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서울에 발은 내 디딘 지 4일째 밤을 맞이하고 있다.

이삿짐은 우리보다 먼저 한국에 도착하여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기에
우리는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부랴부랴 출입국 증명서를 발급받아서
발 빠르게 제출을 하였건만
세관에서 이삿짐이 심사를 받고 통과하는데 일주일이나 걸린다 하니
아이쿠야~~ 이를 어쩜 좋아
집은 이렇게 준비되어 있으니
이부자리만 있으면 어떻게 하든 생활은 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맨 먼저 이부자리 두 채를 구입을 하여 잠자리는 해결을 하였다.
살림살이가 하나도 없이 어떻게 일주일을 버텨갈지
대책을 세워가며 이삿짐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헬레나언니가 선물로 준 두 개의 머그잔이 요즘 아주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이삿짐 보내기 전에 주어야 하는데 늦게 줘서 짐이 되겠다며
미안한 표정으로 내게 건넨 머그잔인데 오히려 요즘 아주 요긴 사용하고 있다.
일차로 이삿짐을 한국으로 보내고 난 후
우리가 일본을 떠나기 전날까지 사용했던 물건을 우체국을 통해 한국으로 보냈었는데
그나마 그 짐이 이틀 전에 도착을 해주어 간신히 기초생활은 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나는 사실 순대는 좋아하지만
순댓국은 그 특유한 냄새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데
그런데 이 웬일인지 아파트단지 건너편에 간판에 쓰여 있는 순댓국이라는 말을 보자마자
내가 먼저 남편에게 "순댓국 어때요?"라고 말을 해버리다니! 이 어찌 된 일인지...
그랬는데 그다음 날 저녁에도 아파트에서 나가면서 그 간판을 보자마자
"순댓국 어때요?"라고 했으니 이 무슨 조화냐고요.
남편의 '웬일이야?' 하는 눈빛도 있었는데 말이다.
그 순댓국을 이틀 연속으로 먹고 나니 에고~
이제 앞으로 무슨 큰 변이 없는 한 순댓국은 먹지 않으리라는
웃픈 일마저 생기고 말았다.
순대는 그야말로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이었기에
일이 이렇게 이렇게 되었나 보다는 생각이...

순대집 옆에 있는 이 집 음식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앞으로도 자주 이용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요즘 하루 세끼를 그것도 이렇게 한상차림으로 배불리 먹고
그것도 참으로 맛있게 먹었는데...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지 이제는 사 먹는 것도 질리기 시작했다
남편과 이구동성으로 '한 끼 정도는 굶고 싶어 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그리하여 오늘 저녁에 먹었다는 것이...


소문난 붕어빵 6개, 샤인머스캣 반송이, 우유 머그잔으로 가득~
아~ 한 끼 정도는 굶어 보고 싶다고 했거늘 또다시 배 부르다

요코하마를 떠나올 때 가을풍경이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어서
참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서울은 가을이 벌써 다 떠났으리라 생각하고 왔는데
서울에 도착하여 보니
아파트단지 내 가을풍경이 어찌나 가을 가을 하는지
황홀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이 아파트 단지 주변에 가득가득 이었음에
오늘은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밟고 또 밟아가며
바스락바스락....
늦가을의 정취를 물씬 맛보았다.

우리가 올 때까지 떠나지 않고 남아
이렇게 늦가을의 정취를 물씬 맛보게 해 주시다니
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정말 감사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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