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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생활 일기

기침이 콜록 콜록

 

나가사키, 고토로 여행을 떠나기 이틀 전 기침이 콜록콜록~

어? 나 아프면 안되는데......

 

그러다 말겠지 뭐 하는 요행을 바라며 

기침 이외에 다른 증상은 없으니 내게 단골로 찾아드는

환절기에 잘 찾아오는 기침이려니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여행을 떠났다.

 

궂은 날씨의 연속이었는데

여행지에서는 날씨는 어찌나 화창하고 좋은지 그야말로 행운의 나날들이었다.

천혜 환경을 지닌 섬 오도의 풍경이 좋은 날씨가 받쳐주니

그야말로 유리알 같은 아름다움으로 까지 느껴졌다.

 

맑고 청명한 전형적인 가을날씨 속 아름다운 섬 풍경에 매료되었지만

그놈의 나를 잡는 콜록콜록...

급기야 가래가 동반을 하는 컹컹거리는 기침을 참느라

힘든 여행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병원에 가니 요즘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라며

이렇게 일주일치 약을 한 보따리나 안겨 주었다.

 

그러니까 가족 모두가 손자에게서 감염이 되었는데

다른 식구들은 기침으로 머무르고 있지만

나는 폐렴으로 확산이 되어 가래가 동반한 기침이 아주 심했다.

손자가 어린이집에서 정말 각종 질병을 다 옮겨온다.

지난봄에 온 식구가 다 장염을 앓았을때는 내가 가장 가볍게 지나갔고

온식구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나는 무사히 그냥 지나갔는데

이번엔 내가 가장 심하게 앓게 되었다.

아기들이 옮기는 각종 병균은 균이 아주 독한 놈이라고 한다

아기가 엄마 품속에서만 지내다가 첫 사회에 나서면서

면역력이 제로이니 각종 균에 노출이 되어 툭하면 열나고 콧물이 줄줄.... 

덕분에 온 식구가 함께 앓아야 하니 참으로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어린이집을 다니고 일 년은 지나야 면역력이 생겨 강해진다고 하니

태윤아 어서어서 크거라~

그것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나는 아플 때마다 엄마가 예전에 끓여주시던 

이 생떡국이 먹고 싶어진다

찹쌀가루로 새알을 만들어 이렇게 끓여 먹으니 아주 뜨끈뜨끈하고

몸에 기운이 나는 듯 좋았다.

 

 

평소엔 깡그리 잊고 지내다가 몸이 좋지 않으면

이렇게 생각이 나서 꿇여 먹게 되다니...

그야말로 그리운 엄마표 추억의 음식인 것이다

다음날은 미역국에 새알을 넣어서 끓여서 한 그릇 뚝딱했다.

 

매일같이 밥 해 먹는 것도 아주 귀찮아졌다

내가 아프다고 누가 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에고에고...

생각 끝에 내가 잘하는 닭개장을 한 찜통 끓여서 퍼먹기로 했다.

인삼 황기 대추 마늘 들깻가루... 닭 한 마리, 각종버섯, 숙주, 죽순, 파....

좋다는 것은 다 넣어서 폭 끓여 매 끼니때마다

한 그릇씩 후룩후룩 먹고있다.

닭개장 또한 엄마에게서 전수받은 내가 가장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아주 내 맘에 드는 기호품이다.

 

나는 내 몸이 좋지 않을 때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 생각이 나서

이렇게 해 먹으며 기운을 차리지만

나의 딸들은 나중에 엄마생각이 나는 음식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