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생활/공연

요코하마 / 미나토미라이 불꽃축제 1

일본의 여름은 그야말로 마쯔리(축제)의 계절이다

일본에 오던 첫해에는 이들의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와 호기심으로

축제를 열심히 찾아 다녔는데 그것이 해를 거듭거듭하다 보니

이제는 이들의 여름문화에 익숙해져서

여름이면 습관처럼 여름마쯔리에 동참하게 되었다.

여름 마쯔리 구경을 다니다 보면 무더위에도 익숙해지고

그 여름도 어느새 저만치 물러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고

여름을 보내 버리는 가을바람이라도 불어오면

반갑기보다는 뭔가 섭섭해지기까지 하더라고....

 

그런데 즐겨 찾아다니던 마쯔리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들해져가고 있었는데 코로나 시대에 돌입을 하였으니

무더위에도 두문불출을 하게 되고

인적이 드문 정원과 공원으로 배회하는 생활을 보내게 되었다.

그렇게 3번의 여름을 보내고 맞이한

2023년의 여름이 되자 그동안 굳게 문 닫고 있었던

마쯔리(축제)가 다시 전면 재개되었으니 많은 사람들이 반가워하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에 이방인인 우리이지만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무더위쯤이야 하며 마쯔리를 즐기다 보니

우리가 다시 10여 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남편과 내가 마쯔리구경을 다니는 취향이 같으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말이다

 

 

지난 7월 31일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에서 불꽃축제가 있던 날이다

하나비(花火불꽃)는 19시 30분에 시작이 되지만

하나비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서 남편이 먼저 나가고

나는 저녁 무렵에 냉동실에 얼려둔 맥주도 꺼내 들고

나가는 길 백화점에 들러 맥주안주로 쓰일 닭튀김과

짱 맛있어 보이는 도시락도 사고

후훗 마치 소풍 떠나는 아이 같은 기분이 되어 하나비가 펼쳐질 장소로 고고~

 

물가에 자리잡고 앉아있는 젊은이들

남편에게 톡을 했다

이 사진을 찍어 보내며

"나 지금 이곳에 있는데 어디에 있어요?"

"범선 바로 앞에 있어 "

아, 범선이라면 저기로구나 

"아하 알았어요~"

 

 

 

아마도 이날은 전 미나토미라이가 오후로 넘어가면서부터

많은 사람들로 복짝거리는 하루가 되지 않았을까 

 

 

 

이곳에 도착하여 남편이 자리 잡아놓은 곳에 앉으니

관람차의 시계가 18:08을 가리킨다.

다들 준비해 온 음식을 먹고 있고 우리도 맛있게 냠냠냠

시원한 맥주를 확 들이켜고 싶었을 텐데 에구~  너무 꽁꽁 얼려와서

남편은 녹을때 까지 참지를 못하여 감질나게 조금씩 호륵호륵 마셨다. 후훗!

하나비가 시작되면 하나비에 집중을 해야 하니

그전에 먹을 것은 다 먹어주는 것이 좋다.

맥주는 제외가 되겠지만요

 

 

 

야가타부네(屋形船지붕이 있는 놀잇배)도 한대 두대 불을 켜고 모여들고 있다

불꽃축제가 있는 이런 날은 바다 한가운데서 저 야가타부네를 타고 

음식을 먹으며 눈앞에 펼쳐지는 불꽃을 즐길 수 있으니

야가타부네는 인기가 많아서  예약하기란 무척 어렵다고 한다

올해의 불꽃축제가 끝나면 바로 내년 불꽃축제를 위한 예약을 한다는

그런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뒤를 돌아보니

랜드마크 타워 앞에 카메라맨들도 촬영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드디어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서

저녁 불꽃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야가타부네도 불꽃을 즐기기 위해

한대 두대 바다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19:20분

이제 10분 후면 하나비가 시작된다.

야카타부네는 어느새 다 넓은 바다로 다 빠져나가고

이제 곧 불꽃축제가 시작될 것이니

괜스레 가슴은 두구두구두구.....

이 몇 년 만에 보는 하나비냐

4년이다 4년

 

 

 

불꽃이 터짐과 동시에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불꽃축제가 끝이 나니

많은 젊은이들은 이제 뒤풀이가 시작되었다

 

 

 

먹고 마시고 수다 떨고

즐거움 그 자체로다

요코하마는 역시 젊은이들이 많다는 걸

새삼 다시 느끼게 된 저녁이다

 

 

키큰 빌딩뒤에 숨어 있던 저녁달이

"이제 하나비는 끝이 났나요?" 하며

고개를 쑥 내민다

"끝났어요 어서 나오세요" 후훗

 

 

 

하나비를 끝내고 나가는 광장에 한창 퍼포먼스가 열리고 있었다

어느새 관중들도 이렇게 모여있고

손뼉 치며 환호성을 보내기도 하며 집중을 하고 있다

 

 

 

 

이만하면 시원하고 아름다운 여름밤이었음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