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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수의 방

게이오대학 (SFC) 봄 공연

게이오대학 (SFC)  Dance Unit W+I&S의 봄공연이 6월 18,19일 세차례 공연이 있었다.

 

우리가 알고 지내는 시간은 24시간 이지만

사실은 이 24시간을 준비하기위한 또다른 한시간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는 25시간이라고?? 그 또 다른 한시간에 일어나는 일들을 

댄스의 각 장르 HipHop,Lock,House,Jazz,Pop,Break로

120여명의 출연자들이 흥미롭게 스토리를 엮어가는 감동적인 무대였다.

올해는 지진으로 일본전체가 뒤숭숭해서 이번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이런저런 힘든 과정을 거쳐 만든 공연이라서 더욱 뜻깊은 공연이었다고 한다.

 

 

늦게 오면 앉을 자리가 없다는 말에 여유롭게 집을 나서서 도착해보니

개막 한시간 전인데 벌써 이렇게 길게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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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내리는 음악이 흐르면서 공연을 준비해온 스텝들의 명단이

화상을 통해 흘러 나오는데

「조명 윤지수 」 라며 딸아이의 이름이 화상에 나타나자

가슴이 짜릿해져옴을 느꼈다.

 

꼭 작년 이맘때

일년후에 있을 봄공연을 위해 새로운 스탭을 구성하는데

지수는 무대감독을 하고 싶어했다.

무대감독을 하기위해 밤새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고 자신만만한 얼굴로

그야말로 씩씩한 얼굴, 웃는 얼굴로 학교에 갔는데 ....

'투표를 했는데 무대감독 떨어졌어요-' 라며 기운 빠진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했다.

지수가 얼마나 실망을 했을까...

나는 무대감독을 못하게 된것에 대한 아쉬움 보다는

지수가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어쩌나 하며 그런거 생각하느라 우울했다.

밤늦게 들어온 아이를 위로해 주기위해 방을 따라 들어갔는데

"괜찮아요 무대 감독이 아니면 다른일을 하려구요.."

 툴툴 털고 들어와서 대수럽지 않게 말을 해서

위로해주려고 말을 잔뜩 준비해둔 나를 무색케했다..

댄스가 좋아서 댄스서클에 들어 왔지만 공연을 위한 일을 배우고 싶다며

그날밤은 조명감독이 되기위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느라 밤을 새웠다.

그렇게 시작한 조명담당 이었기에...

 

 

지수가 어디쯤 있나....

눈 닦고 찿아보니 검은 모자에 흰남방을 입은 지수가 계단을 막 내려서고 있었다.

출연자들이 스탭진을 맞이하는 장면이다.

 

지수가 창작했다는 휘나레

오른쪽, 왼쪽 관객을 향해 정중한 인사를 하고...

정면을 향해 정중한 인사를 하는것으로

밤을 새워가며 계획하고 준비해 왔던 봄공연이 무사히 모두 끝이 났다.

수고하셨습니다. 바이바이

공연이 다 끝나고 밖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무사히 잘 끝냈음에 대한 감격의 눈물인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으로 지수가 나타나니

아빠의 눈도 빨갛게 변해 눈을 껌뻑껌뻑 거리며 애써 빨간눈을 감추려 했다..

"이번주 세시간 밖에 못잤어요~"

딸을 대견해 하는 마음은 하늘만큼 땅만큼 이지만

아빠의 답은 겨우 이 한마디

"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느라고- "

에궁 말주변 없는 경상도 아저씨 아니랄까봐-

하긴 이런말 저런말 길게 할 것도 없다.

아빠의 이 말 한마디 안에는 하늘만큼 땅만큼의 격려하는 말이 들어 있음을

조선 팔도가 다 알리라- ㅎㅎ

 

공연에 맞추어 화려하고 매력적인 분장을 하여 집에서 늘 보던 딸이 아닌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바뀐 딸을 넋놓고 쳐다 보았었는데...

올해는 스탭으로서 동분서주하느라 그런가

무대 화장으로 꾸며진 화려한 얼굴이 아니라 푸석푸석한 얼굴에

기껏 포인트를 준 것이 푸른색 아이샤도우와 눈에 붙인 가짜 속눈썹이었다.

 그 속눈썹이 오히려 무거운 눈거플을 더욱 무겁게 끌어 내리는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그대로 집으로 데려가 푹푹 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릴때 부터 시작한 댄스를 중학교때 발표회를 기점으로 그만 두게 했다.

지수가 얼마나 그 댄스를 좋아하고 몰입하고 있었는지는 안중에 두지도 않고

댄스를 계속해서는 좁은 입시관문을 도저히 통과 하지 못할것 같기에 댄스를 그만두라고

강요를 했다.

그후 엄청난 반항과 방황으로 얼마나 내 가슴을 아리게 했는지 모른다.

공부 안해도 좋으니 그저 웃는 얼굴만 보여 준다면 내가 살것만 같았다.

댄스는 어디까지나 취미활동이고 대학 들어가 서클생활로 충분히 즐길수 있다는 결론으로

아이는 안정을 찿고 입시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게이오대학을 목표로 엄마인 내가 봐도 무서울 정도로 눈에 불을 켜고

입시에 몰두를 하여 원하는것을 두손에 웅켜잡을수 있게 되었다.

ㅎㅎ합격자 발표가 있던 그날 학교에서, 다니던 학원에서 모두들 만세삼창을 부르기까지..

집에서 걸어서도 갈수 있는 가까운곳에 와세다대학 이나 소피아(죠지)대학도 있건만

두시간의 통학거리도 아랑곳 없이 게이오대학에의 애착은 대단했기에 기쁨도 배가 되었다.

그리고 게이오 대학에 입학 하자말자 기다렸다는듯이

댄스서클인 Dance Unit W+I&S에 가입하여 오늘에 이른것이다.

 

 

이제 3학년도 반이 지나 갔다.

원하던 대학에서 원하던 댄스도 원없이 즐겼으니

이제는 게이오대학을 떠나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기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갔으면 좋겠다.

멋진 세상이 또 너를 기다리고 있을것이야.

 

 

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줄수 있는 지수로 거듭 태어났으면 좋겠다.

아울러 지수도 즐겁고 기쁘게 산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