

찐한 가족애를 느꼈던 시간이었다.

 

 

 

 

 

큰딸이 디저트로 만들어 놓은 타르트

풀서비스로 준비해 준 큰딸에게

감사감사

 

 

풀마라톤 첫 도전

그리고 완주

해 보니 해 볼만하다는...

 

 

멋진 감동의 추억 하나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