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이야기/서울살이

배달되어 온 사과 박스를 보며...

반응형

사과를 한 박스를 샀다.

한국에 가서 살면 나도 사과를 박스로 사서

집에 쟁여 놓고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침 사과가 변비에 좋다는 말을 듣고

언제부터인지 매일아침 먹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식전에 사과 먹는 것은 습관이 되어

사과가 동이 나면 마치 양식이 떨어지는듯한 기분 마저 느낄 정도가 되었다.

 

아니면 내가 어릴적부터 사과를 좋아했나??

나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가 되면 늘 오슬오슬 추위를 타기 시작하면서

호된 감기를 앓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엄마가 먹고 싶은 것이 뭐야?라고 물어오셨다

나는 사과만 먹으면 나른한 몸살기를 훅 떨쳐버릴 수 있었기에

늘 망설임 없이 사과라고 대답했던 것이 기억에 난다.

그런데 내 어릴적 초봄은 사과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쪼글거리며 푸석거리는 사과가 동네 가게 구석에서 뒹굴고 있을 시기였으니

나는 그 사과를 보며 나는 참 안 좋은 계절에 태어났다는 생각을 늘 하곤 했다.

 

그런데 블로그를 시작하고 4월을 맞아 생일날이라고 글을 올리기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참 좋은 계절에 태어나셨군요 하며 축하인사를 해주니

내가요? 내가 좋은 계절에 태어났는가??

하긴 요즘 사과는 계절 상관없이 마트마다 푸짐하고

4월엔 온 천지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하는 계절이니

이 얼마나 좋은 시기인가

내가 정말 좋은 계절에 태어났구나 하며 신발견을 하게 되었다 ㅎㅎ

 

일본은 사과를 박스로 사다 놓고 먹는 문화가 아니다.

사과도 몇 알씩, 단감도 몇 알, 귤은 그래도 망에 5,6개 넣어 한 꾸러미...

단감 하니 문득 25년 전 옛 생각이 나는데

일본 정착 초창기에 어머님께서 일본에 다녀가셨는데

내 장바구니에 귤 한 꾸러미, 단감 몇 개...를 보시고

과일도 제대로 못 사 먹을 정도로 아들의 일본생활이 살기 힘들구나 생각하시고

한국에 돌아가시자마자 먹거리를 주섬주섬 챙겨서 소포를 보내셨는데

그 안에 큼지막한 단감이 몇 개 들어 있었다.

일본 단감은 입에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맛있기에

사실 아들가족은 일본에서 이렇게 맛있는 단감을 먹으며 잘 살고 있는데

에구 어머님께서 마음이 짠 하셨나보네 단감을 다 보내시다니...

감 계절이 오면 우리나라는 홍시가 인기가 좋지만

일본은 홍시는 찾아볼 수도 없고 단감이 으뜸이다

사과이야기 하다가 단감이야기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나가네 ㅎㅎ

 

여하튼 일본에 오래 살다 보니

나도 이들의 문화에 젖어 들어 마트에 가면 늘

사과 몇 개, 단감 몇개,아보카도 몇 개, 토마토 몇 개를 골라서 카트에 담는다

요즘은 인터넷시대이니 통신으로 박스로 사도 되는 시대이고

그렇게 사는 사람도 늘기는 했지만 습관은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서울살이 시작하고 냉장고를 사들였는데

남편이 맨 먼저 사과 한 박스를 주문했다고 하네

배달되어 온 사과 박스를 보며 아 한국생활 시작이로구나

하고 느꼈다 

굿!굿!

 

 

 

 

반응형