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모임의 신년회 날짜가 밀리고 밀리다 보니
신년이라는 자체를 까먹어 가고 있었는데
이제야 신년회라고 모이라고 한다.
그리고 직장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서 부득이하게 저녁타임으로 잡았다는...
평소 같으면 밤에는 나가는 것도 귀찮고 밤 외출은 꺼려지므로
이런저런 핑계로 나가지 않았을 텐데
전 날 박진영 콘서트가 있어서 한번 밤에 나갔다 오니
이틀째는 뭐 체력이 있는 한 자연스럽게 밤마실을 나가게 되었다는..
이곳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동네 도쿄 시부야(渋谷) 역 주변이다.
시부야(渋谷)는 늘 사람들로 들끓는 곳이니
대낮에도 나는 이곳 시부야에 나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쩌다 보니 밤에 이곳에 나와서 지인을 기다리고 서 있으니 이 웬일인가 싶다.
구역장이 50대 초반 핑핑한 젊은 사람이다 보니....
말을 하고 보니 50대와 60대는 큰 차이도 안 나는구먼
어째 나는 이리도 중 늙은이 같은 느낌이 드네
그런데 나이 탓이라며 단정 짓기보다는 취향일 것이다.
내가 알고 지내는 나보다 한 살 많은 지인은 스트레스가 있으면 도심에 나가
백화점을 쏘다니다 보면 기분전환이 된다고 했다.
나는 코시국에 접어들면서 일본정원과 공원을 아주 즐겨 쏘다녔는데
그때 이후로 나는 내 취향을 알게 되었다
내 취향은 도심 속의 멋진 현대판 쇼핑몰이나 번화가가 아니라
자연환경이 좋은 고요한 정원이나 공원 산책이 내 취향이라는 것을...
미국 LA 다저스에서 맹활약을 떨치고 있는 일본의 자랑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가 길거리 전광판 가득하게
얼굴이 비치고 있어서 다시 한번 더 쳐다보게 된다
뭐 하나 빈틈이 없는 다 갖춰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부야 구역모임은 이리하여 이곳에서
시끌벅쩍하게 신년회가 시작되었다는....
6학년이 3명이고 나머지는 다 혈기 왕성하고 씽씽한 4학년, 5학년이며
이들이 모임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분위기가 완전 젊은이 분위기로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밝고 와글와글 에너지가 넘치는 모임이다.
이들에게 밀리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잘 따라 하고, 눈치도 빨라야 할 것이며,
무슨 일에든 귀찮아하지 말고, 반대도 말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이런 다짐을 하는 걸 보니 내가 벌써 그러한 위치에 있는 나이로구나 하고
새삼 나의 현 위치가 느껴졌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나이가 들면 그저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라고 했다.
아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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