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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다음 하늘을 보면 어찌나 푸르고 맑고 고요한지...
나의 눈이 '어제는...' 하고 물어 볼라치면 선수치며 내게 되묻는것 같다.
"간밤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라고
태풍은 참으로 능청스럽고 새침떼기 선수인것 같다. 간밤에 정말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흰화분의 꽃의 자태가 너무 예뻐서 사진 한장 찍어 두어야 겠다고 맘을 먹고 있었는데
태풍이 저꼴을 만들어 놓고 가버렸다. 태풍은 심술꾼이다 상당히-
한달전에 찍어두었던 꽃인데 태풍전날까지 얼마나 많은 꽃을 피워 우리를 행복스럽게
해 주었는지... 참 몹쓸 태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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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한테 다녀왔다.
추석땐 얼굴도 못보고 송편도 못먹었으니 츠키미(月見)당고 라도 만들어
팔월보름의 분위기를 함께 느끼고 싶었다.
참쌀가루로 동글동글하게 새알을 만들어 끓는 물에 퐁당 넣어 익혀서
설탕을 넣은 볶은 콩가루에 돌돌 굴렸다.
그리고 사실 잡채를 맛있게 만들 자신은 없지만 한국요리를 한가지
잡채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슈퍼에 가서 오뚜기당면을 샀다.
오늘 역시 당면이 많이 불은것 같다. 윤기가 없고 푹 널브레져 있는것이 영-
남들 만든것 보면 윤기도 나고 졸깃졸깃 맛있던데 나는 늘 왜? 연구 좀 해봐야 겠다.
하지만 지수 앞에선 잡채 선생님 처럼 만드는 방법을 자신감 있게 설명해 주었다.
지수는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들어 주고 맛있게 먹어주었다. ㅎㅎ
(잡채를 만들어 바로 사진을 찍어야 하는건데...한참 집어먹다가 아참! 하면서 찍었더니 영- 볼품이 더 없네)
지수 고등학교 졸업식날 우리가족 모두 영화 MamMa Mia를 보았는데
오늘은 지수와 둘이서 MamMa Mia DVD 를 보았다.
ABBA!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사춘기를 보내고 청춘을 보내고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그리고 중년이 된 지금까지
ABBA 노래는 내 인생과 늘 함께한 소중한 친구나 다름없다.
MamMa Mia 영화는 내게 한줄기 깊은 산속 샘물이라도 들이키는 듯 즐거웠다.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한 그들의 춤과 귀에 익은 ABBA 노래들이 나를 무척이나 가슴 설레게 했고
결혼을 앞둔 딸과 엄마가나눈 사랑이 내눈을 촉촉하게 했다.
"지수야 나도 너 발톱에 메니큐 발라줄께~"ㅎㅎ
그리고 중년임에도 불구하고 세명의 여인네들의 밝고 유쾌하고 신나는 댄스를 보며
그래 인생은 저렇게 신나게 살아야 하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루두루 사랑하면서...
ABBA의 새로운 노래가 흘러 나올때 마다 엄마 저 노래 참좋아- 나도나도.. 저 노래도..
딸과 맞장구치면서 MamMa Mia 를 보았다.
사춘기 때 ABBA 노래를 들으며 먼 미래에 나처럼 생긴 딸이 ABBA 노래를 좋아하고
같이 앉아 즐기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딸을 쳐다보니 묘한 기분이 든다.
어쨋든 좋네. 딸과 통하는게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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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의 룸메이트 햄스터 사토루
사토루를 예쁘게 찍어 주고 싶었는데 얼마나 재빠르게 움직여되는지
예쁜얼굴을 찍을수가 없었다.
지수가 홀로서기를 시작한지 일년이 되었다.
내 보내는 짐을싸서 보내고 짐정리를 해주고 돌아오는길에 내가슴에 몰아쳤던
허전함에 가을낙엽을 뿌리채 밟아가며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고 싶었던 계절이었다.
이제는 제법 집정리도 잘하고 애완용 사토루도 한마리 키울정도로 여유있게 자리가 잘 잡힌것 같다.
"지수 학교 생활도 이제 일년반 밖에 안 남았네
너의 학교엔 각계 각층의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잖아
졸업하면 그분들의 예기를 더 듣고 싶어도 들을 수가 없어
그러니 학교 다닐때 그분들의 강의도 열심히 듣고
그분들이 하는 예기들 하나하나 먼 후일에 너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수 있도록
놓치지 말고 연구회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 해" 했다.
감자를 갈고 호박을 다져넣고 달걀을 하나 깨 넣고...
오늘 아침에 이렇게 구워서 냠편과 먹었다.
인스턴트 음식과 외식으로 음식섭취를 주로 하고 있을 딸들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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