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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원이 방

첫 손주 어린이집에서 첫날

이제 17개월이 된 손자 태윤이

태윤이 엄마가 5월 복직을 앞두고

태윤이를 4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다.

 

결혼하고 처음 몇 년간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즐기고 싶은 일도 많다며

아기 갖는 것을 내키지 않는다 하고 미루기만 하더니

막상 아기를 낳아서 키운 지 17개월

부부가 함께 어찌나 지극정성으로 아기를 잘 키우고 이뻐하는지

100% 육아에 올인하여 육아를 즐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기를 낳기 전의 생활도 물론 즐겁고 좋았지만

아기를 낳고 난 이후의 생활은 뭔가 꽉 찬 즐거움과 보람이 있다며

아기 태윤이를 바라보는 눈빛에 꿀이 뚝뚝 떨어진다

 

 

4월 1일 태윤이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 곁을 떠나 어린이집에 가는 날

그때 나는 여행 중이었는데 여행지에서 

태윤이 어린이집에서... 라는 사진을 받았다.

 

 

어린이집 첫 날

 

 

'도대체 왜 나를 이런 낯선 곳에 데려다 놨는지...'

'엄마 아빠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도대체가 서럽고 두렵기만 한 태윤이의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이 사진을 보며 태윤엄마도 울고

여행지에서의 나도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아이고 이를 어떻게 어떻게....

 

지난 17개월 동안 아기를 남의 손에 한번 안 맡기고

늘 가슴에 폭 안고 다니다가

처음으로 아기를 떨어뜨려 놨으니

태윤엄마는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얼굴로 

일손도 안잡히는듯 내게 태윤이 이야기를 하고 또 하고...

그랬다

 

 

 

 

어린이집 선생님 왈

놀다가 울고, 놀다가 또 생각나면 울고 했다고...

에고에고 할미 가슴 미어지네

어린이집 첫날이니

많은 아기들이 여기저기서 울어서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고 한다.

 

머릿결도 평소엔 차분하고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머리인데

오늘은 머리카락도 스트레스를 받았나 

푸석푸석 난리가 났네

그날의 상황을 보여 주는 듯하다

 

 

 

아기들도 꽃놀이를 나왔나 보다

그런데 얼굴표정은 꽃놀이고 뭐고

도무지 어정쩡하기만 한 얼굴이다

'이 상황!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라는 듯

완전 그런 얼굴이다

 

 

 

 

 

옆에 여자아기는 태윤이보다 몇 개월 빠르다고 하는데

상당히 영글고 누나 같은 모습이다.

 

 

 

 

이제 보름쯤 지나니 어린이집에서 낮잠도 잘 자고

적응을 잘 하는 듯하다고....

이 날은 계단 올라가는 것이 재미있었나

드디어 이렇게 얼굴에 미소도 보인다

태윤이 웃는 얼굴을 보니  이젠 됐어! 하며

내 마음도 안심이 된다

 

그런데 그런데....

잘 적응하는구나 했더니 이제는 툭하면 감기증상을 보인다

태윤이가 혼자만 감기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도 아빠도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까지 감기를 전달한다.

 

우리는 딸이 임신을 하였을 때부터 아기가 태어난 이후에도

아기에게 전염을 시킬까 봐 조심조심

정말 조심조심 지내왔기에 코로나 시대도 무사히 잘 지나왔는데

이제는  반대로 아기가 우리에게 감염을 시키는 상황이 되었다.

 

바이러스는 어른이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보다

아기가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가 아주 쎈놈이라고 한다

지난번 장염도 그러하고, 이번에 감기도 그러하고

감염이 되면 어째 할아버지가 가장 심하게 얼굴이 핼쑥해질 정도로 앓는다.

우리 집에서 할아버지가 가장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할아버지가 이제는 고령자 대열에 섰다는 말인가

 

아기가 처음으로 인간세상에 발을 내디뎠으니

이런저런 병원균에 노출이 되어 다양하게 감염이 되어

다 앓고 나야 면역이 생겨 단단해진다니 무슨 이런 일이!!

어쩌겠어 다 받아들이고 우리 어른들이나 쉽게 감염이 안되도록

면역력을 빵빵하게 채우는 수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막 어른들이 감기에서 간신히 벗어나고 있는데

또다시  태윤이가 콧물이 흐르고 기침을 해서

어린이집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또 못 보낸다고 한다.

이러하니 손자 만나는 것도 이제 겁이 슬슬 나려고 한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