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사토야마 가든 (里山ガーデン)
아롱다롱 한 예쁜 색깔의 봄꽃을 상상 하며 들어섰는데
들어서는 순간
화사한 봄꽃일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마치 눈 이라도 내린 듯 각양각색의 하얀색
복슬복슬한 꽃들이 푸짐하게 모여들 있었다.
예상을 뒤엎은 하얀 꽃들의 잔치에 나는 대략 난감했다
폰카로 찍으라고 하면 예상을 빗나가거나 말거나
나는 정신없이 이리저리 쫓아다니며
입맛대로 사진을 찍어낼 일을
아직은 DSLR에 초보이다 보니 구도도 잡기 어렵고
어떻게 찍어야 할지 난감하여
그저 한바퀴 두 바퀴 맴돌기만 했다
"뭘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겠네"
꽃 종류가 많다보니 꽃이름을 알려주는 팸플릿을 보며
출석을 부르듯 꽃을 보며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도 있고
나처럼 사진을 어떻게 찍어볼까
궁리를 하며 꽃 감상을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꽃은 이렇게 찍는거야 하며
폼나게 사진 찍는 사람들도 있다.
카메라가 아닌
작은 스케치북에다가
사사삭 손빠르게 스케치를 해 나가는 사람도 있었으니
꽃이 사람에게 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오늘 새삼 사토야마 가든에서 느끼게 되었다
갑자기 정훈희씨의 '꽃밭에서'라는 노래가
내게서 흥얼 흥얼 ....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
아름다운 꽃송이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
아름다운 꽃송이
참 이쁜 오월
오월 꽃밭이다
꽃을 보며 휴식에 들어간 사람들도
다 나 같은 마음 일게다.
대체로 은은한 가든 분위기에서
특별한 친구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포피
붉은색이 더 도드라져 보여 더욱 산뜻하게 아름다웠다
포피, 내 너를
'오늘의 주인공으로 너를 데려갈것이야'
그렇게 마음먹었더나 갑자기 바빠졌다
찰칵찰칵찰칵....
"포피야 이쪽으로 고개 좀 돌려 봐" 했지만
온통 바람이 우리 사이를 방해한다
바람의 장난기에
가녀린 포피는 고개도 지 맘대로 움직일 수가 없네
저 포피는 바람에게 내주고
나는 다른 포피를 찾아 나섰다
"바람아 물러섰거라~"
"오늘의 주인공으로 저희는 어떠세요~" 하며
두 송이의 포피가
자신 만만하게 고개를 꼳꼳이 세우고
내게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좋아 좋아 맘에 들어
이곳 분위기 참 좋네
나는 이런 분위기 너무 좋더라
정말 맘에 들어
빨강 포피와 보랏빛 수레국화는
연둣빛 수풀 속에서 신나게 하고 있는 이것은
숨바꼭질일까 술래잡기 일까
갑자기 여기저기서
포피들이 무리를 지어 나타났다
한송이 두 송이도 이뻤지만 단체로 모여 있으니
또 다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너희들 포피들이다
고맙네 나와 친구가 되어 주어서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훈희의 '꽃밭에서')
사토야마 가든 (里山ガーデ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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