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쯔시마 해안에서 부랴부랴 전철을 타고
서둘러 센다이로 돌아온 이유가 있었으니.....
매년 우리 부부를 멋진 산으로 안내를 해 주었던
산대장님이라고 몇 번 블로그에 언급했던 적이 있는 키노시타(木下)상을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있었다.
키노시타(木下)상은 남편의 예전 회사 동료인데 장기 출장으로
지금 센다이에서 거주하고 있기에 기노시타상도 만나고 센다이 쪽 여행도 하고
그야말로 님도 보고 뽕도따기 위해 센다이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던 것이다.
.
호텔 체크인을 하는 사이 나는 바깥을 기웃기웃 내다보았다
센다이 쪽은 도쿄보다 추운 곳이라 단풍이 이쁜 지역인데
가로수가 은행나무이니 가을이 되면 호텔 앞 길이 온통 노랑이로 물들어
동네가 훤~하겠다.
호텔 앞으로 찾아온 키노시타상을 반갑게 만나
저녁을 먹기 위해 이동 중이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니 아직은 이렇게 훤한 저녁이다.
그야말로 이곳은 다양한 안주거리가 많은 이자까야(술집)이다.
남편과 키노시다상 두 사람은 다 애주가이니 다양한 술이 오고 가고 오고가고
나는 술을 못하니 최근에 즐겨 마시게 된 진저에일을 연거푸 주문을 해놓고 마시며
개눈 감추듯이 안주를 축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도쿄에서는 좀처럼 먹어 볼 수가 없었던 멍게가 메뉴 판에 있어 주문을 했다.
내가 바로 멍게 킬러 아닌가 아주 맛있다며 멍게를 먹어 치우니
주변에 멍게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하며 멍게가 주인 만났다는 듯 반가워하며
다양한 맛이 가미된 3종류의 멍게를 다 주문하여 맛을 보게 해 주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멍게는 자연 그대로의 향이 있는 멍게가 좋았다
이야기는 먹는 이야기로 무르익어 남편이 낮에 먹었던 불에 익힌 굴이
마음에 안 들었다면서 생굴이 먹고 싶었는데 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더니
생굴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며 2차를 가자며
센다이 지역은 바로 지금이 굴과 멍게가 제철이라며 강조를 했다.
2차 가는 길
본래는 애주가인 두 사람이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데
술도 못 마시면서 우두커니 앉아있는 것도 안 좋겠다 싶어서
나는 저녁만 먹고 호텔로 돌아갈 것이라며 일찌감치 말을 하고 길을 익혀 두었는데
이렇게 2차까지 재미나게 따라가게 될 줄이야
그 생굴과 멍게 때문에 ㅎㅎ
산 대장님이 안내해 주는 데로 따라 들어가 보니
분위기는 이러한 술집이다
술을 못 마시니 술집 구경은 해본일이 없으니..
오늘은 덕분에 분위기 있는 술집 구경도 다 해본다
JR 동일본에서는
7시 정시운행하는 신칸센으로 이 지역의 특산물등을 실어서
각 지역에 보내는 운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잡은 어패류, 아침에 수확한 과일"을 그날 중으로
가까운 역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라고 포스터에
포스터의 할아버지가 바구니 가득 굴과 멍게를 담아 들고 웃고 계시네
멍게와 굴이 지금 제철이긴 제철은 제철이로구나
와인 안주로 나온 양념된 게장을 크레커에 발라서 먹는...
참으로 맛있는 조합이다.
이 가게 한정(当店限定)
'해적 주(海賊酒)'
해적주는 굴과 함께
바닷물에 잠겨 있던 술입니다.
부드러운 맛을 즐겨보세요.
아하 그래서 차가운 병에 닥지닥지
조개껍데기 같은 것이 붙어 있구나
세상에 별별 술을 다 보겠네
좋은 사람 만나 술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웃고....
이렇게 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며
두 사람은 아주 행복하고 즐거워한다.
그래 맞는 말이네
그러면 되는 것이지 뭐
뭐가 문제냐고...
드디어 남편이 그렇게 아쉬워했던 생굴이 나왔다
하나씩 들고 흡흡 후룩후룩
굴향이 찐하게 느껴져 왔다
맛있다 아~~~
앗! 이것은 무엇인가요?
상어의 심장! 이라고요??
세상에~~
님편을 따라다니니 별 걸 다 먹어봅니다
드디어 멍게 좋아하는 나를 위해 주문했다는 멍게
멍게를 이쁘게도 차려 내왔다
혼자 우뚝 앉아있는 멍게의 귀!
고맙게도 모두 내게 양보를 해 줘서 흡흡 후루룩~
아 맛있다~~
산 대장님은 그다지 모르겠는데 남편은 정말 취했다
저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있을까
호텔로 돌아왔다
룸 번호가 기가 막히게 좋네
'천사' 라니!
나풀나풀 천사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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