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순환버스를 타고 센다이 투어를 마치고
센다이의 명물 규탕구이로 런치를 하기 위해
규탕구이 맛집을 찾아 들어갔다.
입구에 들어 서니 대기 손님들이 이 물고기 모형을 사이에 두고
빙 둘러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런치의 마지막 손님이 되려나
우리 뒤로는 대기자가 보이질 않았다.
카운터석으로 안내를 받아 앉았다.
규탕구이이라 함은 소혀 구이란다.
소혀라고 하는 말에 그걸 어떻게 먹어? 라며
소혀라는 말 자체 만으로도 상당한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오늘 먹음으로 벌써 3번째가 된다.
뭐니 뭐니 해도 규탕구이의 담백함과 고슬고슬하고 윤기 흐르는 밥이
완전 찰떡궁합으로 맛이 있다.
한국에도 있을 것 같은데... 한번 드셔들 보세요 ㅎ
곁들여 나오는 반찬은 절임배추와
된장에 넣어 삭힌 매운 고추가 있는데 (엄지손가락 치켜든 스티커 앞에...)
이 삭힌 고추가 완전 한국의 맛이다.
그런데 잘게 썰어 놓은 것 3개 정도밖에 안 준다 ㅎㅎ
우리의 인심으로 보면 야박하기 짝이 없다 (완전 감질 나)
한국에 가면 고추를 통째로 하나씩도 줄만한데 말이다
규탕구이는 된장에 삭힌 고추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맛을 돋운다.
매운맛이 입맛을 자극하여 참으로 맛있길래 도쿄로 돌아올 때 한 봉지 사 왔는데
집에 가져와서는 그동안 그냥저냥 잊어버리고 었었다.
오늘 저녁엔 먹어봐야겠다.
그런데 언제 한국에 가면 된장에 삭힌 고추, 간장에 삭힌 고추 가릴 것 없이
그 삭힌 고추 좀 얻어 와야겠다.
예전에 임신하여 입덧을 할 때도 삭힌 고추는 정말 입에 맞아서
한밤중에도 생각이 나서 주방에 나가 삭힌 고추로 밥 먹고
그 삭힌 고추 간장으로 밥 비벼 먹곤 했었는데....(추억에 잠김)
어머나! 나 좀 봐
규탕 구이 먹으러 와서 규탕이야기보다는 된장에 삭힌 고추 이야기를
이렇게 늘어놓고 있다니
규탕이 다 식어버리겠다 어서 드시지요 마님~~ ㅎ
카운터 석에 앉으니 이렇게 주방이 눈에 훤하게 들어온다
규탕을 오물오물 먹어가며 곁들여 나온 푹 무른 소고기가 들어있는 곰탕을 마셔가며
주방을 기웃기웃 구경을 했다.
이런이런!
종일 더운 날씨 속에 돌아다녔더니 어찌나 갈증이 나는지
옆에 있는 남편의 생맥주가 당겨서 슬쩍슬쩍 곁눈질하다가
빌려와서 남편의 참관하에 벌컥벌컥 두 모금이나 들이켰다.
갈증으로 타들어 가던 목구멍이 완전 해갈이 되는 듯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는 듯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그 순간은 딱 좋았는데
잠시 후, 온몸에 기운이 스르륵 빠져나가는 듯하더니
혀가 꼬이고 이 집 맥주를 혼자 다 마신 사람처럼 얼굴은 붉게 물들어
푹 무르익은 감홍시 같이 돼버렸다. 에고에고~
간간히 가랑비가 내리는 듯 마는 듯 흩날려
날씨는 후덥덥 한 더위로 이어지고
우리는 도쿄로 돌아가는 신칸센을 타기 위해 센다이역으로 돌아왔다.
센다이역으로 들어오니 무슨 캠페인을 하는가??
JR 역무원들이 웃는 얼굴로 뭐라고 뭐라고 행사를 하고 있다.
내가 폰카를 들이대니 그 와중에 포즈도 취해주네 감사요~~
도쿄행 신칸센이 막 들어오고 있다
뿌앙~~
가자 집으로~
정말이지 멋진 여름추억이 된 센다이였다.
센다이 아리가또~~
센다이 고마워~
센다이여행기에 함께 해주신 구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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