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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요코하마

유채 꽃 사잇길을 걸으며 봄 노래 흥얼흥얼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넘어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 신고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넘어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박인희 / 봄이 오는 길

 

 

 

 

이웃 동네에 유채꽃밭이 있다는 소문이 

내 귀에 까지 들어왔으니....

오늘은 즐겨하던 금요 에어로빅도 마다하고

봄이 오는 길로 봄마중을 나섰다.

 

 

 

 

 

유채 꽃밭 근처에 달하자마자

코끝을 두드리며 들어서는 향기 향기~

어머나! 이것은  향긋한 꿀향기잖아

 

 

 

 

"유채꽃밭으로 가기 전에 나 좀 보고 가세요~"하며

카와즈 벚꽃 한 자락이

유채꽃으로 향하고 있는 내게 얼굴을 내밀었다.

어머나 어머나 올해는 내가 참으로 무심도 했네

카와즈 벚꽃이 벌써 이렇게 피어 있었구나

예전 같으면 2월에 접어들면 벚꽃 중에 가장 먼저 핀다는

분홍빛 카와즈 벚꽃이 어느 정도 피었나 하며

이 동네 저 동네 공원마다 기웃기웃하였을 텐데...

 

 

 

 

핑크빛이 강한 이 봉오리는 어떤 꽃으로 피어 날까

꼭 다문 입이 갓 태어난 우리 집 아기의 꼬옥 오므린 입술과도 같다.

우리 아기의 자지러지게 웃는 귀여 입처럼

예쁜 분홍빛 꽃으로 피어나겠지

 

 

 

 

 

 

'유채꽃 덕분에 우리 동네가 밝아졌습니다

유채꽃을 키워준 분들에게 감사하며 꽃밭에는 들어가지 마시고

감상해 주세요'라고

 

인근 초등학교 6학년 2반 어린이들이 쓴 팻말이

유채꽃만큼이나 예쁘다

 

 

 

 

유채꽃밭 옆에는 이러한 밭이 보인다.

꽃밭은 꽃밭대로 예뻐서 좋지만

이렇게 농사지은 밭은 보노라면 사람의

분주한 손길과 발길이 느껴져서 정이 생긴다.

 

 

 

 

무가 튼실해 보여서 가까이 가서 보니

이렇게나 굵다

저 무를 하나 쑥 뽑아서 깍두기를 담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아삭아삭 보기만 하여도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굵은 무안에는 신선한 물이 가득 들어 있겠지

생각만으로도 침이 넘어가네 

 

남의 밭 들여다보며 침 흘리지 말고

꽃노래 부르며 가던 길이나 그만 가시지요 풋풋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넘어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유채꽃 너머로 저 여인은 손에 작은 스케치북을 들고

손 빠르게 사삭 사사삭 스케치를 해나가고 있다

어떠한 봄을 그렸으려나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 신고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넘어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유채꽃밭 옆 무밭을 지나와서 그런가

그 많은 봄마중 노래 중에

오늘은 종일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네

 

 

 

 

 

키와즈 벚꽃 나무를 가운데 두고

유채꽃 아씨들은 옅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서서

살랑살랑 꽃향기 꿀향기를 

사방팔방으로 내 보내고 있다.

 

 

 

 

그 향기 따라

벌들이 분주히 유채꽃 사이사이로 파고 들길래

살랑살랑 나도 유채꽃 속으로 킁킁 거리며

얼굴을 들이 밀고 싶더라

 

아서라 그러다가 벌들에게 된통 당한다이 

 

 

 

 

 

내가 주저주저하고 있는 사이에

발 빠른 카와즈벚꽃이 유채꽃 속으로 쑤욱~

얼굴을 들이 밀어 유채꽃과 손을 잡고 덩실덩실 봄을 즐기고 있다  

그 풍경을 본 꿀벌은 "얏호 꿀이 따따블이다~"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넘어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유채꽃밭을 한번 쏘다니고 와서

오늘은 하루 왼종일 '박인희 씨의 봄이 오는 길'을 흥얼거렸다

내일이 되면 또 다른 봄노래로 갈아타고 봄마중을 하겠지

다음엔 어떤 봄노래가 당첨이 되려나....

상금을 좀 많이 걸어볼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