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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요코하마

매화의 아름다움을 오쿠라 야마(大倉山)에서

 

토요일 이른 아침을 먹고.... 

우리의 아침식사라 함은 칼라풀한 각종 야채와 달걀을

찜기에 가지런히 올려서 쪄서 먹는 것이다

이렇게 먹은 지 약 3개월이 됐는데  쪄서 먹는 야채이니 소화 흡수력도 좋고

각종야채를 많이 먹을 수 있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일 수 있으니

아침식사로 아주 만족스럽다.

특히 아침밥을 무얼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좋다는 큰 장점도 가지고 있다. ㅎ

 

매화 시즌이 왔다.

오쿠라 야마(大倉山)에 요즘 매화가 한창이라고 하는데

꽃구경 좋아하는 우리가 안 가볼 수야 있나 가야지 후훗!

집에서 전철 2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에 위치한 동네 뒷동산 같은 곳인데

가볍게 걸어가자며 집을 나섰다.

걷는다는 것은 내 다리 운동도 시키고

비타민D도 듬뿍 온몸으로 받아 올 수 있으니  

그렇게 내 몸에 착한 일을 했다는 뿌듯함과 심적 부담이 없어서 좋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자동차에 먼지가 앉을 정도로

자동차 이용을 거의 안 하는 편이다.

주변 대중교통 노선이 워낙 편리하게 잘 되어 있기도 하지만

차를 가지고 나갔을 때 따르는 번거로움이 있어 사실 귀찮다는 의미도 된다.

 

 

 

오쿠라야마(大倉山)에 도착하여 내려다보니

아직은 오전 이른 시간이라 한적해서 좋다.

매화나무에 꽃이 살포시 피어 올라 마치 나뭇가지에 옅은 눈발이라도 

내려앉은 것 같다.

바로 이것이 매화의 매력이지

 

 

 

홍매, 백매가 적당하게 골고루 피어 예쁜 초봄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떡가루를 뿌려 놓은듯한 은은한 풍경이 바로 매화의 매력이다.

 

 

 

 

텐트도 쳐놓고 테이블과 의자도 잔뜩 내어 놓은걸 보니

휴일을 맞이하여 무슨 특별 이벤트라도 하려나...

이른 오전이라 한산하고, 아침 공기도 상쾌하고, 아침 햇살도 산뜻하고...

괜스레 설레는 아침이게 한다.

 

 

 

 

본격 꽃놀이 돌입

분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매화

저 흘러내리는 매화를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 가야 하나

 

 

 

팝콘이 나뭇가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듯하다

고소한 냄새가 풍겨 나와 우리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향기로운 매화향에 취해 들여다보다 보니

꽃잎 하나 툭 따서 입에 넣어 보고 싶어진다 풋풋

 

자칫 그러기 전에 어서 이 자리를 떠야겠다.

 

 

 

 

꽃나무 오솔길을

두 사람이 이렇게 걸어 보아도 좋겠고

 

 

 

 

산새 들새 꽃새의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이 여인처럼 나 홀로 이런저런 생각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참 좋을 듯하다.

나도 저렇게 한번 해 봐야겠다

 

 

 

 

 

주머니에 문고판이라도 찔러와서

매화에 둘러 싸인 벤치에 앉아

한 페이지 두 페이지....  이렇게 해봐도 좋으려나

 

 

 

하다 보니 독서 삼매경

 

 

 

사람이 더 몰리기 전에 어서 매화 사진 찍으러 가자 

갑자기 숙제하러 나온 사람처럼 

분주해졌다.

 

 

 

 

 

 

매화 나뭇가지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쫑쫑쫑... 소리가 나길래 자세히 들여다보니

마치 탁구공만 한 동박새들이

어찌나 재빠르게  폴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지

어지러워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무엇보다 도무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게 섰거라!" 하고

내가 벌컥 소리를 쳤더니

ㅋㅋㅋ 동박새가 놀라서 멈춰 섰다.

나는 그 틈을 이용해 얼른 '찰칵!' 하고

동박새 독사진을 찍을수 있었다.

 

 

 

 

 

 

 

매화는 연못이 있어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오뎅도 팔고 만쥬도 판다고 하니 괜스레 시장기가 돈다. 

아직 때가 아닌데 말이다

 

 

 

오덴은 이렇게 잔뜩 준비해 놓고도

아직 준비 중이라서

못 판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절절 끓는 아마자케(감주) 한 컵 씩을 받아 들었다

아마자케는 한자로 甘酒(감주)이다

우리나라에서 식혜를 만들 때 펄펄 끓이듯이 

그 뜨거운 식혜 맛과 완전 비스무리하지만 사실은 아주 다른 맛이다.

또 식혜는 시원하게 마셔야 제맛이지만

아마자케는 절절절 뜨겁게 호호 마시는 음료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시원한 식혜가 훨씬 100배는 더 맛있다는 것이

나의 소감이다

 

 

 

 

 

매화나무 그늘아래 이렇게 앉아서

따끈하고 달작한 아마자케 한잔으로

참으로 분위기 있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이 분들처럼 저렇게....

 

 

 

여흥을 돋우는 하모니카와 기타 연주가 가는 길을 멈추게 한다.

멈춰 서서 한 소절 듣고 있으니  완전 여행을 나온 기분이게 한다.

 

 

 

 

정오를 넘어서자 오쿠라야마 입구에는 사람들로 술렁술렁

많은 사람들이 줄을 이어 들어서고 있다.  

 

 

 

우리는 이제 어서 나가 줘야겠다며 

주섬주섬 오쿠라 야마를 빠져나왔다.

 

따끈한 봄날 토요일 오후

그러고 보니 벌써 2월도 중순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