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이야기/이웃과 함께

정들자 이별이라는...

일본에서 생활을 한지도 어언 24년 그리고

1차로 일본에 와서 생활한 2년을 합치면  26년이라는 긴 세월이었으니

일본에게 알게 된 참 많은 한국인들을 한국으로 떠나보냈다.

초창기엔 떠나간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마음을 잡을 수가 없어서 힘들어했던 일들도 많았지만

이젠 일본에서 이렇게 오래 살다 보니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도 익숙해져서

언제부턴가 누군가 귀국한다고 해도

무덤덤해지는 나 자신을 느끼게 되었다.

무덤덤이라함은 그 모두가 나를 지켜내기 위한

내가 내게 거는 일종의 최면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친했던 사람이 귀국을 한다고 하여 그때마다 마음이 허하다고 징징거린다면

어찌 내가 이곳에서 생활을 해낼 수 있느냐는 말이다

 

한국에서 이사 왔다는 사람들의 첫인사를 받으면

주로 "어디서 나오셨어요?"라고 즉 어느 회사에서 나왔냐는 질문을 하게 된다.

주재원이라면 주로 3년, 5년이 해외지사 근무이니

그에 따른 이별이 주어지기 때문에 만나면 의례로

그렇게 주고받는 인사가 된다.

 

수도 없이 겪었던 정들자 이별이라는 말 

그 말은 참으로 맘에 들지 않는 말이지만 어쩌겠는가

 

성당에서 알게 되어 대녀와 대모로 이어진 인연

남편이 한국으로 발령이 나서 귀국하게 되었다며

성당으로 막 들어서는 내게 기다렸다는 듯이 

바삐 걸어오더니 말을 전해주는 대녀

남편이 9월부터 한국에서 출근이라고..

 

이 무슨?  갑자기? 

일손이 잡히지 않았던 그날이었다.

 

이리하여 떠날 준비로 바쁠 대녀부부를 위하여

우리모두는 일찌감치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얼마 전에도 친한 언니부부와 함께 걸었던

요코하마 야마테에서 모여 야마테거리를 걸으며 구경도 하고

송별 식사를 하기로...                      

 

 

 

야마테 거리에 있는

야마테성당에 들러 성당역사도 살펴보고..

 

 

 

예쁜 성모님 앞에 서서

성모님과 이야기도 나눠 보고

 

 

 

 

거리를 걷다가 보게 된 빨간색 차

저쪽에 있는 차는 판매로 내놓았는데 세일을 한다고...

남편의 뭐라고 뭐라고 하는 말에 다들 웃었다

 

 

베릭 홀(구 벨릭) 저택

 

아름다운 정원과 건물에 다들 감탄을 하고...

 

안녕히 가세요

10년 가까이 되는 인연이다

 

 

다들 공중전화박스를 신기해하길래 

일본에 전화가 들어온 지 100년 기념으로 만들어놓은 공중전화라고 하니

다들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다

남편이 설명을 잘하여 다들 가이드하셔도 되겠다고 하여 웃었다.

 

 

 

봄에 온통 수많은 장미가 앞다투어 피어나 아름답기 그지없었던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은  장미가 다 사라지고 나니

완전 다른 분위기의 여름공원으로 변신을 하고 있었다 

영국관 앞에 피어 있었던 많은 장미가 떠오르는데

그들은 다 어디에...

 

 

 

 

이 무렵 날씨가 엄청 더웠을 때라서 야마테로 초대하면서도 사실은 조심스러웠다. 

시원한 계절에 이거리를 여유롭게 구경하며 걸어보면 참 좋았을텐데

떠나는 사람은 날짜를  받아놓았기에 시간이 없으니 

무리를 해서라도 떠나는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이곳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항구라서 그런가 길을 나서니 바람이 간간이 불어와

더위를 살짝살짝 잠재워 주었으니 

다들 생각보다 시원하여 걸을만 하다며

좋은곳 안내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해줘서

힘이 났다.

 

 

 

 

좋은 이야기를 들려 주셨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남편은 폰에 저장된 앱으로 음식 주문하기 바쁘고

시원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오니

밖은 이렇게나  깜깜한 밤이 되어있었고

 

 

 

미나토미라이의 밤은 이렇게 이런 풍경으로

여름밤을 불 밝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