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일본여행

북 알프스 입성에 앞서 들린 '마쯔모토 성'

일본의 산악지대인 북 알프스를 가기로 한 날이 드디어 다가왔다

그동안 몇 년 전부터 북 알프스 입문을 위해 계획은 세웠지만

행동개시를 눈앞에 두고 번번이 피치 못할 이유로 캔슬이 되어

북 알프스엔 발도 붙여 보질 못했는데 미련의 북알프스

이제 드디어 가게 되나 보다. 

 

10월 들어 한번 무너진 몸의 컨디션은 좀체 원상태로 회복이 되질 않았다.

체력이 바닥이라 산엔 오를 자신감은 없고 등산 가기로 한 날짜는 다가오고

이를 어쩌나 하며 걱정스레 지냈다.

하지만 북 알프스로 떠나기 3일전쯤 부터 

연일 이어지는 화창하고도 멋진 가을 날씨에 힘을 얻었는지

산에 오를 자신감도 생기고 한번 올라가 보고 싶다는 즐거움까지 솟아올라

결전의 그날을 두근두근 기다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 웬일!  간밤에 갑자기 남편이 원인 불명으로 볼 한쪽이 부어오르고

밤잠을 잘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으로 그 통증을 잊기위해

밤새 밤길을 걸어 다녔다고 하는데

낯선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볼 한쪽이 퉁퉁 부어 있었다.

순간 북알프스는 이렇게나 가기 힘든 곳이었나.

또 캔슬이 되는 것은 아닌가 라며 또 한 번 위기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다음날 해가 밝아 치과에 가려하니 공교롭게도 목요일은 단골치과도 쉬는 날이고

많은 병원들이 쉬는 목요일이라 또 한 번의 난관에 봉착하여

집에 뒹굴어 다니는 진통제를 먹어가며 걱정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오후 늦게 어렵게 찾아낸 치과에 가서 진찰을 받고

소염제와 진통제를 처방받아 통증을 잡을 수가 있어서 일단은 큰 불은 껐다.

다음날 치과 주치의를 만나 진찰을 받아본 결과 잇몸질환은 아니고

원인불명이니 등산을 다녀온 다음에 소개서를 써 줄 테니

구강내과에 한번 가보라는 것이었다.

 

출발하기로 한 토요일이 바로 내일인데 이젠 짐을 꾸려도 꾸려야 할 시점인데

저렇게 퉁퉁 부운 사람을 보며 대놓고 그래도 가자며 짐을 챙기는 일은 아닌 것 같고

운동이나 다녀오자며 스포츠클럽에 갔다.

간단한 운동을 마치고 마트에 들렀다가 터덜터덜 집에 들어서니

거실 한가운데 커다란 등산용 배낭과 함께

등산용 스틱과 미끄럼 방지용 아이젠도 나와 있었음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어머나 갈 수 있는 거예요?" "통증은 어때요?" 하며 반가움에 호들갑을 떨었다.

출발하는 당일엔 처방받은 약이 통증을 잡아주었으며

부운 볼은 마스크로 가리고 2박 3일의 짐을 챙겨

커다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산에 오르기 하루전날 북알프스 가까이 있는 동네에 가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새벽같이 산에 올라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산장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하산을 하는 일정이다.

 

남편과 나는 아침 일찍 출발을 하여 같은 지역에 있는 마쯔모토성을 구경하고

저녁에는 함께 산에 오르기로 한 사람들과 합류하기로 하고

일단 마쯔모토(松本) 시를 향해 출발을 했다.

 

 두둥~~

 

 

 

빨간마크가 있는곳이 마쯔모토성이 있는곳이다

 

'한 번의 만남이

인생을 밝게 비추고 마음을 이어주는 가교가 된다.

만남은 한순간, 연결은 평생

풍요로운 마츠모토(松本) 땅은 사랑이 넘치는 마음의 고향

어서 오세요' 

마쯔모토 고교 서예부

 

고등학교 서예부에서 써 붙여놓은 이 글이 

낯선 지역에 첫발을 들여놓는 여행객들에게

따뜻하게 반겨주는 지역인심을 느끼게 해 주어

참으로 즐거운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 지역의 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마쯔모토(松本) 역

역사에서 나와 첫발을 내디디는 이 순간

낯선 지역에 대한 호기심으로 나는 언제나 두근두근 설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순간이 나는 참으로 좋다.

 

 

 

각종 깃발이 나부끼고 일장 연설을 하는 소리가 분주히 들려오는 역광장

역 광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니 무심히 지나가고 있는데 

'어라? 저 한가운데 태극기도 일본국기와 나란히 펄럭이고 있네'

내 나라 국기가 저렇게 펄럭거리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휙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고 사진을 쿡 찍으며

갈길이 바쁜 사람이라 총총총 그곳을 지나왔다.

 

 

 

지역 축제기간인가

특설 텐트와 테이블을 길 한가운데 내놓고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었다. 

 

 

 

이렇게 걸어서

드디어 마쯔모토(松本) 성에 왔습니다~~

 

마쯔모토(松本) 성을 배경으로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성을 중심으로 한 바퀴 휘 돌아가며 마쯔모토 성을 감상하고 있다.

 

 

 

 

이렇듯 성 주변은 가을분위기에 물씬 젖어들어 있어 분위기가 참으로 좋았다

사계절 내내  같은 장소 다른 풍경으로 

사진 찍을 거리가 참으로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쯔모토(松本) 성 주변을 한 바퀴 돌아 성 안마당으로 들어서니

이들은 누구인가

프로 농구 선수들인가??

체격도 포즈도 남다르게 느껴진다.

 

 

 

농구골대 하나에 적은 인원으로

사뭇 진지한 게임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와 관객들이다.

 

 

 

 

 

마쯔모토(松本) 성 안마당에 들어서니 이러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

손님들을 상대로 '함께 사진 찍어요~' 라고 하는 듯 서있었다. 

그래서 내가 못 이기는 척 함께 사진을 찍어 주었다는.... 후훗

 

 

성 내부를 관람하려는 사람들로 줄이 이렇게나 길다.

고베에 있는 뽀얀 히메지성 내부를 관람한 적이 있기에

성 내부는 버나 안보나 비숫하겠다 싶어서 내부 관람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이렇게 또 줄을 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말이다 내참!

호기심이지 뭐

그런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내부관람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통나무로 지어진 내부는 입구에서 나누어준 비닐에 신발을 벗어서 넣어 들고

맨발로 걸어 다니며 관람을 해야 하는데

통나무의 냉기가 고스란히 몸으로 전해져 와 춥기만 하고

실상은 재미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마쯔모토(松本) 성을 벗어나 나오니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고 있고

늦은 오후의 소슬 소슬한 추위가 몸을 움츠려 들게 하여

뜨끈뜨끈한 소바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했다.

뜨끈한 국물의 소바와 따끈따끈한 아츠캉( 따끈하게 데운 정종)

후후 불어 홀짝홀짝

따끈한 아쯔캉이 이렇게나 달달할 수가!

예전엔 미처 몰랐던 아츠캉의 맛이다

 

 

 

북 알프스와 가까운 지역에 비지네스 호텔을 예약해 두었으며

그곳에서 함께 등산을 하기로 한 사람들과 합류를 하여 저녁을 먹기로 했으니

우리는 시간에 맞춰서 마쯔모토에서 전철을 타고 달렸다.

몇 정거장을 달려와서 역에 내리니 칠흑처럼 어두운 시골마을이었다.

 

 

칠흑처럼 어두운 깜깜한 밤하늘

낯선 시골마을의 역사

모든 것에 호기심& 설렘이 가득 몰려왔다

 

 

이러한 역사를 빠져나와

캄캄한 길을 걸어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어놓고

잠시 후 도착한 등산 대장님인 키노시타상과 사토상을 만났다

아이쿠 오랜만입니다~

 

 

 

호텔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에 들어가

생맥과 함께 이런 요리 저런 요리를 하나씩 주문하여 먹어가며

많은 이야기 들이 웃음 곁들여 오고 가고 오고 가고....

술을 못 마시는 나는 안주를 시킬 때마다 야금야금

결과적으로 나는 술 대신에 많은 안주를 축냈다는 사실

후덕하게 생긴 주방장 겸 주인님이 어찌나 음식을 맛있게 잘 만들어 내놓는지

이자카야를 나올 때 전에 없이 나는 맛있게 잘 먹었다며

몇 번이나 인사를 하고 나왔다.

이야기 나누느라 깜빡 잊고 음식 사진과 그 분위기를 사진 찍지 못하였기에

아차 하며 막판에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 바로 이 사진이다.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특급 나물 반찬이 

북알프스 입문을 축하하는 전야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내일은 드디어 북알프스에 입문을 합니다

오르기로 한 산은 화강암으로 된 높이 2763m의 쯔바쿠로다케(燕岳)입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