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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의 방/도쿄마라톤 & 워킹

도쿄 마라톤의 추억

 

오늘은 도쿄 마라톤 2020이 열리는 날이다.

올해는 도쿄마라톤은 열리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일반 시민 런너들의 참가는 중지가 되었고

그야말로 선수들만 참가하는 축소된 도쿄 마라톤대회가 되었다.

 

 

작년엔 일반 시민런너까지 합해서 3,800명가량이 참가했으며

차리티 마라토너까지 합치면 약 5,000명가량이 달렸다고 하니

그야말로 도로가 빼곡하게 런너들이 모여서 올망졸망하게 달렸었다.

그런데 올해는 그 코로나19 때문에 겨우 이 정도 인원이 달리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마라톤선수라고 이름을 내건 사람들로만 구성이 되어

도쿄 마라톤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도쿄올림픽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남은 티켓 한장을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이 되겠다.

 

오늘은 날씨가 엄청 정말 엄청 좋다

작년엔 하루종일 겨울 찬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어서

그 찬비를 다 맞아 가며 6시간을 달려 완주를 했다.

산뜻 가쁜하게 달려보고 싶은 마음으로 꽃핑크 이쁜 유니폼도 장만했었는데

예정에도 없었던 잠바 차림에 비닐봉지까지 뒤집어쓰고

비 맞은 생쥐꼴로 달렸으니

다시 한번 맑은 날 이쁜 유니폼으로 가뿐하게 

다시 한번 도쿄 마라톤을 달려보고 싶다는 미련이 남았다.

그래서 2020 도쿄 마라톤대회에 참가 신청을 했는데

경쟁률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떨어졌다.

 

일곱 번 참가신청하여 일곱 번 만에 겨우 당첨되어

올해 겨우 도쿄 마라톤을 달리게 되었는데

올해 시민 런너 참가가 중지가 되어 울상을 짓는 런너들도 있었는데

다행히 올해 당첨된 사람들은 내년 도쿄 마라톤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니

그들에겐 다행이다.

그렇다면 내년에 한번 도전해볼까라고 생각한 나는

내년에는 아예 참가신청도 못해보게 생겼구나.

 

나에게 있어서 2019 도쿄 마라톤대회가

내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풀 마라톤이 되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작년 마라톤대회가 있기 전날

남편이 내 운동화에 꼭꼭 매달아준 칩이다

이 칩은 출발선 통과와 골 인선 통과를 체크해 주는 칩으로

내 기록이 나오는 것이니

이 칩을 부착하지 안 하면 완주를 해도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이지 ㅎㅎ

 

 

꽃핑크 유니폼과 모자 선글라스.....

이렇게 준비를 하며 긴장되던 전야가 그래도 좋았다

그런데 당일날 그렇게 찬비가 주룩주룩 내릴 줄이야

하루 온종일

 

스타트 지점을 막 통과하는 2019년 도쿄 마라톤 런너들

저 안에 내가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 생각하게 후끈하게 가슴이 달아오른다.

 

이렇게 풀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니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보기에는 여려 보이는 사람이 의외라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ㅋㅋ

그런데 이제는 내가 다리 아프다고 말하거나 체력이 달린다는 등 

피곤하다는 뜻을 비치면 다들 한마디 한다

아니, 풀 마라톤 완주한 사람이 그 정도로 뭘 그러냐며...

인정을 안 해준다. 엉엉엉

 "억울해요 억울해~~ "

풀 마라톤 완주로 인하여

이젠 내 이미지가 약골에서 강인한 체력으로 바뀌어 버렸다.ㅎ

내 인생에 있어서 좋은 추억을 꼽으라면

이젠 이 도쿄 마라톤에 참가하여 풀 마라톤 완주가

좋은 추억으로 턱 하니 자리 메김을 하였다.

앞으로 맞이하는 제2의 인생에서도 

차곡차곡 좋은 추억을 하나씩 만들며 살아가야겠다.

 

나의 버킷리스트에

또다시 뭘 새로이 집어넣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