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라 야마(大倉山)에서 매화향기에 취해
그야말로 꽃멀미가 나기 일보직전에 그곳을 빠져나왔다.
사실은 정오가 지나자 사람들이 몰려드는 듯하여
우리는 양보의 의미로
그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나왔다고 한다면?? 후훗!
사실은 배가 출출하여 점심때도 되고 했으니...
하면서 그곳을 나왔다는 것이
가장 합당한 말이 되겠구나 호홋!
커다란 나무 한그루에 납매가 가득 피어있어
납매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고야 말았던
사이호우지(西方寺)라고 불리는 사찰에
약 보름 만에 다시 갔다.
납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으려나....
사찰 가까이에 라면 맛집이 있기에
그 라면으로 점심도 먹을 겸 겸사겸사
지난번에 왔을 때 납매나무에 노란 나뭇잎들이 무성해서
같은 노란색으로 몽우리 져있던 납매가 함께하여
어느 것이 잎인지 어느 것이 납매인지
나뭇잎에 가려서 납매의 존재가 희미했었는데
이번에 들리니 나뭇잎은 다 떠나고
납매만이 귀엽게 동글동글 동글동글....
새로운 분위기로 달라져 있었다.
고요함이 좋았다
혼자 사색을 즐기고 싶을 땐 언제든 찾아와도 좋겠다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일찍이 피어나는 꽃이라 그런가
문득 산수유와 색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햇빛을 보며 찍은 이 풍경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계속 이 자리에 서서 카메라 셧터를 눌렀더니
내 얼굴을 햇빛에 완전 노출이 되어
본의 아니게 겨울빛에 따끈따끈한 일광욕을 하여
기미가 동반된 건강한 피부가 되었으리라
납매는 이렇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촉촉하게 꿀에 적셔진 듯한 피부
꿀향기가 풍겨져 나오는 듯 사랑스럽다.
문득 나태주 님의 예쁜 시가 떠 올랐다.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꽃도 아름답지만
그 꽃을 그리고 있는 사람의 모습도
또한 아름답다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그림에 열중하고 있는 풍경이 참 좋아
몰카로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다는....
이 풍경을 그리고 있었는데
참으로 궁금하네
그림은 어떤 식으로 표현이 되었을까
내 사진은 그 풍경을 이렇게 찍었지만 말이다
취미활동으로 그림을...
문득 내게는 어떤 취미가 있고 지금 나는 어찌 지내고 있는지
도대체 나는 어디에 몰입하여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냥 흘러가는 세월에 편승하여 아무런 생각 없이 두둥 떠가고 있었다는
그러한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가던 길 멈춰 서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톰도톰하고 앙증맞은 납매에 매료되어
가던 길 멈춰 서서
한참을 올려다보았다
에고~ 목 아파라~
그만 하고 라멘이나 먹으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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