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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여행

유채꽃 너머로 보이는 후지산 그 조화로움

 

 

아즈마야마(吾妻山)

유채꽃 워칭 2024 1.13(토)~ 2.18(일)

 

작년 1월 말에 다녀온 곳인데 

이른 아침 문득 그곳의 유채꽃 생각이 나서 

"유채꽃 보러 아즈마야마(吾妻山)에 가볼까요?" 하며

순전히 즉흥적으로 주섬주섬 배낭을 메고 나선 아침이었다.

마음먹었으면 후다닥 나가야지 아침 챙겨 먹고 치우고 씻고 하다 보면

해는 중천에 뜰 것이고 나가보고자 하는 충동이 식을 수도 있으니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나는 후다닥 고양이 세수에다가 모자 하나 눌러쓰고

집을 나섰는데 집을 나서서 보니 남편은 면도도 안 하고 집을 나섰네

"세상에~ "

전철역 부근에서 규동으로 아침식사를 때우고 

(규동이란 남편 퇴직 후 이른 아침 산책을 나가는 날이면

으레 아침식사로 때우게 되는 아주 심플한 불고기 덮밥이다)

아침 7시 조금 넘은 시간에 전철을 탔다.

 

유채꽃이 일찍 핀다는 아즈마야마(吾妻山)는

요코하마에서 1시간 정도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곳인데

작년 1월 말 무렵에 다녀와서 포스팅을 했기에

저의 티벗님들께서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작년엔 구름이 자욱한 날이라 후지산을 볼 수가 없었는데

이번엔 날씨가 어찌나 화창한지 아즈마야마(吾妻山)에 올라서자마자

턱 하니 눈앞에 서있는 후지산을 보고 

그야말로 "헉!" 하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채꽃만 상상을 하고 갔다가 후지산은 덤으로 따라왔다.

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 있나

 

 

 

 

 

바로 이 풍경에

나는 정말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지

 

눈 덮인 후지산 앞에는 이렇게 유채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는데

유채꽃 너머로는 눈 덮인 후지산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유채꽃을 보러왔는데

역시 유채꽃 보다 후지산이 주인공이 되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산 위에 올라가서도 더 높은 곳에 올라가

이렇게 눈아래 펼쳐지는 세상을 구경도 하고 사진을 찍고  

 

 

 

 

나는 오히려 저들이 있는 곳보다

더 아래로 내려와 저 모두를 사진 찍었다.

바람이 불어오니 유채꽃의 달짝한 향이 코끝을 건드렸다

킁킁 맛있는 향기로다

 

 

 

 

 

 

 

 

눈아래 보이는 곳은 태평양 바다이며 

오다와라 시(小田原市)와 하코네 마치(箱根町)가 눈에 들어온다.

 

 

오다와라 시(小田原市)와 하코네 마치(箱根町)를 

내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남편이

'나를 사진 찍어 주기 위해 그동안 사진을 그렇게 열심히 찍었다나 뭐래나'

세상에~ 그런 감동적인 말을 해 오다니...

감사 감사하지요.

 

 

 

 

 

 

 

 

이렇게 앉아서 찍은 사진을 점검하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분이 불편해 보이는 다리로 절름 절름

내가 앉아 있는 곳 벤치 쪽으로 걸어오시더니

가방에서 주섬주섬 작은 액자를 꺼내어 유채꽃 앞에 세워 놓고 사진을 찍으셨다

사진을 보니 부인 같은데... 돌아가셨는가?  아니면 깊은 병중에 계시는가??

부인에게 유채꽃구경을 시켜 주고 싶으셔서 부인 사진을 가지고 나오신 듯...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가슴이 찡~해졌다

 

 

 

 

 

마음이 여린 남편도 가슴이 찡 하다고 하더니

"사진 찍어 드릴까요?" 하며

유채꽃과 후지산도 넣어서 사진 찍어 드리겠다며

저쪽으로 가서 앉으시라고 권하여 이렇게 사진을 찍어 드리고 있다.

 

정말 가슴이 찡해지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 하다가 혼자가 된다는 것

누가 먼저 떠날지 모르지만

혼자 남았을 때

이 아름다움을 함께 했던 추억이 떠 오르겠지

 

 

 

 

유채꽃의 향기를 옴몸으로 느껴가며

먼 산 후지산도 감상해 가며 이들은 삼각 김밥을 먹으며

도란도란 정을 나누고 있다

 

 

 

유채꽃 너머로 보이는 나무는 벚꽃나무인데

유채꽃의 바통을 이어받고 벚꽃이 피어나겠구나

벚꽃이 피는 시즌에도 이곳에 오면 참 좋겠네

그때 또 와 봐야겠다고

ㅎㅎ 작년에도 그리 말을 해놓고선....

벚꽃시즌 때는 정말 바쁘지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은 많다고

또 다른 벚꽃 동네 가서 노느라 바빴지 뭐야 ㅎ

 

 

 

 

아들 삼 형제 그리고 아빠

딸을 둘 키울 때는 몰랐는데

손자가 생기고부터는 내 눈에 어째 아들내미들만 눈에 들어온다

딸만 이쁜지 알았는데 아들도 이렇게 이쁘게 보일 수가!

이쁘고 귀엽기 그지없다

 

 

 

 

이 집도 전부 아들만 키우는 집 같아 보이네

요즘 아들이 대세인가??

행복한 웃음이 울러 퍼져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유채꽃 너머로 보이는 저 멀리 골골이 눈이 맺혀 있는 산은

남알프스라고 한다

알프스라고 하니 괜스레 남 달라 보인다

 

 

 

 

 

 

 

 

 

좋은 사진 좀 건졌는가??

후훗 아직은...

뭘 어떻게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모르니...

 

 

 

 

 

우리 구경꾼들을 위해

저만치 물러 서있던 구름이 더 이상 못 참겠다고 하며

후지산 쪽으로 달려오고 있다

구름도 이제는 후지산 자락에  옷가지를 걸어 놓고

쉬고 싶을 때도 되었겠구나

 

어서 오세요 구름님

우리도 이제 그만 떠나려고요

 

 

 

 

 

 

 

다음은 바다로 가볼까요?

바닷가 석양을 보러 갈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