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딸이 이곳 일본 초등학교에 다닐 때
그 학교 어머니 탁구부에서 탁구부원으로 활동을 했다.
그때 함께 탁구를 친 미야까와상(宮川さん)과 오바타상(小幡さん)은
지금까지 22년 지기 친구로 남아
요즘도 '핑퐁마마'라는 그룹명으로 라인을 주고받고 있다.
그 중 오바타상(小幡さん)은 남편이 도쿄에서 근무를 하다가
지금은 고향인 오카야마로 돌아가서 살고 있는데
작은 텃밭에 심어 놓은 농작물을 수확하면 가끔 보내오곤 했는데
올해는 내 팔길이만큼이나 커다란 무를 하나 쑥 뽑아서 보내왔다.
다른 물건보다 이러한 농작물을 받으면
내게도 시골에 친척이 살고 있는 것처럼 즐겁고
끈끈한 정이 느껴져서 참으로 즐겁다.
박스를 열자마자
내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던 것이
이 커다란 무였다.
반갑고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나는 이 무로 깍두기를 만들어
먹을 생각"이라고 했더니
당장 깍두기 만드는 법을
알려 달라고들 독촉을 해왔다.
한국시장에 가서
고춧가루와 액젓을 사라고 알려주고
백종원의 깍두기 만들기
레시피를 일본어로 번역을 하여
백종원의 유튜브 영상과 함께
보내 주었다.
늘 이렇게 물건과 함께
보내오는 손 편지
손 편지는
언제나 정겹고
반갑게 느껴진다
손 편지를 받게 되면
답례로 손편지를 쓰게 되는데
그야말로 손 편지는 일 년에 한 번
오로지 오바타상과 미야카와상 에게 쓰고 있다
손편지에 익숙하지 않으니
손 편지를 한번 쓰자면...
준비와 시간이 어찌나 걸리는지
더구나 일본어로 개발새발
만들어 쓰자니..
사실은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손 편지를 쓸 기회를
주심에 감사하고
나도 답례로 요코하마의 특산물을 사서
손편지와 함께 보냈다.
오바타상
집 마당에 열려있는
과일이 맛있게 익었다며
따서 보내온 과일도
이렇게 주스를 만들어
마셨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렇게 사진 찍어
라인창에 올려 주었다.
미야카와상(宮川さん)은
내가 알려준 데로 바로 한국시장에 가서
까나리액젓과 고춧가루를 사 왔다며
사진을 보내주더니
그날밤에는 벌써 깍두기를 만들었다며
라인창을 통해 사진을 보내왔다
와~~ 동작이 정말 빠르다.
나 같으면 재료 준비하는데 하루
만드는데 하루였을텐데....
아이쿠 세상에.....
하긴 미야까와상(宮川さん)은
예전부터 손놀림이 빨라
손으로 뭐든 척척척
손이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오바타상(小幡さん)도 드디어 깍두기를 만들었다며
이렇게 라인을 보내왔다.
"와~ 대단해요 잘 만들었네요" 라며
호들갑을 떨며 칭찬은 했지만
ㅋㅋㅋ 에게게.. 이게 뭐야
만드는 김에 좀 많이 만들지 않고...
무생채 한 접시 만들어 놓은 것 같네 후훗
깍두기 만들기에 도전을 한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1, 레시피대로 고춧가루를 넣으면 매울것 같다면서
고추가루 량을 확 줄였다는 것
2, 비닐 지퍼팩에다 깍두기를 담았다는 것
3, 만든 깍두기 량이 정말 적다는 것
4, 하지만 처음 깍두기를 만들었다는 것에 감동백배
5, 깍두기 애찬론이 상당했다는...
외국인이 처음으로 만든 깍두기
이만하면 엄지 척!이다
나도 오랜만에 무를 더 사 와서 깍두기를 2kg 담았다
평소엔 36년의 주부경력으로 주먹구구 내식으로 깍두기를 담았지만
오늘은 내친김에 백종원 레시피 데로 재료 계량을 꼼꼼히 하여 만들었더니
깍두기가 어찌나 아삭아삭하고 맛있게 담가졌는지
깍두기 국물 하나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그런데 큰딸에게도 퍼주고 작은딸에게도 퍼주고 했더니
뭐 별로 남는 것도 없더라 ㅎㅎ
다시 한번 깍두기 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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