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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윤 아빠 이야기

남편도 오오쿠보상 처럼 장미아저씨가 되려나....

내가 남편에게서 

오오쿠보(大久保)상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것은 지난 4월이었다.

오오쿠보(大久保)상은 75세이며 IT관련 컨설팅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하시고

지금은 장미를 키우는일에 재미를 붙여 그 일을 하고 계시는 분이다.

그런데 얼마전에 오오쿠보(大久保)상이 일하고 있는

요코하마 잉글리시 가덴에 우리 부부를 초대 해 주셔서

이번에 남편과 함께 다녀오게 되었다.

 

오오쿠보(大久保)상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장미 이야기가 화두에 오르다 보니

어느 날부터 자연스럽게 오오쿠보(大久保)상을

우리는 장미아저씨라고 칭하게 되었다.

 

 

요코하마 잉글리시 가덴

 

 

장미 아저씨를 만나러 가기 이전에

남편이 장미아저씨를 처음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 경위부터 먼저

들려 드려야겠다.

 

남편과 나는 꼭 작년 이맘때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港の見える丘公園)을 알게 되었다.

그 공원에 있는 영국관과 장미의 어울림도 참으로 좋았지만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원 분위기가 좋아서

남편이 지나가는 말로 "이런 곳에서 일하면 좋겠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고 정말 남편의 그 말 한마디가 씨가 되어

남편은 지난 4월부터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을 포함한

그 야마테 지역의 서양관 있는 공원을 관리하는 협회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남편은 평생 IT분야에서 일을 하고 정년퇴직을 하고 난후

지난 일 년을 집에서 쉬었는데 쉬는 동안

그동안 취미가 사진이다 보니 사진 촬영을 위해 공원나들이를 자주 하여

공원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졌으며

집 베란다에 얼마 되지도 않는 꽃이지만 꽃 키우기에 참으로 열심이었다.

그러했는데 이번에 공원 협회에 입사를 하여 수습기간 동안 연수를 받고

저 큰 공원에서 나무를 가꾸고 화단을 정리하며

나무와 꽃 속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젊었을 적에 하던 일이 머리를 쓰는 일이었다면

정년퇴직 후 재취업을 한 곳은 육체를 쓰는 일을 하게 되었다.

남편은 참으로 소식하는 사람으로 내가 밥을 떠주면 늘 량이 많다고 덜어내고

뭐든 적게 먹으려고 하는 사람이었는데

사실 나보다 먹는 량이 적다 보니 내가 민망할 때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육체노동을 하다 보니 뒤돌아서면 그저 배고프다며 밥 달라고 하니

내가 참으로 웃음이 다 나올 지경이 되었다.

 

요코하마 잉글리시 가덴에서 일을 하고 있는 오오쿠보상이

남편이 일을 하고 있는 공원으로 장미를 돌보려고 가끔 파견을 나오는데

그때 그곳에서 오오쿠보상을 처음 만나게 되었고

그때마다 장미 키우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기에

남편에게 있어서 장미이야기는 참으로 솔깃한 이야기였으며

무척 흥미로워하니 언제 일글리시 가덴에 놀러 한번 오라고

초대를 해 주셨다고 한다.

 

남편의 제2의 인생

남편도 오오쿠보상 처럼 장미아저씨가 되려나....

 

 

 

요코하마 잉글리시 가덴의 입구인데 마치 가정집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이곳은 1,300 품종, 1,800개 이상의 장미를 중심으로,

요코하마의 기후 풍토에 맞는 화초나 수목을 키우고 있으며

특히 장미는 사계절 개화를 하는 장미가 많이 있기에

 봄부터 가을까지 장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자 말자 펼쳐지는 장미터널에

눈이 휘둥그레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장미아저씨는 우리를 안내해 주며 

장미와 수목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도

보이는 시든 꽃을 연신 따내기도 하고  불필요한 가지를 잘라내기도 했다.

 

 

 

 

우리에게 장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도 한사람 두사람 다가서서 함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잉글리시 가덴은 입장료가 있는데 장미 개화기에 맞춰서

4월 20일~5월 19일 이 기간이 1500엔이고, 6/20~5/26이 1200엔이며 평소엔 1000엔이니

장미의 절정이 언제인지 입장료를 보면 알 수가 있겠구나 ㅎ

9/14~10/31일까지 1200엔이니 가을장미의 절정의 기간이겠구나

 

우리가 인터넷을 통하여 입장권을 끊어서 갔더니 

입장권을 사지 말고 오라고 했더니... 하고 웃으시며

일 년 이내에 다시 입장할 수 있는 입장권을 끊어 주셨다.

그런데 봄 장미가 아직 남아 있을 때 다시 가보자며 그 입장권을 찾으니

세상에~ 어디에 두었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네 에고~~

오늘 다시 샅샅이 찾아봐야겠다.

 

 

장미아저씨가 업무중이던 바구니

 

우리끼리 꽃구경을 다니며 사진 찍고 놀다가 가덴을 나서게 되었는데

출구에서 우연히 다시 장미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한번 입장으로 주차시간은 4시간이 무료인데 4시간이 초과된 것을 알고

웃으시며 이곳은 주차료가 아주 비싸다며 다시 연장을 해 주겠다며

기다리라고 하시며 들고 있던 바구니를 놓고 우리 주차권을 받아서 가셨다.

끝까지 배려를 해 주시는 마음도 장미향기 같은 고마운 장미아저씨였다.

 

 

 

 

 

일글리시 가덴 안에 있는 음식점

메뉴는 딱 이 한 가지를 판매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