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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윤 아빠 이야기

돼지족발로 남편의 솜씨 발휘

남편은 한 달에 한 번은 족발을 먹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일등 기호식품을 꼽으라면 당연 족발이다.

그런데 그 족발을 멀리 있는 코리아타운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것이니

남편에게 있어서는 더 애틋한 먹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오랜만에 코리아타운에 가면 살 것이 많아서 

나는 뭘 살까 하며 즐거운 고민을 하며 이것저것 한창 들여다 보고 있는데

남편은 벌써 바구니에 족발과 막걸리 한통을 담아와서는

"다 샀다 가자~"라고 한다

헉! 기가 막혀서....

 

코로나 시대를 맞고 나서는 직접 가기보다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대체로 김치가 다 떨어져 갈 때가 주문해야 할 시기이다.

주로 온라인 장바구니에 제일 먼저 김치 5 킬로를 담고 나면

다음은 족발과 막걸리 순서가 된다.

그랬는데 남편이 어느 날 생족발을 사서 집에서 요리를 해보면 어떨까 하더니

직접 해보고 싶다며 제안을 해왔다.

사실 남편이 요리에 취미가 있거나 잘하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애주가이니 멋진 술안주가 필요한데 와이프는 술안주 만들기는 젬병이니

어쩌겠냐 먹고 싶은 요리를 직접 만들어 드시는 수밖에!

도전! 화이팅!

 

남편이 할 수 있는 요리는 딱 두 가지이다.

치킨 오븐요리

그리고 두 번째로 족발요리가 이번에 등극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랬는데....

와우  돼지족발 첫 요리 솜씨가

완전 대~박!

 

 

물에 3시간 정도 담가서 핏물도 빼고

한번 폭 끓여서 물을 따라 버리고

양파, 마늘, 대파, 커피, 물엿, 생강, 사과...

(주방이 분주 분주...)

그리고 또 뭘 넣으셨나??

ㅎㅎ 그렇게 푹~

약 1시간 반을 삶아 냈을 것 같은데....

(사실 난 먼산에 불구경했으니까....)

다 삶아서 꺼내 놓고 나니 색깔도 이쁘고

아주 만족스런기분이 되어

남편은 살을 발라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으쌰 으쌰

 

와우 윤기가 쪼르르르~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야들야들 쫀득쫀득

사실 코리아타운에서 주로 사서 먹던 족발은 장기 보존을 위해

진공포장이 되어 있는 것으로 고기가 타박타박하고 부드럽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이라도 족발을 일본에서 사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어디냐며

사다 먹었는데 남편의 족발요리는 이건 완전 대박이었다.

이번엔 돼지족을 2개를 샀지만 다음엔 3개를 사서 삶을까?

아니 아니 송료가 비싸니 다음에 5개를 주문하여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삶자는 둥 이러다가 족발집 차리는 것 아니야? 라며

첫 작품 성공으로 자축하느라 하하호호했다

 

"당장 아이들 불러 모아"

큰소리치는 남편님! 

그래서 두 딸 내외를 불렀다.

"얘들아~ 아빠가 직접 만드신 족발 먹으러 와라~"

 

 

큰사위도 족발이 기호품이라

좋아서 그저 싱글벙글하더니

쌈을 싸서 입안 가득 넣고 또 넣고...

작은 사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짜 아버님께서 만드신 것입니까?

대단하십니다" 라며

먹을 때마다 맛있어 맛있어하며

어찌나 잘 먹는지

 

정작 족발을 엄청 좋아하는 남편은

몇 절음이나 제대로 먹었는지 모르겠네

자식들 맛있게 먹어 주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른 듯

그저 허허 허허 웃으며 맥주만 들이 켰을 것 같다.

 

남편님, 나중에 우리 다시 한번 많이 삶아서

우리 둘이 실컷 포식합시다요~ ㅎ

 

 

 

 

 

 

 

 

우리 집에 둘째 사위를 맞이하고 나서 맞이한

우리 가족의 첫 모임은

이렇게 남편이 족발요리 솜씨를 발휘하여

먹는 즐거움과 모이는 즐거움을 가지게 되었고

네 명이 다섯 명이 되고, 다섯명이 여섯 명이 된 우리 가족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인생게임' 한판으로 

깔끔하고 산뜻하게 첫 모임을 마무리했다.

 

모든 일이 감사 감사하는 마음

그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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