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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여행

자키미성터에서 구름과 나 / 오키나와

벌써 두 달 전에 다녀온 오키나와 여행이야기에서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있어

다시 오키나와를 들먹거려 보려고 합니다.

벌써 두 달이나 지나다 보니

그날에 있었던 여행지에서의 들뜬 기분과 여행에서 오는 감동을

따끈하게 되살려 볼수나 있을런지 

하지만 따끈따끈하게 살려보겠습니다.

재미있게 봐 주세요~~ 

 

 

자키미 성(座喜味城)은 전란의 시대였던 '산잔시대(三山時代)'에 

류큐왕국(琉球王国) 통일 후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 명장 고사마루(護佐丸)가 쌓은 성입니다.
국왕에 대항하는 세력을 감시할 목적으로 만들어져 1420년경 완성되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성벽과 성문의 석축의 정교함과 아름다움은

오키나와 성 가운데 으뜸이라 할 수 있으며,

당시 석조 건축 기술의 수준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적이 되고 있습니다.

 

자키미 성은 해발 125미터 정도의 높이에 위치하고 있어

맑은 날에는 멀리 슈리성이 있는 나하의 마을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성인이 대여섯 명 나란히 설 수 있을 정도로 성벽 폭이 두툼한 것이 특징입니다. 

'오키나와 이야기'에서 펌

 

자키미성터(座喜味城跡)는

우리가 묵고 있었던 니코 알리비라 호텔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었기에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나섰다.

오키나와는 6월 하순에 장마가 끝났기에 우리가 갔던 

6월 말에는 그야말로 본격 여름철을 맞아 아주 불볕더위였다.

하지만 하늘은 어찌나 이쁜지 둥실둥실 떠있는 구름은 또 어찌나 이쁘던지

그 풍경을 자키미성터로 달려가는 길에서 만났다.

달리는 자동차 정면에서 펼쳐지고 있었던 기가 막힌 여름하늘 풍경에

나는 입을 헤~ 벌리고 빠져 들어 구경을 했다.

옆에서 남편이 운전을 해줘서 다행이지 

나 혼자였더라면 혼줄을 놓아 큰일 날 뻔 후훗!

 

 

 

시골의 이러한 멋진 길을  자동차로 달리고 있었으니

내가 어찌 입을 헤~벌리지 않을 수가 있을까 

 

 

길가에 늘어서 노란색 꽃들이 환영의 몸놀림으로 우리를 반기고...

 

 

구름아 내가 너를 만나러 가노라

 

 

 

 

에구구 자키미성터에 간다고 해놓고

잠시 구름에게 반해서 옆길로 샜습니다만

자, 자키미성터에 잘 도착했습니다

저를 따라 들어들 오셔요~ ㅎ

 

 

 

성벽 그리고 하늘과 구름 그 조화로움

그리고 그린그린한 잔디가 전해주는 가슴 벅찬 싱그러움에 빠져들어

나는 손에는 무거운 카메라는 왜 들고 나왔는지 사진 찍을 생각은 안 하고

임자 만난 강아지처럼 여기저기 쏘다니기에 바빴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웨딩촬영 하는 팀들도 두팀이나 있어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성벽 사이로 난 이런 길 저런 길

 

 

난 정말 이런 길을 걸어 다녀 보고 싶었다고요

 

 

"잠시 서봐"

"왜요?"

이렇게 잠시 남편의 모델도 되어주고

 

 

 

나는 갈길이 바쁜 사람 이야요

잡지 마셔요

 

" 구름, 너를 내가 어찌하면 좋을꼬"

이 카메라에 내 실력으론 구름을 제대로 담아갈 자신이

도무지 없다

그저 내 발걸음을 자꾸 재촉할 따름이다

가자 어서

저쪽으로도 가보고, 이쪽으로도 가보자

 

 

성벽 위에 올라서니

남편이 또 "거기 서봐!" 한다

나는 거기 서!라고 하면 포즈를 어떻게 잡아줘야 할지

도무지 난감하다

남편을 위해 모델 강습이라도 받으러 가야 할까

이 어색함을 어찌할거나

 

 

 

 

성벽이 높고 평평하여 충분히 성벽위에 올라

걸어다닐수 있어 성벽 아래구경도 가능하니 좋았고

날씨 맑으면 저 멀리 슈리성이 있는 나하마을까지 볼수 있다니

생각보다 멋진 공간이었음에 좋았다.

 

 

 

구름과 가장 가까운 곳에 도달하니

구름은 자꾸 내 모자를 벗기려고 장난을 친다

아이쿠 아이쿠 

어쩜 좋아

 

 

 

 

성벽 아래로 내려와 더 이상 구름이 내게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나는 두 팔 벌려 성벽에 딱 붙었다

"어때, 이젠 내가 안 보일 거다 "

 

 

아, 간만에 맛보는 이 여유로움!

나는 자키미성터에서 이렇게 구름하고 장난치며 노느라

오키나와의 뜨거운 더위도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유월의 마지막 날

그날 있었던 오키나와의 여행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