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오는 그날 서울역 근처에서 하차를 하니
어둑어둑한 저녁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친구 남편님께서 열심히 냉면을 만들고 있었다.
내가 서울에 갈 때마다 마음 편하게 자주 드나들었던 친구의 집은
정이 많은 친구의 영향도 있었지만
늘 마음편하게 대해 주셨던 친구 남편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충청도의 인심이 그대로 느껴지는 얼굴 가득한 미소 때문이었으리라.
참으로 감사합니다
친구남편이 준비해 주신 물냉면과 오붓한 상차림
건배까지 곁들이니 이야기도 무르익어갔다
내일 아침은 일찍 일어날 일도 없으니 늦잠을 자도 좋다는 친구의 말과 함께
한잔 쨍~하고 옛날이야기도 곁들여가며 웃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좋았다
그냥 좋았다.
친구는 집안 구석구석 참으로 아기자기하고 살림도 아주 깔끔하고 빈틈없이 잘한다
어쩜 직장생활을 바쁘게도 하면서 집안 살림을 이렇게 깔끔하게 잘할 수가 있을까
하며 나는 이 친구를 만나면 여러모로 반성이 되고
집으로 돌아오면 여기저기 살림점검을 하게 된다
'나 이대로 좋은가!' 하며
다음날은 친구 남편이 태워 주시는 차를 타고
통신사에 들러 내 볼일도 좀 보고
일본으로 가져갈 가벼운 쇼핑도 하고...
가는 곳곳마다 차로 이동 해 주시니
무더운 날이지만 아주 편하게 볼일을 다 볼 수 있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든 볼일을 다 마치고 세 사람은 런치를 먹으러 갔다
내가 그동안 한국에 와서 하루도 쉼 없이 풀가동을 했으니
"나 아프려고 한다~~ "라고 목이 신호를 보내오는 것 같았다.
나는 아프면 맨 먼저 목에서부터 반응을 보이니 긴장이 되었다.
어쨌든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아프면 큰일 나니까
조금만 참아다오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간단다~ 하며
더운 날이지만 목에 머플러를 칭칭 두르고 마스크를 하고 다녔다
음식을 주문을 하러 간 친구부부가 내 몫으로 특별히
대추와 배가 들어간 차를 주문해 들고 왔다.
이삭 아삭 오들오들 씹히는 식감이 있는 아주 맛있는 차였다.
볼륨 감 있고 맛도 좋았던 빵
갓 구워낸 피자의 맛도 참으로 좋았던...
이곳은 동네 잔칫집 같은 분위기였다
계단식으로 된 자리에는 밥상을 가져다 놓고
편하게 다리 쭉 펴고 앉아 식사를 하는 듯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아기에서부터 할아버지까지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는 곳에서
친구 부부와 먹으며 이야기 나누며 참 좋은 시간을 보냈다
실컷 먹고 나니 목 컨디션이 씻은 듯이 말끔해졌다.
다시 체력이 회복되어
내일 일본까지 가는데 문제없다는 자신감!
얏호~ 살아났다
친구와 함께 토요일 저녁 7시 미사 드리러 갔다
함께 미사를 드린 지 15년은 훨씬 넘은 것 같은데....
고요한 토요일 저녁 분위기 속에 친구와 나란히 앉으니
이제야 현실로 돌아온 듯
기분이 울적해졌다.
기도 속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친구가정을 위해
건강하고 행복하고 무조건 즐거운 생활이 되게 해 주십사고...
그렇다 내 친구 란이네가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나는 어쩌라고...
미국에 살고 있는 아들 며느리 곁으로....
나도 내 나라를 떠나서 딸 곁에 살고 있으면서
란이가 아들 곁으로 찾아가는 걸 내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심쿵한다.
우리는 이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하나
무말랭이, 내 것과 딸 것이라며 향수. 내손자들을 위한 선물
내가 좋아하는 왕 단팥 찹쌀떡
친정엄마같이 내 가방에 꼭꼭 채워 넣어주는 친구
고마워 란아~~
그리고 잘가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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